[인터뷰, 작가가 만난 사람]“공무원이 쉬운 직업이라고요?” 코로나19 시대, 오늘도 국가 뒤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공무원을 만나다
[인터뷰, 작가가 만난 사람]“공무원이 쉬운 직업이라고요?” 코로나19 시대, 오늘도 국가 뒤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공무원을 만나다
  • 황정미 인재기자
  • 승인 2021.01.19 10:3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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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코리아=황정미 인재기자] 

그동안 최전방의 현장은 보건·간호직이 전부 소화를 해 온 실정인데도 인사 결과만 보면 서기관은 고사하고, 사실상 사무관 승진도 막힌 상황”이라며 “주무계 라인까지 모두 행정직렬이 차지하면서 보건·간호직은 ‘총알받이’ 역할을 하는 느낌”이라고 토로했다.

이로 인해 일부 직원들 가운데에선 직무 기피 현상은 물론 현장 대응 업무 비중이 낮은 타 부서로의 이동을 요청하는 경우가 허다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다른 간호직 공무원은 “공무원이라면 업무에 대한 노고는 위로나 격려가 아니며 현장 행정을 문제없이 이행하기 위한 제대로 된 인사가 절실하다”며 “코로나라는 전시상황을 고려하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시민 건강과 안전이 직결된 주요 자리에 전문성을 겸비한 직렬 배치를 적극 검토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충청투데이(http://www.cctoday.co.kr)

몸과 마음을 거리두게 했던 코로나는 공무원들에게 정시 퇴근을 빼앗아 갔다.

코로나 시대, 몸과 마음이 가장 바쁜 간호직 공무원, 맹현지 주무관을 만나다.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종합병원에 취업을 했던 맹 현지 씨(29)는 간호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긴 어둠의 시간, 두 번의 겨울을 보내고 8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다. 그녀가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선택했던 이유는 대 다수의 청년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과 비슷하리라.

 

안정적인 직장, 밝은 미래, 시간이 흐르면 올라가면 연봉 때문이었을 것이다.

간호사에서 공무원으로 전환한 그녀의 선택은 옳았을까? 공무원 4년 차인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서 국가 뒤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지만 어쩌면 코로나 시대에 가장 힘들었을 수 있는 그녀를 위로하려고 한다.

♦반갑습니다. 어떻게 보면, 나라일을 하는 분이라 취재에 응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요. 업코리아 독자분들에게 인사부탁드립니다.

네 안녕하세요. 보건소에서 근무하는 4년차 지방간호서기 맹현지입니다. 인터뷰 요청을 받고 보건소 안에서 더 힘들어하는 직장동료, 그리고 행여나 업무에 피해가 될까 고민을 했지만, 일 년 동안 본연의 업무와 코로나 업무로 지치고 힘들어하는 직장동료와 선후배들에게 위로와 에너지를 드리고 싶어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또, 각자의 자리에서 민원인들이 모를 수 있는 다양한 업무로 힘들어하고, 가끔은 억울한 일들을 묵묵히 감당하고 있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알리고 더 좋은 환경이 만들어지길 바라는 마음에 응하게 되었습니다.

[사진=이수현]
[사진=이수현]

 

♦그렇군요. 나이가 어려보이는데, 고등학생이라고 해도 믿겠어요(웃음) 고등학교로 돌아가 볼까요? 간호사가 되고 싶어서 간호대를 지원한 건지요?

학생때로 돌아가 저를 생각해보면 늘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은 사람이었습니다. 친구들의 필요를 채워주고 도와주는 것을 당연시 여겼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몸이 아플때 누군가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고, 아픈 순간에 옆에서 돌봐주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가 행복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픈 사람들 옆에서 돌봐주고 그들의 니즈를 알아내는 간호사가 되고 싶어 간호학과를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또 나이가 들어 한 직장에서 퇴직했을 때에도 간호사로 살았던 경험은 몸과 마음이 아픈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간호대를 졸업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간호학과를 다니면 나이팅게일선언 후 실습을 하면서 공부하는 ‘학생간호사’가 됩니다. 학생간호사 때 많은 과목 중 ‘지역사회 간호학’을 좋아했습니다. 지역사회 간호 실습 중. 방문간호를 했는데 몸과 마음의 건강이 좋지 않은 분들, 경제적 물리적 형편이 되지 않는 분들에게 직접 방문해서 간호하다보니 보람을 느꼈고 마치 나비효과처럼 작은 지역사회의 보건 행정 시스템변화로 많은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들어 줄 수 있는 1차간호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졸업 후 병원 임상을 가게 되더라도 언젠가는 보건소에서 근무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품었습니다.

그래서 졸업 후 정말 간호직 공무원을 공부했고 고배를 몇 번 마신 후 합격했습니다.

 

♦아, 처음 들어보는 용어가 있네요. 1차 간호라고 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최적인 상태로 지역사회에서 주민들이 접근용이하게 이용하는 간호를 말합니다. 건강 유지를 위해 질병을 예방하고 조기 진단을 하거나 치료를 하는 공중 보건을 말합니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 전에 종합병원에 잠시 취업했다고 들었는데, 종합병원을 퇴사하고 공무원이 되길 결정한 것은 1차 간호의 매력 때문인가요?

종합병원에 취업하고 '태움문화'를 목격하고 제가 원하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지 않은 문화권에서 버틸 자신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환자들도 간호사를 종속 관계로 보거나, 아무 때나 벨만 누르면 오는 예의를 갖추지 않아도 되는 사람으로 대우했습니다. 사실 병원에서 아픈 사람을 위로하고 치료하는 사명감으로 간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했는데 현실은 많이 달랐습니다.

 

♦제가 직업상 만났던 분중에 태움문화를 겪은 분에게 이렇게 조언했던 기억이 납니다.

‘태움문화는 갈등의 근원을 해결하지 못한 채 그 억압을 엉뚱한 동료나 연약한 존재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는 것을 말한다. 태움문화의 희생자로 살았던 경험이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이 트라우마가 해결되지 않으면 과거의 상처를 해결하지 못한 채 안고 살아가는 사람, walking wounded' 가 되어 환자를 돌봐야 하는 자신의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자신의 wound를 타인에게 투영하여 태움문화를 대물림하게 된다’ 고 설명하면서 소신과 용기있는 결단을 조언해 드린 적이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맹 주무관님은 대단한 결단을 하신 거네요. 종합병원 간호사를 그만두고 공무원 준비를 한다고 했을 때,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변의 시선과 가족의 만류보다 중요한 건, 제 기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니 제 소신과 결단을 지지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게 안정적인 삶이란, 보수보다도 퇴근 이후의 삶이었습니다. 배우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라, 공무원을 선택하면 퇴근 이후 또는 주말마다 하고 싶은 일을 다 할 수 있고, 배우고 싶은 것을 다 배울 수 있다는 소박한 꿈이 있었습니다.

 

♦그렇군요, 공무원 시험을 위해 다시 수험생으로 돌아가서 학생처럼 공부하는 것에 힘든 점은 없었나요?

있었습니다.

주변 친구들은 모두 계획대로 돈을 벌기 시작하고 진정한 사회인으로서 대우를 받는데 일년에 단 한 번 있는 시험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불안했고 주변 사람들의 기대에 배신을 하는 것 같아 죄스러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저는 병원에서 아주 짧게 근무했기 때문에 모아둔 돈도 없는데 친구들은 많은 돈을 벌며 이쁘게 꾸미고 나올 때마다 주눅도 들어 힘들었습니다.(웃음)

그때는 살도 찌고 스트레스가 많아 삶이 피폐했습니다. 그렇지만 제 소신을 믿고 지지한 부모님과 친구들 덕분에 잘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사진=이수현]
[사진=이수현]

 

♦흔들렸던 마음을 잡고, 여느 고시생들처럼 공부만 했던 처절한 기록이겠는데요(웃음) 그럼, 공무원이 되었을 때 무척 기쁘셨겠어요?

어우 세상 다 가진 기분이었죠. 이년동안 꿈꾸던 걸 이뤄내는 순간이잖아요.

첫 공무원이 된 해에 1박 2일 제주도 출장이 있었는데 워크숍 장소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사업 컨퍼런스를 듣는데 살짝 울컥했습니다. 순수했네요.(웃음)

처음에는 정시 퇴근과 통장으로 들어오는 월급, 제주도 출장 같은 새로운 경험이 가슴이 벅차도록 좋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공무원이라는 직업도 여느 직업처럼 질서에 순응해야하고, 가끔은 억울한 민원신고로 가슴 아프기도 했습니다.

 

♦그렇군요... 그렇다면 2020년 코로나 시국을 돌아본다면 어떤 기억들이 떠오르나요?

아직 진행중이긴 한데 코로나 시국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저려요.

국민들 모두가 힘들겠지만 특히 보건소는 밤낮없이 뜬눈으로 전화 받고 대처하고 체력이 소진되고...코로나19 장기화로 메뉴얼이 계속해서 추가되면서 내려오는 업무량은 점점 많아지고 잘못된 뉴스로 주민들의 욕받이도 되고 무례한 태도에도 친절해야 하니 스트레스는 많아지고...

2020년, 보건소 직원들의 얼굴은 하나같이 힘들고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그 기억들을 얼른 지워내고 싶습니다.

 

♦많이 힘들었겠네요...간호직 공무원이라서 특히 더 코로나 시국이 큰 부담으로 다가왔겠네요. 특히 무엇이 제일 힘들었나요?

본래의 업무를 하며 코로나 업무를 견딘다는 것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보건소가 코로나 업무만 하는 것으로 비추어질 수 있지만 실상은 기본 업무를 처리하면서 그 외에 할 일이 추가되는 겁니다. 24시간 비상 근무가 있는 날에는 다음날에 대체휴무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밤에는 코로나19 대응을 하면서도 다음 날에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합니다.

뜬눈으로 밤을 새야하는 상황인 거죠.

간호사 3교대 근무가 힘에 부칠 것을 알기에 3교대를 하지 않는 간호직 공무원의 세계로 들어왔는데, 일주일에 한 번은 그렇게 밤을 새우며 근무합니다. 사실 코로나대응 업무가 밤중에 일어나지 않는다면 새우잠이라도 잘 수 있는데 그마저도 못하는 거죠. 원래의 업무가 쌓여있으니까..

게다가 어떤 직장이나 단체에 확진자가 생기면 몇백명에서 천명까지도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합니다. 그럴 때는 더우나 추우나 몇 시간 동안 방호복을 입으며 검사를 진행하는데 숨도 막히고 덥고 춥고 기절하기 직전일 때도 종종 있습니다.

어쩌면 어려운 시국을 사명감으로 헤쳐나갔던 것 같아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고생이 많다는 위로의 말씀밖에...따뜻한 경험도 있는지요?

자가격리자 중 몸이 안 좋아 응급실에 가야 할 분이 계셨습니다. 그날 저녁에 제가 자가 격리자를 왕복 두 시간이 넘는 거리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을 해드렸는데, 장문의 메시지로 덕분에 치료받을 수 있었다고 감사하다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힘든 일과를 위로받는 순간이었습니다.

[사진=이수현]
[사진=이수현]

 

♦그렇군요. 결국 힘든 시기를 견뎌내는 배경에는 사람의 온정이 있었군요.

오늘 취지에 맞는 질문을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취업을 준비하는 분들이나,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공무원들은 코로나 시기에 안정적으로 돈을 벌 수 있으니 좋겠다’는 평가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그 의견에 동의 하시는지요?

물론 , 안정적인 직장은 맞습니다. 대 기업 다니는 분들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시기에 회사원과 공무원들은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분들과는 달리 경제적으로 코로나 위기를 대응하기는 쉬워보입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공무원, 그리고 보건과 의료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코로나 시기에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야근은 물론이고, 퇴근 시간을 예측할 수 없고, 주말 근무는 당연했습니다. 이미 각오했던 일들이라 일의 업무량에 대해서는 불만이 없지만, 정신적으로 지지받지 못하는 환경과,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는 열악한 환경이 코로나 시국에 늘 가슴을 압박해 왔습니다.

그리고 공무원 봉급표를 검색하면 공무원이 야근까지 한다고 해서 큰 돈을 만지는 것도 아닙니다.(웃음)

 

♦충청 투데이 신문 기사를 보니, 이해가 됩니다. 어찌보면, 오늘 인터뷰는 코로나 위기를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준 간호직 공무원들을 위로하는 취지가 큽니다.

어떤 위로가 필요한지요?

편견과 잣대로 공무원을 평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힘들게 공부했고, 꽤 많은 업무량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합당한 대우를 받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힘든 시기에 서로 위로하는 따뜻한 얼굴을 마주하고 싶습니다.

아직도 목소리가 큰 민원인들을 만나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우리도 누군가의 귀한 딸이고 아들인데요. 마치 재촉하면 들어주는 심부름꾼으로 함부로 대응하는 민원인들이 있습니다.

 

♦그렇군요...앞으로 코로나가 끝난다면 어떤 기대가 있는지요?

코로나가 끝나도 우리들의 업무와 환경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도 정시 퇴근과 여유로운 주말이 있기를 기대합니다. 소박한 소망을 추가하자면 동료직원들과 다같이 카페가서 수다떨고 싶어요.

 

♦그렇게 주어지는 소박한 시간이 결국 맹 주무관님에게 따뜻한 미래가 되겠군요.

네, 그 시간을 통해 운동을 하고, 취미생활을 하며, 월급을 관리해서 결혼을 준비하는 일반적인 청년들의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제가 원했던 공무원의 세계는 그랬습니다.

 

♦아마 누구나 원하는 이상이겠지요.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코로나19로 마음과 체력을 소진하고 있는 청년분들. 잘 견뎌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기고 싶은 것들을 억누르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버텨주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저 또한 많은 사람들의 선한 영향을 받으며 버티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그럴 터이니, 저와 함께 이겨내고 선한 영향력을 보이며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냈으면 합니다.

많이 힘든 시기이니 자책하거나 좌절감을 느끼지 마시고 마음을 챙기셨으면 합니다.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응원의 마음을 보냅니다.

 

♦긴 시간 인터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한민국 시민을 대신해서, 감사 인사를 드리겠습니다.“코로나 시대 간호직 공무원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애쓰셨습니다. 앞으로도 처음 가졌던 사명감 잃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웃음)”

[사진=이수현]
[사진=이수현]

 

[후기]다짐하다.

인천시 oo보건소 앞에서 그녀와 헤어지면서 ‘보건’이라는 단어를 다시 생각했습니다.

보건이란, 건강을 온전하게 잘 지키고 병의 예방과 치료로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일을 말합니다. 우리가 그 혜택을 누리고 사는 것은 이렇게 낮은 자의 마음으로 섬기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고, 각 영역에서 자기 일을 묵묵히 하는 젊은 청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먼저 부드러운 목소리와 미소로 다가가는 것이 공무원들을 위한 보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라를 위해 구민을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이 땅의 모든 공무원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업코리아, UP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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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2 11:14:13
간호직 준비중인데 너무 제 상황이랑 비슷해서 울컥했네요 힘 얻고 갑니다 !

루키 2021-01-21 21:31:19
잘읽고 힘얻어갑니다!
보건소영웅들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