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정신에 깃든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부를 향한 ‘청지기’적 태도로 살아야 한다
자본주의 정신에 깃든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부를 향한 ‘청지기’적 태도로 살아야 한다
  • 김유진 기자
  • 승인 2020.11.30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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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스 베버 고전,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근대 자본주의를 향한 통탄스러운 시각 내포
초기 근대 자본주의 정신으로 돌아가야…직업, 소명으로 부를 축적해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에게 나누는 삶

“프로테스탄트(개신교)는 세속적인 직업에서 거둔 성공을 구원의 증표로 삼았고, 이윤 획득과 물질적인 성공을 신의 축복으로 여겼다.”

개신교가 말하는 구원이 세속적 직업과 성공에서 나온다고 주장하는 막스 베버. 황당스러운 문장 속에 감추어진 막스 베버의 깊은 뜻을 따라가 보자.

 

그 전에, 이 책에서 가장 중시하는 두 가지 개념을 숙지할 것을 권면한다.

1. 자본주의(네이버 지식백과): 사유재산제에 바탕을 두고 이윤 획득을 위해 상품의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는 경제체제

2. 프로테스탄트 윤리(네이버 지식백과): 금욕주의와 근면성실을 강조하는 개신교의 직업 윤리관

 

【직업(Beruf)으로 부르심(calling) 앞에 순종하여】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막스 베버 저, 현대 지성)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막스 베버 저, 현대 지성)

먼저 카를 마르크스(Karl Marx)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 한다. 막스 베버와 상반된 주장을 하는 그는 자본가와 노동자를 적대적 관계라고 주장했다. 그는 귀족들에게 밀집된 부에 염증을 느껴 공산주의를 창시했다. 궁극적으로 노동자들이 계급투쟁을 통해 부를 공평하게 나누는 공산주의 사회를 건설해야 국민이 행복한 나라에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막스 베버는 모두가 공평한 부가 아니라 직업을 통해 각자가 이윤을 추구해야 한다는 ‘합리적 자본주의’ 이념을 주장했다. 이 책은 근대 자본주의를 기반으로 프로테스탄트의 직업 윤리를 접목하였다.

베버는 “근대 자본주의를 이끌어가는 정신은 무엇인가?”의 물음에 미국 사상가 벤저민 프랭클린의 「젊은 상인에게 주는 충고」를 인용한다.

“시간, 돈, 근면, 신용 등을 활용하여 자본을 증식시키라”

이는 자본을 증식하는 것을 ‘개인의 의무이자 권리’라는 것이다. 그러나 로마 가톨릭(Roman Catholic) 지역은 이러한 정신을 철저히 배제하며 금욕만을 추구했다. 청렴이라는 경건한 단어 속에 가난을 감추어 두었다.

그러나 베버는 이런 시대적 배경에 반하며 부를 증식하는 직업은 합리적이며 정당한 이윤을 획득하려는 태도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직업(Beruf)을 마땅히 해야 할 의무나 소명(calling)으로 여겼다.

‘Beruf’ 단어에 주목해보자. 영어로 calling이라 불리는 ‘소명’, ‘부르심’과 연계되는 이 단어는, 마틴 루터가 성서를 독일어로 번역하며 처음 사용했다. 이는 루터가 직업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직업은 돈을 버는 수단뿐 아니라 신 앞에서 나의 부르심이라는 것이다.

베버는 이러한 부르심에 응답하고 성실히 열매 맺어 재정을 많이 증식시키라고 권면한다.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이웃에게도 재정을 나누라고 전한다. 이 재정을 주신 것은 첫째 부르심 앞에 순종하는 것이요, 둘째 주신 재정으로 이웃을 돌보라는 것이다. 이것이 어떻게 금욕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자본주의의 깊은 퇴색, 맘모니즘(Mammonism)】

우리는 먼저 금욕주의를 살펴보아야 한다. 베버의 프로테스탄트 윤리는 놀랍게도 금욕주의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욕주의는 ‘수도원적 금욕주의’와 ‘세속적 금욕주의’로 나뉜다. 전자는 부 대신 무소유를 선택해야 신과 교류할 수 있고, 내·외면이 깨끗해야 천국으로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를 내포한다. 로마 카톨릭에서 성행했던 이념이다.

후자는 철저히 ‘수도원적 금욕주의’에 맞대응하기 위해 탄생한 단어이다. 이는 근면한 노동, 금욕적 절제, 철저한 시간 관리에 따른 기회비용 축소, 재산 증식, 소명의식 등 베버의 자본주의 정신이다. 한 마디로 말해 재정을 축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베버는 프로테스탄티즘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재정 자체에만 두지 않았다. 재정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우리의 태도를 ‘청렴’에 두어야 한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구원에 초점을 맞출 것을 요청한다. 이런 태도를 기반으로 부를 쌓는 것을 권면하고 기뻐하기까지 한다.

베버의 이념이 한 세기를 채 지나지 않아 기독교적 자본주의로 부강해진 서구의 나라들이 많아졌다. 이에 수많은 나라들이 프로테스탄트 윤리에 기반한 청렴한 자본주의를 채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검정 잉크 한 방울이 투명한 물에 퍼지면 희미해지듯, 변색하고 혼탁해진 이념이 뿌리내리기 시작했다. 세속적 맘모니즘(Mammonism)의 자본주의로 퇴색하게 된 것이다.

맘모니즘은 부, 재산, 소유, 물질, 재물을 절대시하며 그것에 최고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태도나 행위를 의미한다. 쉽게 말해 돈에 가장 높은 가치를 두는 삶이다.

당당한 자본주의의 이면에 감추어진 맘모니즘. 자본이 증식되니 신이 처음에 부여했던 지상명령이 희미해져 가는 것일까? 청렴으로 시작했던 내적인 자본주의 정신이 휘발되고, 물질만 추구하는 외적인 자본만 남아 버렸다. 베버는 이로 인한 자본주의의 미래를 우울하게 전망했다.

 

【다시 부를 관리하고 증식시키며 나누는 ‘청지기’로】

이쯤에서 우리는 프로테스탄트의 초기 정신으로 되돌아가야 한다. 돈은 벌지만 청렴하게 사는 삶. 나의 재정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나누는 삶. 직업적 소명을 부여받은 인간이 이 땅에서 성실히 살아가며 열매 맺는 삶.

근대 자본주의를 발전시킨 시초는 종교적 열정으로 뒤덮인 ‘청지기’들이었다. 성경에서 나오는 신실한 ‘청지기’ 개념은, 주인이 맡긴 물건을 보호하고 발전시키는 직업이다. 주인은 이러한 청지기들에게 믿고 맡기며 더 많은 돈을 증식시키고 지켜줄 것을 부탁한다.

큰 부를 다루며, 오롯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인식과 함께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향해 풍성히 나눌 것을 요청하는 초기 ‘프로테스탄트 정신’.

진정한 자본주의의 의미는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신이 나에게 부여한 의무에 화답하는 것. 그렇게 부를 쌓고 축적하여 부를 쌓아야 하는 사람들에게 나누는 것이 진정한 자본주의가 추구해야 할 방향성이라고 생각한다.

그러한 관점에서 보면, 노동은 신에게로부터 받은 권리이자 축복이다. 받은 원석을 그대로 두면 먼지가 쌓여 빛을 잃을 것이다. 원석을 열심히 닦고 깎아 직업적 보석을 만드는 일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며, 그로 인해 파생된 부를 나누는 것 또한 최고의 가치를 생산해내는 일일 것이다.

업코리아, UP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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