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박사 토킥
안박사 토킥
  • 윤석만
  • 승인 2003.09.27 00: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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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현 사회 구조의 블랙홀처럼 여겨지는 IMF 이후 그야말로 무한경쟁시대가 도래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자격증과 점수가 인간의 능력을 평가하는 절대적 잣대로 여겨지고 있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이러한 경향에 따라 이른바 토킥(TOKIC, Test of Korean for International Communication)의 열풍이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으니, 본 필자 다년간의 토킥 연구를 통해 토킥을 철저히 해부함과 동시에 토킥과 관련한 여러 비법들을 최초로 공개하고자 한다.

90년대 들어서면서 세계화라는 단어는 널리 회자되기 시작했다. 그런 열풍에 힘입어 국제적인 마인드와 감각을 기르려는 취지에서 토킥이 시행되기에 이르렀다. 토킥은 이제 매회 10여만 명이 응시하는 커다란 시험으로 급부상했고, 그 위상 또한 날로 높아가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가 시행하는 고등고시에서조차 토킥 점수를 필요로 하고, 대부분의 기업들은 공인 토킥 성적을 전형 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토킥을 공부하는 많은 학생들과 직장인들을 위한 여러 이론서들이 나왔지만,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필자의 다년간의 토킥 경험을 토대로 수집된 정보와 노하우를 전격 공개함했으므로 여러분의 토킥 점수 향상에 큰 도움이 있길 바란다.

그렇다면 먼저 토킥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토킥은 총 3개의 파트로 이뤄져 있으며, 기본적인 언어 구사 능력과 상식 수준을 평가한다. 이는 세계화 시대를 맞이하여 미개한 토종 한국인들을 개량하고 그들을 여러 선진국가들과의 비슷한 상식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대정부적 차원의 사업에서 시작됐다.

이는 19세기 후반 동아시아의 역사 발전 이론에서 그 모태를 두고 있다. 이른바 이후 동양평화론과 아시아맹주론에 영향을 끼친 만국공법의 논리에 따라 선진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여 문명인이 되자는 논리에 따라 오늘날의 현실에 맞게 적용된 것이 바로 토킥 정책이다. 이는 세계화에 뒤지지 않기 위한 정부와 사회의 노력을 통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영어 성적과 토킥 성적만 있으면 문명인으로서의 소양을 갖춘 것으로 인정하고, 개량된 한국인들은 국제 사회 진출을 통해 한국의 위상과 조국 발전을 이루는 초석이되는 것이다.

이 정도로 토킥에 대한 소개를 마치고, 토킥의 시행 평가 기관인 ETs에 대해 알아보자. 본디 ET는 80년대 저 멀리 문명국 미국에서 인기를 끌다가 한국에 상륙한 무리들로서 한국의 문명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집단들이다. 비록 이들이 지난 5월의 토킥 대란과 같은 싸가지 없는 사건을 저지르긴 했어도, 그 동안 그들이 이룩해 놓은 성과에 비하면 눈감아줄만 하다.

어쨌든 이러한 ET들, ETs에 의해 시행되는 토킥 문제는 정교하기 짝이 없다. 이들은 한국 사회의 수준을 그대로 직시하며 이것을 평가에 반영하고 있다. 이들의 토킥 평가가 한국 사회 전반에서 큰 인정을 받는 것도 이러한 그들의 노력에 기인한 것이다.

토킥, 고득점의 길

그러나 그 어떤 제도나 시험도 완벽할 수는 없는 법. 다년간의 연구 끝에 본 필자는 토킥의 비밀을 알아냈다. 필자의 체험으로 알아낸 토킥의 비밀들을 이제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면서 우리 사회에 대한 ET들, ETs의 통찰이 얼마나 높은지 감상해보도록 하자.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필자가 광고 말씀 하나드린다. 본 저작의 제목이 '안박사 토킥'인 것을 두고 여러 단체의 시비가 빗발쳤었다. 특, 월드컵 전사 안정환의 축구 입문서 '안박사 토킥'을 본 딴 것이 아니냐는 비난을 면치 못했으나, 그에 대해 필자 또한 할 말이 많다. 본 필자 아직 박사가 아닌 관계로 안 박사라는 뜻이었음을 밝혀둔다.

더불어 필자가 군 복무하면서 군대스리가 시절 겪었던 축구에 관한 자서전 '군대스리가, 실축은 있어도 10패는 없다'이 곧 출간될 예정임을 밝혀둔다. 또한 본 필자의 수려한 말빨과 청산유수같은 외모에 옥구슬에 은쟁반 구르는 소리로 토킥 동영상 강의가 제공될 예정이니 이 또한 주지하기 바란다. 이제부터 토킥의 비법들을 하나씩 공개해 보겠다.

비법1

@ 그림의 설명으로 맞는 것을 고르시오

1. 파란 쫄티를 입은 스님이 불공을 드리고 있다.
2. 심판이 빨간 치즈를 먹으려 하고 있다.
3. 축구 선수가 심판에게 빌고 있다.
4. 비행 청소년이 경찰에게 교통 위반 딱지를 떼고 있다.

정답) 3번


파트1부터 파트2까지는 듣고 푸는 문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스크립트를 직접 읽어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여기서 몇 가지 비법을 공개한다. 파트1은 첫 번째 관문으로서 그다지 높은 난이도의 문제를 내지 않는다. 그러나 가끔씩 상식 수준이 떨어지는 수험자를 위해 혼란스런 보기를 내고 있다.

무엇보다 파트1에서 자기 마음대로식 상상은 금물이다. 철저하게 보이는 것만 믿고, 추측은 하지말라. 파트1을 풀기 위해 수험자들은 평소 창조성을 말살하는 학습을 해두어야 한다. 또한 파트1에서는 행위에 대한 보기가 정답일 확률이 높다.

이를테면 보기 2번처럼 심판이 빨간 치즈를 먹으려하고 있다는 의도적이며 심정적인 결단에 따른 문장은 답에서 먼저 제외해야 한다. 또한 4번의 보기처럼 쓸 데 없이 긴 문장도 답에서 제외하자. 이유는 묻지 마시라. 필자의 다년간 경험 끝에 얻은 비법 중의 비법이다.

비법2

@ 그림의 상황에서 나올법한 말로로 적절치 않은 것은?

1. 국회가 난장판이야! 옷 갈아입고 오라고 그래!
2. 탁구 시합하러 왔나?
3. 넥타이 안 매면 골프장도 못 들어가.
4. 퇴장해 버려!
5. 아름다운 밤이에요.

정답) 5번

파트2 또한 듣기 문제이므로 평소 청취 능력 향상에 큰 신경을 써야 한다. 파트2는 주로 주어진 그림의 상황에서 적절한 대화를 찾는 문제로 이뤄진다. 그렇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사회 전반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기서 파트2를 공략하기위한 한 가지 비법을 제시한다. 그것은 바로 테잎 뽀개기이다. 이는 한 가지 테잎을 반복해서 닳을때까지 들음으로써 청취 능력을 향상시키는 비법을 말한다. 여러 듣기 자료가 제시되고 있지만, 무엇보다 국회 녹취 테이프가 가장 효과적이다. 이들은 무엇보다 살아있는 국어의 묘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고, 한국 사회의 상식 수준의 가장 표본적 단면을 제시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이 쓰는 여러 가지 표현들은 한국 사회에서 널리 통용되는 것들이므로, 스크립트의 내용을 완전히 암기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굳이 국회 내의 발언이 아니더라도 정치인들이 꺼내는 말은 모두 암기하여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만 파트2의 고득점이 가능하리라 본다.

비법3

한나라당은 이날 회의에서 출범 6개월을 맞는 노무현 정권에 대한 평가 작업의 내용과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을 개구리에 비유, '시도 때도 없이 지껄인다' '생긴 게 똑같다' 등의 인신공격성 비하 발언을 쏟아내 논란이 예상된다.

김병호 홍보위원장은 회의 말미에 '시중 얘기 중에 개구리와 공통점 다섯 가지에 대한 얘기가 있다'고 운을 띄운 뒤 '올챙이 적 시절 생각 못한다', '시도 때도 지껄인다' 등을 꼽기 시작했다.

그러자 옆 자리에 있던 박주천 사무총장이 '가끔 슬피 운다', “어디로 튈지 모른다”, “생긴 게 똑같다” 등 나머지 세 가지를 소개하며 김 위원장의 발언에 끼어들었다. 이에 당황한 홍사덕 총무가 급히 손을 흔들며 '그런 얘기는 간담회 때 하자' 고 박 사무총장의 말을 제지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두 사람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큰 소리로 웃었다.

이에 앞서 박주천 사무총장은 '취임 6개월을 맞이한 노무현 대통령이 남은 4년 6개월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를 충심으로 바라는 마음에서 고언을 하겠다'며 '쓴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정 세력의 대변인이 되서는 안된다.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한다' 고 말했다.

@ 윗글의 요지는?

1. 숲을 보기위해서는 개구리가 돼야한다.
2. 노무현은 개구리다.
3. 한나라당은 충심으로 개구리 고언을 했다.
4. 한나라당 회의서 망언이 나왔다.

정답) 4번

@ 윗글로 미루어 유추할 수 있는 것은?

1. 한나라당과 아메바의 공통점 얘기 또한 유행할 것이다.
2. 국회의원들은 즐겁게 살고 있다.
3. 정부와 한나라당의 관계는 악화될 것이다.
4. 한나라당은 인간과 양서류의 공통점을 논하는 새로운 생물학 분야를 개척할 것이다.

정답) 3번

먼저 첫 번째 문제를 살펴보면, 위 지문의 논지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대통령을 개구리에 비유한 망언과 대통령에게 전하는 충심어린 고언 두 부분으로 논지가 이뤄져 있다. 그러나 위 지문은 일명 꼬아내기 문제에 해당하는 것으로, 두 논지 사이에서 어떤 의미적 연관성을 찾으려 해서는 안된다. 즉, 대통령을 개구리라고 비유한 것이 충심어린 고언이라고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런 아주 상식적인 관점에서 답지를 살펴보면, 숲을 보기위해서 개구리가 된다는 것은 구연 동화에서나 나오는 얘기이며, 노무현 대통령과 개구리를 동격으로 놓고 보는 것은 천재들에게나 있을 법한 상상력이다. 그러므로 문제의 올바른 답은 한나라당의 망언과 관련된 답지인 4번이다.

두 번째 문제에서 유의할 점은 심정적으로 맞는 것 같아도 절대 표면적으로 제시된 정보에만 주의를 기울이라는 것이다. 때론 많은 정보를 알고 있어도 문제 푸는데 해가 된다. 실제로 인터넷 정보 습득력이 높은 사람이라면 한나라당과 아메바의 공통점 답지가 혼란을 주었겠으나, 메이저 신문만 봐온 독자들이라면 쉽게 답지에서 제외했을 것이다. 이처럼 파트3를 준비하는 수험생은 한가지 신문만 주로 볼 것을 권장한다. 그리고 정치와 관련된 지문에서 4번과 같이 발전적이고 도전적인 방향으로 제시되는 답지는 먼저 제외해두길 권한다.

토킥의 마지막 관문인 파트3은 일반적인 독해 시험이라 보면 타당하겠다. 그러나 토킥에 응용되는 지문 또한 한정돼 있으므로 그다지 걱정할 필요는 없다. 파트3을 공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한 신문의 칼럼이나 사설을 꾸준히 읽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한 가지 사안을 여러 각도로 접근하는 감각을 배우는 것이다. 이른바 토익의 말바꾸기와 비슷한 것으로 이는 다양한 상황을 가정함으로써 언어 생활을 풍요롭게 하고 개방적인 사고 방식을 기르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이를테면, 어떤 한 가지 신문을 꾸준히 읽다보면 시나브로 바뀌어가는 칼럼이나 사설의 논조를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들은 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몇 달 혹은, 며칠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정반대의 의견을 개진하기도 한다. 굳이 반대 의견을 표명하진 않는다해도 한 가지 사안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변해가는 상황 판단력을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의 인권과 정보 전산화'와 같은 사안을 두고서도 문제로 보기도 하고 '전교조와 교장단'의 문제로 보기도 한다. 때론 자신이 찬성하고 지지했다가도 곧이어 반대하고 배척하기도 한다.

더 높은 고득점을 노리는 수험생들은 좀 더 장기적인 안목에서 신문을 살펴봐야 한다. 무엇보다 주요 출제 범위를 꼽아 보자면 80년대 정언 유착과 이후 언론 자유화, 자본주의화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이 시기를 살펴보면 그 어느때보다도 말바꾸기 기출문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기출 문제를 예시로 들면 보도지침을 잘 따랐던 언론과 지금 와서 신보도지침 꺼내는 언론 등이 있겠다. 또한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한 가지 신문만 보라는 것이다. 괜히 여러 신문 보면 개념의 혼란만 생긴다. 한 신문만 파고들고 교조적이 되라.

이처럼 파트3는 일반적으로 비법이 통용되지 않는다. 꾸준한 신문 정독을 통한 말바꾸기 훈련과 카멜레온과 같은 적응력, 순발력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파트이다.

정리하며

지금까지 본 필자가 다년간 연구해온 토킥의 비법들을 정리해 보았다. 필자가 제시한 비법만 그대로 따라한다면 수험생의 고득점은 100% 보장된다. 무엇보다 필자가 첫 번째 학습법으로 제시했던 창조력 말살 훈련이 중요하다. 공부는 기계적이고 사고는 유연하지 않게 해야한다. 가급적이면 달달 외우고, 까먹으면 그만이다.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면 무조건 모른다고 하면된다. 신문이나 텔레비전 등에서 정치인들이 하는 말은 보이는 그대로 믿어라. 괜한 상상하거나 따지려 들지 말라. 그렇게 하면 토킥 수험생으로서의 입지는 좁아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치, 사회 등의 이슈에 관심을 갖되 과유불급이어서는 안 된다.

즉, 정치는 더러운 것이며, 정치 의식을 갖는 것은 같은 쓰레기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부디 수험생들만이라도 정치에서 자유로운 고고한 학이 되길 빈다. 무한경쟁시대에서 살아남는 법은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는 일 뿐이다. 다른 사람과 나라를 생각하기에 앞서 테이프 하나 더 뽀개고 괜찮은 부동산이나 경매 물건 찾아보는데 더욱 신경을 써야한다. 그러한 생활 방식이 몸에 베었을때 그 때 비로소 진정한 토킥 고득점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토킥은 이제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첫 번째 관문이 됐다. 토킥 성적표는 곧 여러 수험생의 인생 성적표임을 잊지 말자. 뿐만 아니라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 갈등 속에서 사회 변화의 의지를 천명하는 주변 친구들도 얼른 설득해서 토킥 학원과 본 필자의 동영상으로 빠져들게 하라.

그들에게 진보와 보수의 갈등은 단지 개념적 혼란일 뿐이며, 결국 모든 것은 쓰레기짓임을 알려주어야 한다. 21세기를 사는 여러분은 옳고 그른 것보다는 좋고 싫은 것을 먼저 따져 자기의 이익에 맞는 것을 우선적으로 행할 수 있는 독사와 같은 지혜를 갖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 온 국민이 토킥의 관문을 통과하여 세계화시대의 문명국을 건설해야 한다. 비문명의 우리 것들을 얼른 벗어던지고, 무한경쟁시대의 문명인으로 다시 태어나야한다. 열심히 공부들 하시라.

윤석만(대학생)


업코리아, UP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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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2003-12-02 11:56:00
토플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프린트해 나누어 주면 딱 좋겠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