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날과 최빈국의 win-win 파트너십
아스날과 최빈국의 win-win 파트너십
  • 이수영 객원칼럼니스트
  • 승인 2020.06.03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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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VISIT RWANDA’ 
아스날 유니폼 소매에 적힌 문구다. 지난 2018년 아프리카 최빈국 르완다 관광청은 아스날과 3년 스폰서 계약을 체결했다. 금액은 3년 간 3000만 파운드(약 450억). 프리미어리그 최대 규모이자 구단 최초의 소매를 활용한 스폰서십이었다. 무엇보다 일반 기업이 아닌 한 국가 기관과 계약을 체결한 점이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계약 후 르완다를 향한 거센 비난이 쏟아졌다. 계약 당시 르완다는 국가 수입 17%를 해외 원조에 의존하는 빈국이었다. 특히 영국은 매년 르완다에 6400만 파운드의 거액 원조를 해왔다. 그런데 르완다가 그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3000만 파운드를 아스날 후원에 사용한 것이다. 영국은 이를 두고 ‘자살골을 넣은 기분 ’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르완다가 아무런 생각 없이 계약을 체결했던 건 아니다. 지난 2000년 폴 카가메 대통령 부임 이후 급진적인 경제 정책을 펼친 르완다는 2017년 전체 GDP 약 13%가 관광업과 관련됐다. 아스날 유니폼 소매에 적힌 ‘VISIT RWANDA’ 문구를 통해 자국 관광업을 발전시키겠다는 르완다 정부의 의도였던 것이다. 실제 르완다 정부는 거센 비난에 “2024년까지 관광수익을 현재의 2배로 끌어 올리겠다.”라며 항변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폴 카가메는 아스날의 열혈 팬으로도 알려져 있어 대통령의 입김이 중대한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냐는 비난도 피할 수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르완다는 전체 인구의 약 60%가 빈곤층에 해당했다. 1인 당 평균 소득은 월 110만 원 가량이었다. 아무리 관광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일환이었다고 한들, 자국민을 우선시하지 않은 것에 대한 분노의 화살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르완다가 엄청난 관광 성장을 이루어내고 있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계악을 체결한 해인 2018년 르완다 방문자는 전 해 대비 8% 증가했다. 레저 목적의 방문객의 경우에는 증가율이 38%다. 관광업으로 축소시키면 어떨까? 2019년 르완다는 전 해 대비 6%의 관광 수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관광업 종사자 또한 2017년 9만여 명에 해당하던 숫자가 2019년 말 14만명이 넘는 수로 늘어났다. 이는 지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스날과의 파트너십 체결이 목표한 대로 자국 관광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셈이다.

르완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현재 흐름으로 볼 때 2024년에는 7210만 파운드의 관광 수익이 예상된다고 한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아스날과 스폰서 계약 당시 약속한 '관광 수익 2배'가 현실화될 수 있다. 2021년까지만 보더라도 모든 요소를 고려한 수익 추정치가 누적 1억 6천만 파운드라고 한다. 계약 4년만에 지불한 후원금의 5배나 되는 수익을 얻어낼 수 있게 되는 셈이다.

<Travel Lemming 선정 Top 30 Emerging Destination Awards 2020 1위~10위>

수익 뿐일까? 르완다는 여행 사이트 ‘Travel Lemming’이 선정한 ‘Top 30 Emerging Destination Awards 2020’에도 선정되었다. ‘Emerging Destination Awards’는 향후 10년 동안 관광에 긍정적인 미래를 보여줄 여행지에 수여하는 상이다. 정부와 관광 위원회, 세계적 여행 블로거 등을 거쳐 발표하는 이 규모 있는 상에서 르완다는 당당하게 4위를 기록했다. 아프리카 내에서는 최상위에 해당한다.

이 밖에도 르완다는 파트너십 체결 후 다방면에서 톡톡한 이득을 보고 있다. 지난 2018년에는 무패우승 멤버 로렌이, 2019년에는 코치진이 계약의 일환으로 르완다에 방문해 코칭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타임즈 지에 따르면 구글 르완다 검색 량은 파트너십 체결 2주 만에 전년도 검색 량 전체의 1000%를 기록했다.

엄청난 효과를 맛본 르완다는 지난 2019년 파리 생제르맹과도 3년 후원 계약을 맺었다. 프랑스 시장 공략에도 나선 것이다.계약 체결 당시 받은 수많은 비난에도 불구하고 아스날과의 스폰서십은 르완다에 결과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파리 생제르맹과의 계약도 어쩌면 아스날과의 계약이 발단이었다. 르완다의 급진적인 성장이 현재 진행형인 만큼, 이제는 르완다가 수익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핵심이다. 수익이 카가메 정권을 위한 것이 아닌, 자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온전히 사용되기를 바란다.

[업코리아=이수영 객원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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