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카와 아르테타
자카와 아르테타
  • 이동규 객원칼럼니스트
  • 승인 2020.06.03 15: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라니트 자카는 미켈 아르테타가 아스널의 감독으로 부임하기 전, 팀에게 계륵 같은 존재였다. 이유는 자카의 극명한 장단점 때문이다.

● 자카의 장단점

자카의 장점은 정확한 왼발 킥력과 압박이 없을 때의 빌드 업 능력이다. 킥력을 바탕으로 한 정확한 패스를 전방으로 배급하는 것에 능했고 아스널에 영입된 이후로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후방 빌드 업을 도맡았다.

반면 단점은 압박 대처 능력과 부적절한 압박 타이밍, 느린 순발력으로 인한 많은 반칙이다. 때문에 상대 클럽들은 주로 자카에게 압박을 강하게 가져가 아스널의 후방 빌드 업을 방해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자 자카는 더 이상 앞으로 공을 전개 시키기 힘들어했다. 심지어 아스널 전 감독 에메리는 풀백의 오버래핑을 중요하게 생각해 빌드 업 시 후방에서 자카를 도와줄 선수도 주변에 많지 않았다.

● 아르테타 선임 이후

아르테타는 자카에게 제한된 롤을 주며 그의 장점은 끌어올렸고 단점은 감춰주었다. 이 아스널 감독은 자카의 활동 영역을 그동안 뛰었던 넓은 후방지역이 아닌 왼쪽 센터백 옆에 국한시켰다. 커버해야 하는 지역이 좁아지자 자카는 무리한 태클을 줄일 수 있었다.

또한 아르테타는 공격 전개 시에 2-3-5 포메이션을 사용했다. 그는 전문 풀백이 아닌 사카를 공격 역할에 치중 시키고 중앙 미드필더 두 명과 나머지 세 명의 수비수들로 W 모양을 만들어 대형을 유지시켰다.

(예시: EPL 19라운드 아스널 vs 본머스 / 아스날에서 아르테타의 첫 경기)
(예시: EPL 19라운드 아스널 vs 본머스 / 아스날에서 아르테타의 첫 경기)

후방에서 W 모양의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이유는 이것을 기반으로 측면과 중앙에서 세 명의 선수가 삼각형을 이루며 패스를 연결해 압박을 빠져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아르테타가 수석코치를 맡았던 맨시티도 이러한 전술을 사용했다.

자카는 W 모양의 포메이션 중 왼쪽 끝에 위치했고 기본적으로 주변 선수들을 활용해 볼을 전개했다. 때로 거센 압박이 들어오면 뒤에 위치한 다비드 루이스에게 볼을 연결했다. 예전보다 자카가 공을 아래 지역에서 배급했기 때문에 압박을 덜 받을 수 있게 되었고 더불어 유사시에 루이스가 그를 옆에서 도와줄 수 있게 되자 그의 장점이 여실히 드러났다.

실제로 자카는 아르테타 밑에서 91%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고 이는 프리미어리그 상위 4%의 수치이다. 경기당 5개의 롱패스와 확연히 늘어난 전진 패스 비율도 인상적이다. 본머스전 이후 FA컵, 유로파리그, EPL 15경기를 통틀어 13경기에 선발 출장한 이유이기도 하다.

자카의 지난 3년은 다사다난했다. 잦은 턴오버와 반칙으로 패배의 원인으로 꼽히는 날도 많았다. 경기 중 팬들 과의 설전으로 주장직이 박탈되었고 이후 뮌헨글라드바흐와 진한 링크가 있었다. 그만큼 그를 둘러싼 비난 여론은 거셌다.

초임인 아르테타의 감독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들은 아르테타만의 코칭 사단이 없는 것과 경험이 없는 것을 문제 삼았다.

자카의 선전은 이런 문제들에 좋은 답이 되었다. 아르테타는 자카를 ‘계륵’에서 단점을 뺀 ‘순살 닭갈비’로 보이게 해주며 자신을 둘러싼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꿨다.

[업코리아=이동규 객원칼럼니스트] 

업코리아, UP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