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형제도 존속인가 폐지인가?
사형제도 존속인가 폐지인가?
  • 업코리아
  • 승인 2005.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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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맨 워킹' 원작자 헬렌 프리진 방한으로 논의 본격화

사형제도에 관한 논란을 일으켰던 화제작 '데드맨 워킹'의 원작자이자 세계적 사형제도 폐지운동가인 헬렌 프리진(66) 수녀가 지난 18일 한국에 왔다.

그녀의 이번 한국 방문은 두말할 것도 없이 사형제 폐지운동의 일환이다. 김수환 추기경을 방문하여 협조를 부탁하는가 하면 강연을 통해 그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열중했다. 형법학의 4대 이슈 중의 하나인 사형제도 존폐론에 대한 논란은 이미 176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근대 형법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이탈리아의 베카리아는 그의 저서 '범죄와 형벌'에서 최초로 사형제 폐지를 주장했고 그 후 서구사회에서 치열한 논쟁을 거치게 된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어서 1970년대 이후 법률가, 학자들을 중심으로 사형제 폐지가 논의돼 오다가 최근에는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활발한 논의가 일고 있는 추세이다. 1995년에는 사형에 대한 위헌소송이 제기되었는가 하면, 국가기관으로는 최초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폐지의 의견을 공식화하기도 했다. 현재 국회법제사법위원회에는 '사형제도 폐지 특별법안'이 상정돼있는 상태이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가 급격히 흉폭화됨에 따라 사형제를 절대 존치해야한다는 의견이 강한 힘을 얻고 있어 앞으로 있을 공방에 귀추가 주목된다. 따라서 <업코리아>에서는 세계적 이슈인 사형제도 존폐론의 논거를 살펴보고 독자의 찬반의견을 청취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우선 사형제도 존속론의 논거는 다음과 같다.

첫째, 사형은 생명을 박탈하는 극형이므로 겁을 주어 범죄억제의 효과(위하력:威嚇力)가 대단히 크다.

둘째, 날로 더해가는 살인이나 강도강간, 유괴살인, 존속살인 등과 같은 흉악범죄인의 생명을 박탈하는 것은 사회적 정의이다.

셋째, 국민들의 일반적 법감정은 사형제도를 확실히 지지하고 있다.

넷째, 폐지론자들이 사형대신 제시하는 종신형제도는 경제적인 부담도 크거니와 오히려 비인간적일 수도 있다.

다섯째, 형벌의 목적은 근본적으로 인과 응보적 응징에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폐지론자들의 주장은 다음과 같다.

첫째, 사형은 인도적 이유에서 존치시킬 수 없다. 인간의 생명은 일회적이며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박탈하는 사형은 인도적 견지에서 허용될 수 없다.

둘째, 사형은 종교적 견지에서도 허용될 수 없다. 인간의 생명은 신만이 허용한 것이며, 생명 을 줄 수 없는 인간이 형벌이라는 미명으로 생명을 박탈 할 권리가 없다.

셋째, 사형은 인간이 생명을 누리고 살아갈 수 있는 '생명권'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된다고 본다.

넷째, 형벌의 본질은 죄를 범한 범죄인을 교육하고 교화하여 건전한 사회인으로 복귀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과 교화를 근원적으로 포기하는 사형은 형벌의 본질에 반하는 제도이므로 허용될 수 없다.

다섯째, 사형은 존치론자들이 말하는 것처럼 범죄억제의 효과가 없다. 사형을 폐지한 선진국가에서 사형에 해당할 만한 흉악범죄가 증가하지 않았다는 일치된 통계가 입증하고 있다.

여섯째, 사형은 오판에 의해 저질러질 수가 있기 때문에 폐지해야 한다. 존치론자들은 오늘날의 형사재판은 철저한 증거재판주의에 입각해 있기 때문에 오판의 가능성은 없다고 말하지만, 검사와 판사도 전지전능한 신이 아니며 불완전하기 짝이 없는 인간일 뿐이다.

일곱째, 사형은 지배자, 권력자, 독재자가 자기의 정적(政敵)이나 반대자를 단숨에 침묵시키고 제거할 수 있는 효율적 수단으로 악용되어온 대표적인 형벌이므로 폐지해야한다. 인류역사가 보여주는 엄연한 사실이다.

여덟째, 사형은 불공평한 제도이므로 폐지해야 한다. 같은 살인을 하였어도 강자보다는 약자가 사형에 의하여 희생된다. 이것은 정의도, 공평도 아닌 엄연한 차별인 것이다.

이상에서 정리, 제시한 논거가 사형제도의 존폐를 놓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각계의 의견들이다.

1990년 7월 10일 우리나라가 가입한 유엔인권 규약(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규약)에서는 사형제의 폐지를 권고하고 있으며, 사형을 부득이 인정하는 경우라 하더라도 사형은 '가장 중요한 범죄'에 국한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사형제도에 관한 존폐론의 공방이 점점 뜨겁게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6월에 있을 임시국회에서의 논의를 앞두고 헬렌 프리진 수녀의 한국 방문은 우리의 관심을 배가시키기에 충분하다.

과연 어떤 방향으로 가닥을 잡아갈지 관심 있게 지켜볼 일이다.

김용완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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