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대한민국 소극장 열전, 연극 ‘아름답지 않다’
2016 대한민국 소극장 열전, 연극 ‘아름답지 않다’
  • 양혜은
  • 승인 2016.07.13 1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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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연극은 아름답다.
▲ <2016 대한민국 소극장 열전 포스터>

[업코리아=양혜은 문화평론가] 2016년 대한민국 소극장 열전은 부산, 대구, 구미, 전주, 춘천, 광주, 대전, 안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는 전국 규모의 소극장 축제이다. 8개 지역의 극단에서 준비한 우수 작품과 4개의 초청팀이 더해져 총 12편의 연극이 6월 24일부터 7월 17일까지 24일간 56회 공연하며 ‘언젠가 세상은 연극이 될 것이다’라는 모토를 실현하고 있다.

연극 ‘아름답지 않다’는 제목부터 호기심을 끈다. 아름다움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무엇이 어떻게 아름답지 않다는 걸까.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은 부정은 긍정을 증명하고 부재는 존재를 증명한다는 것이다. 이 연극은 분명 아름다운 존재에 대해서 말할 것이다. 그리고 연극이 끝나고 난 뒤, 나는 이 연극이 아름답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먼저, 구미에서 온 개성 넘치는 극단 배우들이 아름다웠다. 서울에서는 접하지 못했던 사투리와 정감 있는 얼굴들이 연극의 깊이를 더해주었다. 혜화를 가득채운 똑같은 얼굴의 배우들보다 사람 냄새가 났다. 그들이 표출하는 분노와 애정이 사투리라서 더욱 실감나게 느껴졌다. 사회는 모두가 똑같은 사람이 되라고 강요하지만 저마다의 모습으로 살아갈 때 가장 아름답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다. 지역 극단이라 대중들과 만날 기회가 적겠지만 이와 같은 기회를 통해 더욱 많은 공연을 보여줬으면 한다. 결국, 그들은 뻔하지 않았고 잘생기고 예쁘지 않아서 아름다웠다.

▲ 연극 <아름답지 않다> 리플렛

다음으로는 연극 자체가 지닌 진정성의 아름다움이다. 죽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독백과 죽은 딸의 위로는 보는 이들의 감정선을 건든다. 그리고 극중 살인을 둘러싼 공권력의 부조리는 사회에 대한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좋은 작품은 감성이 이성으로 확대되는 과정을 도와준다. 이 연극은 진심으로 사회를 비난하고 개인을 동정한다. 그리고 이처럼 감성영역과 이성영역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때, 언젠가 세상은 아름다운 연극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가 아름다웠다. '진실은 여기에'라고 말하며 왼쪽 가슴에 손을 올리는 마지막 씬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진실을 찾고자 한다면 모두 눈을 감고 왼쪽 가슴에 손을 올리고 물어보라. 눈을 감으면 비로소 보일 것이다. 공연을 보러 안산에 도착했을 때, 절대 과거가 될 수 없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상념에 잠겼다. 지금도 사회에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 사건과 아동 성범죄 등 우리가 구해야 할 배들이 떠다니고 있다. 우리는 사회가 감춰버린 진실을 눈을 감고 찾을 필요가 있다.  

세상에서 무엇이 아름답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진실이 아름답지 않다고 말할 것이다. 가면으로 가려진 보기 좋은 아름다운 것들은 진실이 아니다. 진실은 추하다. 진실은 억울하고 화나고 꾸며지지 않은 본연의 모습이다. 진정한 아름다움을 보고자 한다면 눈을 감아라. 이 연극은 아름답지 않은 '진실'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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