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변의 형사재판이야기] 실제 사안 통한 유사수신 사건 알아보기
[곽변의 형사재판이야기] 실제 사안 통한 유사수신 사건 알아보기
  • 임용환 기자
  • 승인 2019.09.11 15: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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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사무소 청 대표 곽준호 변호사
그림=안세희 화배
그림=안세희 화배

 

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청 곽준호 변호사입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릴 사건은 사기·유사수신행위법 위반으로 기소된 부부 의뢰인 이야기입니다. 유사수신행위가 무엇인지 조금 생소하실 텐데요. 유사수신행위란 법령에 따른 인허가를 받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원금 이상을 보장하고 자금을 조달하는 것입니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하면 허가받지 않은 업체가 투자 설명회를 열어 ‘얼마를 투자하든 원금은 보장해주겠다’고 투자금을 받는 것입니다.

저에게 찾아온 부부 의뢰인은 Fx 마진거래를 통해 수익을 내준다는 업체에서 투자모집인으로 일했습니다. 그러나 위 업체는 투자자들이 실제로 투자금을 지급하더라도 이를 돌려막기로 사용할 뿐 실투자는 하지 않는 사기 업체였습니다. 독자분들께서는 제가 왜 이런 나쁜 사람들을 변호하는지 의아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잘못을 한 사람이더라도 들여다보면 각자의 사정이 있고, 실제 잘못보다 과한 처벌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사건 의뢰인 부부는 처음부터 사기업체인 것을 알고 일한 것은 아니고 오랜 시간 일하다 보니 미필적으로나마 조금 문제가 있는 업체가 아닌가 하는 정도의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의뢰인 부부의 하위 직급에서 투자자들을 모아오던 A가 자신이 모아 온 투자자들로부터 고소당하게 되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본인이 의뢰인 부부를 고소한 것입니다.

유사수신 업체 투자모집인의 경우 사법기관에서도 어떤 직급까지 처벌하고 어디까지를 피해자로 보아야 할지 애를 먹습니다. 아무리 낮은 직급의 투자자라고 하더라도 친구 한 명 정도는 소개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을 처벌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보니 동일한 직급임에도 불구하고 처벌 여하가 달라지는 이상한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A는 피해자로 둔갑해 처벌받지 않기 위해 의뢰인 부부를 고소했습니다. 실제로는 모든 투자 설명을 A 본인이 직접 하고, 의뢰인 부부는 투자자들을 만나 본 적도 없었습니다. 사실 A가 많은 소개료를 챙기기 위하여 과장하고 부풀려 설명한 것인데도 A는 모든 설명을 의뢰인 부부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저는 A를 증인 신문하여 의뢰인 부부가 A에게 그런 설명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을 밝혀냈습니다. 그렇다고 의뢰인 부부가 전적으로 잘못이 없다고 주장할 수만은 없기 때문에 다른 방법으로 유리한 사정을 주장할 수 있을지 검토하였습니다. 잘 살펴보니 공소금액, 즉 투자자들이 피해를 본 금액 중에는 실제 ‘돈’으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 소위 말하는 ‘사이버머니’로 지급된 것들이 섞여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법률사무소 청 대표 곽준호 변호사
법률사무소 청 대표 곽준호 변호사

이 업체는 돈을 투자하면 사이버머니로 바꿔서 Fx 마진거래에 투자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었는데, 실제 돈을 사이버머니로 바꾸는 절차가 번거롭다 보니 투자자들 사이에 이미 생성된 사이버머니를 사고파는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의뢰인 부부에게 지급된 일부 공소금액은 실제 돈이 아니라 사이버머니였던 것입니다.

돈이 아니라 사이버머니를 지급한 것이 왜 좋은 감형 사유가 될까요. 투자자들은 의뢰인 부부가 아니라 이미 다른 사람들에게 속아서 투자한 사이버머니를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의뢰인 부부에게 전달된 것뿐입니다. 즉 기망의 주체가 의뢰인 부부가 아닌 것이지요.

저는 실제로 투자자들에게 과장 된 설명을 한 사람은 A라는 점, 일부 공소금액은 투자금으로 볼 수 없는 점을 집중적으로 주장하였습니다.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놀랍게도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저도 잘못을 한 사람이 처벌받아야 한다는 것에는 백 번 동의하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잘못한 만큼만 처벌받아야 진정한 정의로운 사회를 이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업코리아=임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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