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재정개편안, ‘지방재정격차 해소' vs '지방자치 죽이기'
지방재정개편안, ‘지방재정격차 해소' vs '지방자치 죽이기'
  • 정영훈기자
  • 승인 2016.06.17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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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석 성남시의회 부의장 “지방자치단체 맞춤형의 특색 있는 정책들이 사라질 것”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단식투쟁과 시의원·시민들의 피켓시위, 1만5천여 명(경찰 추산 9천명) 시민의 상경집회 등 서울 광화문이 시끌시끌하다.

지난주 7일(화) 이재명 성남시장이 폭염 속에 단식투쟁을 시작했고, 고양·과천·수원·용인·화성 5개시 단체장들도 릴레이로 동참했다. 여기에 시의원들과 시민의 피켓시위, 상경집회가 잇따랐다.

지난 4월22일 정부가 발표한 지방재정개편안 때문이다. 개편안은 ‘조정교부금 배분기준 개선’ ‘불교부단체 조정교부금 우선배분 특례 폐지’ ‘법인지방소득세 공동세 전환’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정교부금의 배분기준은 인구·징수실적 반영비율은 낮아지고, 재정력지수 반영비율이 확대되며, 경기도가 두고 있는 불교부단체 6곳에 대한 조정교부금 우선 배분 특례는 폐지한다. 배분기준을 개선하더라도 특례가 지속될 경우 개선효과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금까지 수원·성남·고양·화성·용인·과천 등 불교부단체 6개시는 정부가 전국 지자체에 보내는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대신, 도세에서 나오는 조정교부금을 우선해 배분받아 왔다.

정부는 조정교부금 제도 개선으로 자치단체 간 격차를 줄이고 형평화 기능을 손본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불교부단체인 경기도 6개시(수원·성남·고양·화성·용인·과천) 입장에서는 지자체별로 당장 내년부터 많게는 1천400여억 원에서 적게는 290여억 원의 예산이 줄어들기 때문에 반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 7일 이재명 성남시장과 함께 단식농성에 릴레이로 참여하고 있는 5개 지자체 장들은 한목소리로 “정책의 당사자인 기초자치단체와 어떠한 협의도 하지 않고, ‘묻지마’ 식으로 정책을 발표했다”면서 “지방자치의 근간인 지방재정문제를 법률이 아닌 시행령만으로 주무르려고 시도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6개시의 지자체장들이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과 각 시의 시의회 의원들도 집회·피켓시위 등으로 동참하고 있다.

성남시의회 김유석 부의장은 정부 지방재정개편안으로 성남시의 재정충격 상황과 지자체 재정의 현실에 대해 “성남시는 현재 취득세, 등록면허세 등 성남시민 세금 중 55%를 경기도에서 다른 시군 지원에 쓰고, 나머지 45%를 성남시가 쓰고 있는데 여기서 20%를 더 가져가면 1년에 가용할 수 있는 예산 가운데 1천억 정도가 감소되어 재정이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렇게 되면 성남시가 현재 추진 중인 각종 복지·문화·교육 등 수많은 사업이 중단될 수밖에 없게 된다”며 “이런 것들은 결국 우리 성남시민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부의장은 “지자체에는 중장기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이 있고 선출직 공직자인 지자체장들의 공약사업들도 있다”면서 “정부가 끝까지 지방재정개혁안을 실행하고자 한다면 점진적 적용으로 충격을 완화하거나, 차기 지방선거 이후로 실행시기를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정부의 일방적 정책 밀어붙이기는 결국 정치에 대한 불신을 불러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 김 부의장은 “지방자치제도 자체가 무색해 질 수도 있는 이번 개편안은 정부가 보다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재정격차를 줄이고 배분하겠다고 해서 듣기에는 그럴 듯 해 보이지만, 결국 지방자치제도 자체가 무색해 질 수도 있다”면서 “이렇게 되면 각각의 지방자치단체 상황에 맞는 각종 맞춤형의 특색 있는 정책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김 부의장은 “정부가 진정으로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지방소비세 확대, 지방교부세율 상향, 지방세 비과세 감면 축소 등 매년 4조7,000억원의 지방재정 확충이라는 오래된 약속을 먼저 이행해야 할 것”이라며 “이번 개편안이 지방간 재정불균형은 근본적으로 자치단체간의 문제가 아닌 정부의 해결과제”라고 강조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날선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제 논쟁은 정치권으로 번지고 있다.

16일(목)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긴급좌담회에서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은 “시대변화를 반영하는 지방재정 구조 재편 필요하다”면서도, “이번 정부의 개편안으로 재정이 축소될 6개 지자체의 1인당 세수입 기준으로 재정 열위가 되는 모순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남서울대학교 유태현 교수는 토론문을 통해 “경기도의 불교부단체 6곳에 대한 조정교부금 우선 배분 특례는 조정교부금이 지향하는 자치단체간 재정력 격차 완화 기능에 역행하는 조치”라며 “자치단체 간 재정력 격차 해소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현실을 외면한 경기도의 선택에는 아쉬움의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농성을 벌여온 이재명 성남시장이 농성 11일 만인 17일(금) 오전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권고를 받아들이면서 단식을 중단키로 했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농성장에서 이 시장을 만나 당 차원에서 제도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오는 24일 국회 안행위도 전체회의를 열고 지방재정 개편안 문제를 집중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대립에 정치권이 가세하면서 논의가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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