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휘락 안보칼럼,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의 위험성
박휘락 안보칼럼,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의 위험성
  • 박휘락 교수
  • 승인 2019.06.0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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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불포기 상황에서도 재고가 불필요하다니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부교수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부교수

“한국군이 한미연합사령관!”이라는 말 한마디에 이렇게 현혹될 수 있다는 말인가. 우리의 열등감이 이 정도로 심각하다는 것인가? 국가안보를 불안하게 하는 일은 이렇게 빠르게 아무 고민없이 합의하고, 북핵대비처럼 국가를 안전하게 하는 일은 반대로 그렇게 굼뜬가. 사고구조가 어떻기에 ‘평화’에 그렇게 쉽게 혹하고, ‘전쟁준비’에는 그렇게 소극적인가?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최근에 그가 내린 결정이 자신의 아들과 손자를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최소한 대통령을 비롯한 수뇌부에서 밀어붙여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핑계되지 말기를 바란다.

2019년 6월 3일 미국의 새너핸(Patrick M. Shanahan) 국방장관 대행과 한국의 국방장관은 서울에서 회담을 갖고, 새로 임명될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은 합참의장이 아닌 별도의 한국군 대장으로 임명하고, 서울의 국방부에 위치하겠다던 한미연합사령부(CFC: ROK-US Combined Forces Command)는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로 옮겨서 기존의 유엔군사령부 및 주한미군 사령부와 합류시키며, 8월에 한국군 대장 주도로 “19-2 동맹”이라는 명칭의 컴퓨터 모의연습을 통하여 새로운 체제에 대한 최초작전능력(IOC: Initial Operational Capabilities) 검증을 실시하겠다고 합의했다. 이미 양 장관이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조건이 상당히 충족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어서 검증의 평가 방향은 이미 정해진 모습이다.

원래 노무현 정부에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처음 추진할 때는 한미연합사령부를 해체한 후 양국군이 별도의 지휘체제에서 군사작전을 수행하면서 조정기구를 통하여 필요한 사항을 협의한다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너무나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박근혜 대통령 때 ‘미래사령부’라는 명칭으로 한미연합사와 유사한 사령부를 유지하는 것으로 바꾸었고, 지금은 한미연합사령부를 유지하면서 그 사령관만 한국군으로 교체하는 정도로 추진하고 있다. 따라서 원래보다 위험성은 다소 줄어들었으나 북핵 위협이 심각해진 상황에서는 여전히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다.

한국군이 한미연합사령관은 맡으면 미군은 한국 방위에 대한 주된 책임이 없어진 상태에서 지원 역할만 하면 되기 때문에 북한군이 공격할 경우 현재처럼 적극적으로 대응 및 응징보복하거나 대규모로 증원군을 파견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한미연합사령부마저 서울을 떠나면 북한군은 미군을 공격하지 않은 채 서울을 기습적으로 점령할 수 있고, 이로 인하여 전쟁을 도발할 강력한 동기를 갖게 된다. 그래서 선배들이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를 수년 동안 이 핑계 저 핑계로 계속 연기해왔고, 미군이 후방지역으로 이동하는 일은 가급적 동의해주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다. 그런데 현 정부는 선배들이 그렇게 어렵게 생각했던 일을 아무런 걱정이나 대안없이 잘도 해치우고 있다. 정말 나라의 안보를 걱정하고 있는 “우리의” 정부인가? 헌법 66조 2항에 명시된 “국가의 독립과 영토의 보전”을 위한 책무를 생각하는 사람들인가? 안보도 ‘아니면 말고’ 식인가?

나토와의 비교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는 한국군이 성장하여 스스로 방어할 능력이 충분하다거나 외부 위협이 낮아졌다는 합리적 판단에 근거하여 촉발된 것이 아니다. 미군대장인 한미연합사령관이 한국군에 대하여 “작전통제권(OPCON: Operational Control)”을 행사하는 것이 “군사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오해와 감정에 근거하여 제기된 것이다. 작전통제는 육군․해군․공군 간의 합동작전이나 대부분의 연합작전(국적이 다른 군대 간의 작전)에는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로서, 공통의 임무를 달성하는 범위 내에서만 관련부대들을 제한적으로 통제한다는 것이지, 인사권이나 행정권을 침해할 수가 없고, 어떤 국가도 군사주권의 침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6.25전쟁에서도 참전한 모든 부대들은 유엔군사령관의 작전통제를 자연스럽게 수용하였고, 미군 주도로 수행하는 대부분의 군사작전에는 이 용어를 사용한다. 특히 한미연합사령관은 미국의 지시를 받는 것이 아니라 한미 양국 대통령-국방장관-합참의장의 공동지시를 받게 되어 있어서 주권을 양보한 것이 아니다.

더군다나 선배들이 한미연합사령관을 미군에게 담당시킨 것은 자주성을 경시해서가 아니다. 미군 사령관에게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한반도에서의 전쟁억제와 유사시 전쟁승리를 위하여 본국으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적극적으로 요청 및 수용하도록 하기 위한 의도였다. 한국의 군사력은 우리가 이미 갖고 있으니 한국에게는 유사시 미군의 증원전력을 얼마나 많이 빠르게 전개하도록 하느냐가 결정적으로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자국 대장의 책임을 지원역할로 감소시켜 주니 마다할 이유가 없다.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여 자칫하면 핵전쟁에 연루될 수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으로 생각하지 않겠는가?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이라는 말에 현혹되는 것이 어리석다는 것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 국가들의 사례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나토의 군사작전을 담당하는 조직은 동맹작전사령부(ACO: Allied Command Operation)인데, 그의 사령관은 미군 대장으로서 ‘유럽동맹군 최고사령관(SACEUR: Supreme Allied Commander Europe)’으로 불린다. 언뜻 봐도 한미연합사령관보다 훨씬 위압적인 직책명 아닌가? 그는 작전통제권 보다 더욱 포괄적이면서 스스로 임무를 생각해내어 부여할 수 있는 작전지휘권(OPCOM: Operational Command)을 행사하도록 되어 있다. 또한 그는 총 4만명 규모의 ‘나토대응군(NATO Response Force: NRF)’의 운용을 평소부터 책임지고 있고, 위기시에 나토 예하에 부대가 편성되거나 전시에 나토가 군사작전을 수행할 경우 모든 군대에 대하여 작전지휘권을 행사한다. 이와 같이 유럽동맹군 최고사령관인 미군대장은 한미연합사령관보다 더욱 거창한 직책명으로, 훨씬 강력한 권한을 보유하고 있지만, 유럽의 나토회원국들은 이를 주권침해라고 생각하지 않고 있고, 현 체제를 바꾸려고 생각하거나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다. 미군을 대장으로 임명함으로써 그가 본국의 지원력을 적극적으로 동원하여 유럽을 지켜주는 것이 더욱 이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게 상식적 판단 아닌가?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의 위험성

현 정부와 군 수뇌부들은 도취된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군이 한미연합사령관을 담당할 경우 한반도의 전쟁억제와 전쟁수행 태세는 심각하게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현재는 한 사람의 미군대장이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유엔군사령관이지만, 한국군이 한미연합사령관을 담당하면 주한미군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은 미군대장이 담당하게 되어 분리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한반도에서의 일사불란한 군사작전은 어려워진다. 두 사람이 지휘하는 형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군 대장은 한미 연합전력을 운용하고자 하지만, 주한미군사령관이 미군의 지원과 증원을 보장하지 않거나 유엔군사령관이 국제사회의 지원과 지지를 제대로 확보해주지 않을 경우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결국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은 직책은 크게 맡은 채 주한미군사령관과 유엔군사령관의 하는 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거나, 아니면 현재의 지상군구성군 사령관 정도의 역할에 머물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수의 전문가들이 ‘퍼싱 원칙’(제1차 세계대전시 미국의 John J. Pershing 장군이 제시하였다는 원칙으로 미군이 다른 국가 지휘관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방침)을 우려한 바 있듯이,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에게 미군이 작전통제를 허용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경우 과거에 일시적이거나 소부대 단위에서 외국군의 통제를 허용한 적이 있지만 현대에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주한미군의 전투부대인 제2사단은 방어준비태세-3이 발령되더라도 태평양사령관의 승인이 있어야 한미연합사령관의 작전통제가 가능하다. 한국이 떼를 써서 한미연합사령관이 일부의 미군부대를 작전통제하도록 합의되었다고 해도 다른 대부분의 미군들이 태평양사령관, 유엔군사령관, 주한미군사령관 휘하에서 작전을 수행한다면 역시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은 허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여러분이 미국 대통령이라면 약소국의 대장에게 자국군을 대거 작전통제하도록 허용하겠는가?

실질적인 사항으로서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이 현재의 한미연합사령관처럼 미 증원군의 전개와 배치를 통제하거나 그에 관련된 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가능성은 낮다. 미군이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에게 그들 국가의 최고의 기밀일 수도 있는 증원군 목록을 지속적으로 제시하거나 한미연합사령관의 요청을 받아서 증원의 시기와 규모를 조정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군 대장인 한미연합사령관이 미 증원군의 규모와 전개 시기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할 경우 초기 작전 이외에는 작전계획을 수립할 수가 없고, 갑자기 증원될 경우 적시적소에 투입하기도 어렵다. 한국군이 한미연합사령관을 맡을 경우 장차전의 계획과 수행은 거의 불가능하고, 그렇게 되면 결국 허울의 사령관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지금보다는 역할이 더욱 강화될 것 아닌가라고 반문할 것인가? 그렇다면 정말 열등감 이외에는 현 정부의 이 노력을 설명할 수 없다.

이미 미군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생할 경우 한미연합사가 아니라 유엔군사령부를 핵심 전쟁수행사령부로 사용하겠다고 생각하여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택 기지에서도 가장 중심부에 유엔군사령부를 배치하였고, 캐나다 장군을 부사령관으로 임명하는 등 기능을 확대하였으며, 유엔군사령부와 한미연합사 참모의 겸직을 줄이고 있다. 유엔군사령부가 재등장할 경우 한국은 1개 유엔군회원국으로서의 권한만 행사할 수 있을 뿐이어서 50% 권한을 행사하였던 한미연합사 체제에 비해서는 권한이 더욱 줄어든다.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은 현재의 지상구성군사령관에도 못 미칠 수 있다. 이렇다고 해도 한국군 대장이 한미연합사령관을 하는 것이 자랑스럽고, 그렇게 하면 열등감이 해소된다고 생각하는가?

북핵 불포기 상황에서도 재고가 불필요하다니

지난 2월 하노이 회담의 결렬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듯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북한은 수소폭탄을 개발하여 핵무기를 20-60발 이상 보유하고 있고, 지난 5월 4일과 9일에는 러시아의 이스칸데르(Iskander) 미사일을 모방한 신형 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다. 이 미사일은 고체연료를 사용하여 한국군의 선제타격을 위한 시간 자체가 보장되지 않고, 요격회피 기동이 가능하여 미사일 방어망이 무기력해진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미군을 보조적 역할로 격하시킨 채 우리가 책임지고 우리를 방어하겠다는 현재의 생각이 과연 책임있는 생각인가? 핵무기없이 북한의 핵무기 위협에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것인가? 6.25전쟁 이후 지금까지 70년 가까이 미군에게 한반도 방어의 책임을 부여함으로써 우리는 경제발전에 매진할 수 있었고, 현재의 역량을 갖게 되었다. 평시 작전통제권을 환수한 상태라서 우리의 자주권이 침해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북한 핵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조금 더 기다리는 것이 정말 그렇게 어려운가? 현 정부의 책임자들은 그들의 예상과 달리 국가안보가 잘못되면 원상복귀시킬 수 있는 신통력을 갖고 있다는 것인가?

이제 우리 모두 제발 감상적인 자주성 희구의 열기에서 벗어나자. 외국군이 우리나라 영토에 있다는 사실이 뭐가 그리 비자주적인가? 유럽국가를 비롯하여 미군을 주둔시키는 국가는 모두 비자주적인가? 오히려 주둔미군을 늘리고 미군에게 더욱 잘해주고자 노력하고 있는 일본은 바보라서 그렇게 하는가? 유럽, 일본 등의 사례에서 보듯이 강대국과의 동맹은 자주성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강대국을 영리하게 활용하는 방법일 뿐이다. 현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맥매스터(H. R. McMaster) 장군은 며칠 전 북한은 한미동맹을 분리하고 남한을 무력통일하기 위하여 핵무기를 개발했다고 말한 바 있다.

금년 8월에 실시한다고 하는 최초작전능력 검증은 결론을 정해놓고 실시할 것이 아니라 위에서 제기한 사항을 비롯하여 정말 국가의 안보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우리의 후손들에게 잘못된 결과를 물려주지 않겠다는 각오로 필요한 모든 점을 냉정하게 점검하고, 미흡하다면 연기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로 2014년 한미 양국은 “①한·미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확보 ②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국군의 초기 필수대응능력 구비 ③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지역 안보환경 충족”이라는 3가지 조건이 될 때 이를 시행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어려운 조건이 정말 달성되었다는 것인가? 북핵 위협이 더욱 강해지고 있는데, 어떻게 그러한 결론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인가?

이번 검증에 앞서서 이 문제를 담당하는 정부와 군의 책임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부터 찾아야 한다. 즉 앞으로 한국군이 사령관인 한미연합사령부와 유엔군사령부, 그리고 주한미군 사령부와의 관계를 어떻게 규정 및 유지해 나갈 것인가?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이 미군부대를 작전통제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을 요구할 것인가, 아니면 현재처럼 태평양사령관이 승인할 때 작전통제하는 정도로 만족할 것인가? 한미연합사령관을 한국군이 담당할 경우 미 증원군의 적시적 전개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미군을 포함하여 가용한 모든 자산들을 효과적이면서 체계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한국군 한미연합사령관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가? 이 외에도 한국군이 한미연합사령관 직책을 수행함에 따라 야기될 수 있는 다양한 위험과 문제점을 사전에 식별하고, 그것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도들을 다각적으로 검토하며, 그렇게 검토한 내용을 중심으로 미군과 협의를 추진해 나가야할 것이다. 어떤 경우도 변화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한미연합사의 평택 이전의 경우 확정되어 돌이킬 수 없을지 모르지만, 가능하다면 현재의 위치에 그대로 있는 것을 허용하여 서울에 잔존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 미군부대가 서울에서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토지를 환수한 상태이니 이제 웬만큼 자존심은 회복되지 않았는가? 현 한미연합사령부가 위치하는 메인 포스트의 일부와 그 지원시설 일부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정말 그렇게 서울의 발전에 저해되는 일일까? 북핵 위협이 이렇게 심각한 상태에서도 우리의 불편 해소에만 치중할 것인가? 아무런 걱정없이 이런 결정을 간단하게 내리는 현 정부와 군 수뇌부의 담대함에 대하여 경탄할 뿐이다.

추가로 제안한다면 한미연합사령관을 한국군으로 임명하더라도 상황이 긴박하거나 불가피한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미군을 임명할 수 있는 여지를 허용해놓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군 장군 중에 아무리 찾아봐도 한미연합사령관 직책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데도 한미연합사령관을 임명할 것인가? 그랬다가 전쟁에서 패배하면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특히 북한이 핵공격으로 위협하면서 기습남침을 할 경우 한미연합사령관이 한국군인 것보다 전투경험이 훨씬 많은 미군인 것이 훨씬 효과적인 것은 분명하다. 그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한미연합사령관을 겸직할 것이기 때문에 가용한 모든 자산을 즉각적으로 동원하여 대응할 것이다. 그러한 위기 상황에서는 자존심보다 국가안보가 더욱 중요한 것 아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미군이 한미연합사령관을 담당할 수 있도록 예외조항이라도 만들어 두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나가며

일본은 2015년 ‘미일방위협력지침’을 통하여 미군과 일본군 간에 “동맹조정메커니즘(Alliance Coordination Mechanism)”을 구성하였다. 이것은 미국과 일본의 군대 간에 발생하는 다양한 사항들을 긴밀하게 조정하기 위한 상설조직으로서, 한미동맹 간에 한미연합사령부가 수행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그만큼 안보상황이 불안하고, 미일 양국군 간의 협력과 조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미일 양국이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위 ‘동맹조정 매커니즘’은 바로 ‘미일연합사령부’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일본은 없던 연합조직을 창설하고 있는데, 우리는 잘 기능하고 있는 현재의 한미연합사령부를 불안한 체제로 바꾸겠다고 한다. 어떤 전문가가 한국의 이러한 방향이 합리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겠는가?

인조 때 청나라가 쳐들어와서 속수무책이 되었음에도 김상헌을 비롯한 주전파(主戰派)들은 자존심을 강조한다. 그러나 주화파(主和派)로 불리는 최명길은 자존심보다는 국민들의 안전을 강조하면서 항복문서를 작성하였고, 국토를 전화에서 구하고자 했다. 한국에는 자주를 강조하는 사람도 있어야 하지만, 동맹을 강조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어찌 현 정부에서는 김상헌만 있고, 최명길은 전혀 보이지 않는가? 합리적인 정부라면 자존심보다는 국민들의 안전을 강조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제발 정부는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전문적인 의견을 충분히 청취 및 수렴하여 오로지 국익 차원에서 신중하게 제반 사항을 판단해주길 바란다. 대한민국은 현 정권이나 현 장관들이 멋대로 재단해도 되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최근 안보문제를 논의하면서 알게된 특이한 현상이 있다. 자주를 강조하는 좌파인사들이 더욱 대미의존적이라는 사실이다. 그들은 미국이 동맹국으로서 한국을 지켜주겠다는 말, 한미동맹이 철통같다는 말을 전혀 의심하지 않고 있고,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공격하거나 위협할 경우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할 것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래서 북한의 핵위협은 우리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이 다 처리해주게 되어있기 때문이다. 이게 과연 타당하거나 자주적인가? 그들의 기준에서 보면 필자는 분명 대미 사대주의자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미국이 동맹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릴 것을 우려하고, 그에 대한 우리의 대비책을 강조한다. 국민들은 나라를 위하여 어떤 사람이 많아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필자는 다수의 기회를 통하여 ‘안보의 완벽폭풍’을 강조한 적이 있다. 국민들의 대북경계심이 매우 약화되었고, 군대도 국토방어라는 본연의 임무보다는 정치권의 눈치를 보며, 정부는 이성보다는 감정으로 국가안보에 접근하고 있다고 현 상황을 평가하기 때문이다. 완벽폭풍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유일한 희망은 한미동맹, 특히 한국의 전쟁억제와 유사시 전쟁승리를 위한 책임을 수행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는 한미연합사의 존재였다. 그런데, 이제는 이 마지막 보루마저도 무너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러고도 매일 밤 편안하게 잠을 자는 우리 모두가 부끄럽다.

글/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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