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 연극 추천 - 그녀를 믿지마세요 -
대학로 연극 추천 - 그녀를 믿지마세요 -
  • 윤홍원 문화평론가
  • 승인 2015.10.21 2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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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길어지면 용기는 사라진다

[업코리아=윤홍원] 연극이 다른 공연산업과 차별성을 띄는 가장 큰 특징은, 역시 누가 뭐라해도 관객과의 소통에 있을 것이다. 관객들은 두시간 남짓한 시간을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며 웃고 웃는다. 바로 눈 앞에서 움직이는 연기를 관람하며 마음껏 박장대소할 수 있는 연극 특유의 정서가 그리워, 어느날 문득 대학로를 찾았다.

연극 그녀를 믿지마세요는, 작년 4월부터 무대에 올라간 공연으로, 짝사랑을 위해 연애전문 기관의 도움을 받아 연애를 시작한다는 그 줄거리는, 어쩐지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연상하게 하는, 조금은 뻔하고 진부할 수 있는 틀 안에서 진행되었다. 하지만 배우들의 진정성있는 연기와 마지막 반전에서 가해지는 임팩트는 그 뻔한 틀을 깨고도 남을만한 그것이었다.

연극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청춘남녀에게 어떤 교훈적인 메세지를 담고 있다. 연애에 대한 자유성과 개방성은 짙어졌지만, 너무 가볍고 쾌락지향적이며 이해타산적인 연애의 어두운 모습은, 우리 모두가 외면하고 싶은 불편한 진실일 것이다. 사랑은 머리가 아닌 마음이 하는 것 이라는, 오래된 명언이 공연장에서 유난히 의미있게 울리던 이유였을 것이다.

다만,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한국 연극 산업 자체의 침체를 느꼈기 때문이다. 주말 저녁이라는 데이트 피크타임에도, 공연장은 채 반도 채워지지 못했다. 또한, 공연시작 전 재치있는 배우가 진행하는 아이스 브레이킹 타임의 레파토리는, 어쩐지 다른 공연에서 본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연극의 발전성이 조금 더 진보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공연 자체는 충분히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연극의 내용에 빠져들고, 배우들의 연기에 동화될수록 무대위로 뛰어 올라가고 싶은 충동을 여러번 억눌러야만 했던, 오랜만에 연애세포를 되살리고 싶은 당신에게도 추천해주고 싶은 공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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