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준길의 공화주의(2)>,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정준길의 공화주의(2)>,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
  • 정준길 변호사
  • 승인 2015.10.07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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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 민주주의, 공화주의의 상호관계는 어떻게 정리될 수 있을까요?
▲ 정준길 변호사(새누리당 광진을 당협위원장).

자유민주주의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요소인 자유주의, 민주주의, 공화주의의 상호관계는 어떻게 정리될 수 있을까요?

민주주의의 문제점은 한마디로 말하면 ‘다수의 횡포’입니다. 고대 아테네에서 시행되었던 ‘도편추방’을 보면 민주주의가 얼마나 노골적인 다수의 횡포를 실현할 수 있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납니다.

공화주의의 입장에서 볼 때, 민주주의의 단점인 다수의 횡포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법에 의한 권력의 통제입니다.

예를 들어 연쇄 살인범을 잡았다고 해보겠습니다.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구동성으로 그 죄인을 죽여야 한다고 외칠 것입니다. 단지 다수결의 원리만 작동하는 민주주의라면 여론 재판에 따라 그 범죄자를 엄벌해야 합니다.

그러나 법이 존재한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아무리 다수의 의견과 감정이 한쪽으로 흐른다 해도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지켜 주면서 법적 절차에 따라 문제를 처리해 나가야 합니다. 이 때 법을 통한 권력의 통제가 바로 공화주의의 원칙입니다.

최장집 교수는 공화주의가 민주주의의 완성을 위한 하나의 조건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민주주의가 일련의 절차적·제도적 장치만으로는 제대로 작동하고 발전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공화주의의) 의미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단순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공화주의가 주장하는 법의 지배를 받아들여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을 존중하는 민주주의, 즉 공화주의의 의미가 내재화된 민주주의입니다.

자유주의 역시 현대 민주주의의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습니다. 인류 역사는 자유화가 민주화에 선행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권위주의 시대에 민주세력들은 국민의 기본권과 같은 자유주의적 가치를 회복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왜냐하면 언론 출판의 자유와 같은 자유주의적 가치가 우선적으로 확보되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뿌리 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화주의와 자유주의의 관계도 중요합니다. 공화주의도 개인의 자유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유주의가 생각하는 자유가 소극적 의미의 자유라면, 공화주의적 의미의 자유는 법치주의와 결부되는 적극적 자유입니다. 공화주의는 법률에 의한 간섭은 자유에 대한 억압이 아니라고 봅니다. 오히려 법률로 권력을 통제하는 것이 더 큰 자유를 제공하는 방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공화주의』(Repubblicanesimo)라는 책의 저자인 모리치오 비롤리(Maurizio Viroli) 미국 프린스턴大 교수는 공화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조건이 ‘법의 지배’라고 말합니다. 그에게 자유란 “모든 사람을 똑같이 제한하는 법에만 복종하는 것”입니다.

공화주의자는 자유를 늘리기 위해 법적 제약을 확장하는 결단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법과 자유에 대한 공화주의적 해석과 관점은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매개하고 통합할 수 있는 에너지를 만들어 내는 원천입니다.

엘리트인가? 단순 대리인인가? 

이와 관련해 현대 민주주의가 운영 중인 보통선거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여러 학자들이 지적하듯이 현대의 보통선거란 기본적으로 민주적 성격과 공화적 성격을 함께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참여하므로 민주주의적이지만, 결국 엘리트가 선출되므로 공화주의적이라는 것입니다.

공화주의는 선거를 통해 엘리트를 대표로 뽑았습니다. 이러한 사정은 우리가 쓰는 단어의 기원에도 그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election(선거)은 elite(엘리트)와 어원이 같습니다. 반면 민주주의는 추첨으로 일반인을 대표로 뽑았습니다.

공화주의적 관점에서 엘리트 대표는 수탁자(trustee)로서 독립성을 가지고 소신 있게 정치를 할 수 있는 반면, 민주주의적 관점의 일반인 대표는 단순 대리인(delegate)으로서 전적으로 선거인들의 뜻에 따라 정치를 해야 합니다.

이에 따라 보통선거 시스템에서 선출한 민의의 대표는 수탁자이면서 동시에 대리인이라는 이중적 성격을 지니게 됩니다.

공론민주주의 역시 공화주의가 민주주의에 개입한 사례 중하나입니다. 공론민주주의는 단순히 ‘선거’와 다수결에 의존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국민의 다양한 정치적 의사를 언론기관 등을 통해 형성한 사회적 ‘공론장’에서 1차적으로 여과하여 정책결정에 반영하는 정치기제를 말합니다.

현대의 대중은 저마다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치에 대한 일상적인 관심을 기울일 수 없고, 많은 정보의 제약을 받습니다. 때문에 단순히 대중의 판단에 의존하는 고전적 민주주의 시스템은 공공선을 실현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려면 공론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 공론 민주주의입니다.

대중은 공론화과정에서 풍부한 정보를 얻고 이성적으로 정치의사를 검토할 수 있게 됩니다. 이 과정을 거친 국민의 의사는 수준 높은 정치의사로 재탄생 하게 되고 공론화된 정치의사가 정책결정에 반영되면 공공선의 실현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시 말해 공론민주주의의 확대와 참여민주주의 도입 같은 목소리들 역시 민주주의에 공화주의적 철학이 개입한 결과입니다.

공화, 자유와 민주를 통합하다.

김주성 한국교원대학교 교수는 계간 시대정신 2010년 여름호의 ‘한국의 보수주의와 민주주의’라는 글에서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공화주의로 서로 보완관계가 되었다.” 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김주성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대립되던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가 만날 수 있는 까닭은, 민주주의가 공화주의로 여러 겹으로 통제되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가 내밀한 개인의 실존영역을 파괴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졌다. 공화주의로 매개되었기 때문에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서로 보완관계로 접어들었다. 현대 민주주의는 표현의 자유와 같은 자유주의적 가치가 확보됨으로써 발전되었으며, 자유주의적 가치는 민주주의의 지지를 받아 더욱 확고하게 보장되고 있다.”

여전히 현대 민주주의의 근본적 고민은 개인의 자유와 공공선의 조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민주공화국’의 의미는 민주주의와 공화주의의 결합양식에서 찾아야 하고,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가치가 서로 융합하기 위해서도 공화주의 매개기능이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결국 오늘날 한국의 정치현실에서 무엇보다도 절실한 것은 헌법질서를 준수하면서 공공이익을 도모하는 “공화적 시민의 덕성”입니다.

우리가 어렵게 얻어낸 민주주의의 원칙을 지키면서 동시에 자유주의와 공화주의의 핵심원칙을 포용할 수 있는 국가.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꿈꾸고 실현해야 할 나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 위에 우뚝 선 ‘민주공화국’입니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대한민국의 건전한 보수세력이 지향해야 나가야 할 핵심적 가치입니다.

 

정준길 변호사(새누리당 서울시 광진을 당협위원장)

세종초등학교, 건대부중ㆍ고 졸업

서울대 입학ㆍ법과대학 졸업

KAIST MBA 졸업

사법시험(35회) 졸업ㆍ사법연수원 졸업(25기)

부산지검 검사 (주요사건: 조선족 해상강도 살인사건 등)

수원지검 여주지청 검사, 울산지검 검사, 서울중앙지검 소년부, 특수3부 검사

상해 복단대 방문학자 및 화동접법학원 수학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공적자금비리 수사처 포함)파견

새누리당 광진구(을) 국회의원 후보

CJ(주) 경영전략지원 담당

CJ 제일제당 경영지원실 상무(전략구매실장)

업코리아, UP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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