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지만 값진 영화 ‘똥파리’
거칠지만 값진 영화 ‘똥파리’
  • 공예슬 문화평론가
  • 승인 2015.10.01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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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코리아=공예슬 문화평론가] 양익준 감독이 드라마와 영화에서 굵고 짧은 역할로 잠깐 나왔을 때 인상이 깊어 인터넷에서 찾아본 적이 있다.

그의 대표작이 ‘똥파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영화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영화의 내용이나 의도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보게 되었다. 첫 장면부터 다소 거친 언어들과 폭력적인 장면들이 등장해 당황했지만 어느새 사연이 있어 보이는 주인공에 눈길이 가게 되었고 연민의 감정이 들기 시작했다.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악인일 수 없고 가정환경과 주변의 사람들로 인해 적지 않은 영향을 받는다. 폭력적인 아버지의 영향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똥파리 같은 인생을 살게 된다. 어떤 이들이 보기에 당연한 가족의 사랑에 목말라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점은 아무리 증오하는 부모라고 해도 서로가 닮아가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았다. 폭력적인 아버지를 미워하지만 자신을 돌아보면 어느새 누군가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조폭이라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 그만큼 어렸을 때부터 보는 것을 무의식적으로 배우게 되고 닮아가게 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가 당한만큼 누군가에게도 폭력을 가하면 카타르시스 또는 쾌감을 얻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되는 것이다.

 이 영화의 엔딩이 가족 간의 화해와 화합을 다루었다면 희망적이고 흐뭇한 영화가 되었겠지만 오히려 우리 사회에서 가정폭력에 피해 받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거 같아 좋았다. 최근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에서 가정폭력, 특히 아동폭력에 대한 주제를 자주 다룬다. 우리는 가해자의 잔인성에 손가락질을 하며 처벌에 관심을 가지지만 정작 피해를 받은 자녀에 대해서는 많은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가해자의 처벌보다 마음의 상처를 입은 자녀가 조금이나마 치유가 되고 자신이 성인이 되었을 때 부모와 같은 상처를 주지 않도록 성장하는데 많은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 가족의 보살핌과 애정이 누군가를 똥파리 또는 금파리로 만드는 데는 한순간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 그렇다면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자녀는 뭘 해도 잘되고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자녀는 계속 가난하게 밖에 살 수 없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 같아 한편 씁쓸하기도 했다.

업코리아, UP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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