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한국 창작 오페라의 관습적 소재를 과감히 탈피한 오페라 - 인형의 신전
[공연리뷰] 한국 창작 오페라의 관습적 소재를 과감히 탈피한 오페라 - 인형의 신전
  • 김시온 기자
  • 승인 2019.03.11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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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 창작 오페라 부문에 선정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옥상훈]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옥상훈]

지난 8~9일 서울 구로구 가마산로 구로아트밸리예술극장에서 올려진 영산오페라단(단장 조용찬)이 제작한 오페라 ‘인형의 신전’은 대한민국 창작공연의 산실로 공연예술 대표적 지원사업인 ‘2018 공연예술창작산실-올해의 신작’ 창작 오페라 부문에 선정된 오페라이다. 

대본엔 신영선 작가가, 작곡엔 김천욱 작곡가가 선정된 후 영산오페라단이 쇼케이스 올려 창작오페라에 최종 선정됐다.

영산오페라단은 "오페라를 엔터테인먼트로 만들자"라는 모토로 2014년에 창단됬으며, 창단한 해에 제7회 대한민국 오페라 공연장부분 특병상을 수상하였다. 다양한 방법으로 공연을 구성(LED 무대전면 제작)하고, 자막 번역의 현대화를 도입하는 등 오페라의 관객층 저변확대에 힘쓰고 있다. 

영산오페라가 제작한 '인형의 신전'은 트로이 전쟁을 창작 오페라로 재해석한 이 작품은 상실 앞에 선 인간의 슬픔을 처절하게 그려냈다.

트로이 전쟁에 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트로이 왕 프리아모스의 딸 카산드라와 그리스 왕 메넬라우스의 형이자 총사령관인 아가멤논, 그리고 트로이의 장수 아이네아스의 이야기를 다룬 오페라 인형의 신전은 한국 창작 오페라의 관습적 소재를 과감히 탈피하여 트로이 전쟁 이야기라는 먼 시공간의 보편성을 선택하였고 결과적으로 창작자와 관객 모두에게 만족스러운 선택으로 보인다. 오페라 장르 자체가 서구 예술의 총합이며 그 전통을 익히 학습한 연주자와 제작진은 이 소재를 능숙하게 다루고 있으며, 이미 다양한 소재에 익숙해진 우리 관객들 역시 별다른 괴리감 없이 트로이 전쟁 이야기에 몰두할 수 있었다.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옥상훈]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옥상훈]

현대적이고 미니멀한 무대의 변화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명료하게 상황의 전개를 제시하는 점이 효과적이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어두운 조명으로 일관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심각한 내용을 전달하는 연출 의도라 짐작되나 연기자들의 움직임의 윤곽을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의 조도는 지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애절한 음악은 우리말 가사와 잘 맞아들어갔으며 연주자들의 연기는 다소 관습적이었으나 성악적 기량과 표현력은 출중하다고 보았다. 특별히 합창단의 사용은 연출과 연주의 영역에서 모두 인상적이었다. 합창단을 객석 2층에 배치하여 음향적 입체성을 추구한 마지막 장면은 대부분의 관객들이 기억에 남는 것으로 꼽을 듯 하다. 객석 곳곳에서 조용히 훌쩍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옥상훈]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옥상훈]

내용면에서는 그리스 비극과 구약성서의 세계를 결합하며 종교의 본질을 묻는 듯 했다. 종교는 인간이 자신의 죄책감을 은폐하기 위하여 고안한 일종의 기만일 수 있으며, 그 기만의 결과는 파괴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각자 나름대로의 진실함과 절박함으로 자기 외부(타자, 신 등)로부터 답을 찾을 수밖에 없다.

높은 객석 점유율과 공연 후 관객 반응으로 보아 재공연과 수정보완의 선순환을 통한 발전이 기대되는 수작이다. 정진을 빈다.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옥상훈]
[사진=한국문화예술위원회 제공 / 옥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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