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러니를 보여주는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아이러니를 보여주는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 공예슬 문화평론가
  • 승인 2015.07.28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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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코미디의 흥행

[업코리아=공예슬 문화평론가]  다양한 연극이 넘치는 대학로에서 자주 등장하는 장르는 단연컨대 로맨스와 코미디 또는 둘을 교묘하게 섞은 로맨틱 코미디이다. 연극을 보러오는 연령층이 대부분 젊은 여성들이다 보니 이는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색다른 장르의 연극이 있는데 이는 블랙 코미디를 주제로 삼은 ‘죽여주는 이야기’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단어가 합쳐진 이 장르는 비극적이고 우울한 제재로부터 웃음을 유발시키는 연극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자칫 잘 못 표현 할 경우, 억지스럽고 식상한 이야기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여주는 이야기’가 흥행을 끄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직접 관람하러갔다.

   먼저 자살이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는 부분에서 비극적 요소를 찾게 되었고 이를 도와주는 자살 사이트 운영자와 회원을 주인공으로 삼는 것이 신선했다. 연극제목에 부여된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보게 된다. 또한 실제로 우리나라 자살률이 증가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자살 사이트도 더불어 늘어난 현실을 반영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서 회원으로 나오는 여자 주인공 마돈나는 실제로 여자배우가 연기하기도 하는데 우연치 않게 남자배우가 여장을 하고 나오는 회차를 보게 되었다. 극중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향해 외모지상주의적인 언급을 가끔 하는데 이는 남자가 여장을 했다는 전제를 내보이면서 하기 때문에 듣기 거북하지 않았다. 오히려 남자가 여장을 해서 여자 주인공을 연기한다는 그 자체가 더욱 재미있었고 연극에 감칠맛을 더해주었다.

   연극 초중반에는 배우들이 관객석을 오가며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즉흥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예측할 수 없이 계속 웃게 된다. 이 연극이 주고자하는 메시지와 의도에 대한 궁금증이 생길 무렵 연극 후반부에서부터는 주인공 간의 반전이 등장하고 배우들의 연기가 무르익으며 자살이라는 소재를 조금 더 부각시킨다. 결론적으로 ‘죽여주는 이야기’는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준다. 자살이라는 소재를 해학적으로 잘 표현했으나 웃음유발에 초점을 맞추게 되다보니 비극적 요소라는 색깔을 가지고 있는 블랙 코미디를 온전하게 표현하지 못한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하지만 돌발적인 상황에서도 능청맞게 대처하는 배우들의 노련미와 연기력은 여느 연극 못지않게 훌륭했고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했다. 웃고 마는 휘발성 연극이라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대학로에서 한번쯤은 꼭 봐야할 연극이라고 생각한다.
 

업코리아, UP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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