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고 싶은 그 여자, 소마 미술관 <프리다 칼로>전시회
닮고 싶은 그 여자, 소마 미술관 <프리다 칼로>전시회
  • 양혜은 문화평론가
  • 승인 2015.07.11 0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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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리다 칼로>전시 포스터/사진 제공,소마미술관

[업코리아=양혜은 문화평론가] 닮고 싶은 여자가 있다. 그녀를 처음 알게 된 건 우연히 읽은 책 덕분이었다. 책 속의 그녀는 절망적인 삶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았다. 그녀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에는 동정과 존경이 담겨있다. 나는 그녀가 한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에 너무나 기뻤다. 반드시 그녀를 보러 가야만 했고 들뜬 마음을 추스려 소마 미술관을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그토록 보고 싶었던 <프리다 칼로>를 만났다.

프리다 칼로는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혁명적이고 강인한 여자이다. 절망의 연속이었던 그녀의 생애와 눈물과 희망이 섞인 작품들은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칼로는 18살에 전차사고를 당해 쇠파이프가 골반과 척추를 관통했고 육체적 고통을 잊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학교강당에서 벽화작업을 하던 21살 연상 디에고를 만나 결혼한다. 디에고는 당시 멕시코 벽화운동의 선두주자로 민중적인 그림을 그리는데 앞장섰다. 그는 뚜렷한 신념을 가졌으며 자신의 사상을 표출하는데 거리낌이 없었다. 그의 저항적인 면모는 칼로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으며 정신적인 동반자로 곁을 지켜주었다. 하지만 디에고의 자유로운 면모는 한 곳에 정착하지 못하는 무책임한 결혼 생활을 만들었으며 이는 평생 칼로를 괴롭혔다. 결국에 그는 칼로의 여동생과 불륜을 저질렀고 이는 서른 번이 넘는 수술과 여러 차례 유산으로 아파하는 칼로를 다시 절망의 늪으로 빠뜨렸다.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에게 필연적인 존재였지만 함께 살아갈 수는 없는 관계였다.

그녀의 작품들은 깜깜한 칠흑 속에 별처럼 반짝인다. 그리고 배부른 절망 속에서 너무나 쉽게 절망을 부르짖는 현대인들에게 침묵하는 법을 가르쳐준다. 그녀는 어둠으로 가득 찬 생애를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인내와 사랑을 통해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켰다. 그래서 그녀는 인간적으로 닮고 싶은 사람이자 위대한 예술가이다. 그녀는 모두를 눈물짓게 만드는 슬픈 이야기의 주인공이지만 울면서 구원의 손길을 기다리는 연약한 여자가 아니었다. 멕시코의 억압된 자유를 고발하고 민중의 삶을 솔직하게 그린 사상가였으며 자신의 슬픔 속에서 희망을 그리는 진정한 예술가였다. 남편 디에고를 바라보는 연민과 증오, 사랑은 그녀의 인간적인 면모를 솔직하게 보여준다. 특히, 그녀가 그린 수많은 자화상은 고통을 이겨내기 위한 자의식과 자기연민, 존재의식, 허무함 등이 담겨있다. 자화상을 그리는 동안 그녀는 자신의 고통스러운 처지와 바뀌지 않는 현실을 끊임없이 생각해야만 했을 것이다. 그래서 자화상을 보고있으면 그녀의 상처가 살아 숨 쉬고 있어 눈물이 난다.

▲작품<Self-Portrait with Necklace>/사진 제공,베르겔 재단

하지만 칼로는 누구보다 강한 사람이었다. 강한 사람은 외부 요인들에 쉽게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나간다. 그래서 혼자서도 세상을 살아갈 힘을 얻고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볼 줄 안다. 어찌 보면 그녀는 예술가가 될 수밖에 없는 환경 속에서 자라났지만 자신만의 색깔로 그림을 그려나갔다. 자신을 정확하게 인지하는 예술가로서 그녀는 우리에게 깊은 인상을 주는 작품을 남겼다. 또한 칼로는 사랑을 구걸하지 않았으며 자신의 아름다움을 아는 여자였다. 흙먼지에 뒤덮이더라도 그녀는 아름다운 꽃이었으며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았다. 짙은 눈썹, 살아있는 눈빛, 다부진 표정의 프라다 칼로는 말한다. 자신을 잊지 말라고.

“내가 나를 자주 그리는 이유는, 너무 자주 외롭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이 내가 가장 잘 아는 주제이기 때문이다.”(프리다 칼로)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남을 따라하지 말자는 것이다. 똑같은 옷을 입고 유행하는 신발을 신어야 멋진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트렌드는 유행을 따르지 않는데서 시작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살아있는 눈빛을 가진 자들의 것이다. 현대인들의 불행은 타인의 시선과 영향력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이제부터는 남들의 시선에서 오랫동안 머무르지 말고 자신을 바라보자. 내가 가진 슬픔과 희망의 색깔을 입힌 자화상을 그릴 수 있다면 꽤 멋있는 삶이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전시 정보

ㅇ 전 시 명 : 프리다 칼로_절망에서 피어난 천재 화가
ㅇ 전시기간 : 2015. 6. 6.(토) ~ 2015. 9. 4.(금)
ㅇ 관람시간 : 오전 10시~오후 8시
ㅇ 전시문의 : (02)801-7955
ㅇ 홈페이지 : www.frida.kr
ㅇ 전시장소 : 소마미술관
ㅇ 전시작가 : 프리다 칼로, 디에고 리베라 등 총 12명
ㅇ 출 품 작 : 회화, 드로잉, 사진, 장신구 등 총 100여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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