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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CA 공개패널토의]상호 문화적 관점에서의 미술과 철학 그 두번째 이야기Part 2. 큐레이터와 예술사학자
  • 김정아 문화평론가
  • 승인 2015.06.12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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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학교 김정아 문화평론가](본 칼럼은 Part1. 속의 철학, 그 복합적 학문에 대하여 기사와 이어진다)
큐레이터는 미술관 전시 기획, 작품 배치 등을 하고 예술사학자는 예술사에 관해 학문적으로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한다. 그 직업을 갖기 까지의 과정과 그 역할이 미국과 한국에서 차이가 있는데 한국과 미국 모두를 겪어본 박유미 교수와 에릭박사의 의견을 들어보았다.

Q 박유미 교수에게, 미국과 한국에서 미술 공부를 하면서 느낀 차이점은 무엇이었는가?
A 유미
한국에서는 순수예술의 세라믹을 전공했고 미술사는 공부하지 않았다. 또 예술 작품에 대한 이론적 접근도 하지 않았다. 나라마다 각각 가르치는 방식이 다르고, 특히 미국은 주마다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 하기는 어렵다. 한국의 경우 문제를 해결할 때, 선후배와 같이 어떤 친밀한 관계를 통하지만 미국은 그런 것 없이 개인적으로 이뤄진다. 학교에서 자료를 찾거나 그것이 힘들 경우에 tutor(개별 지도 교사)를 찾는다. 그것이 큰 차이일 것이다.

Q 한국에서는 미학이나 예술사 등 많은 과정이 있다. 미국에서는 예술사와 큐레이터가 되려면 어떤 과정을 거치고 어떻게 운영되며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A 유미

큐레이터로서의 경험이 많이 없기 때문에 질문은 대답하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보통 미국의 예술사는 아트 프로그램과 관련있다. 전통적으로 예술사는 인류학을 연구했기 때문에 일부 대학에서 그것들을 함께 배운다. 좀더 트렌디한 부분에서는 동시대, 즉 현대미술과 비평이 관련되어 있다.
A 에릭
이전에 예술사는 고립되어 있었다. 그 그림이 누가 그렸는지는 알지만 많은 사람들이 예술가들과 예술품들의 기원에 대해서는 잘 생각하지 않았다. 그리고 미학에 대해서는 철저히 철학적으로만 논의 되었다. 예술과 철학이 함께 논의된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것이 바뀌었고 현대의 이론과 비평, 연구들에서 여러 학문들이 융합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불교나 한국예술에 대해서 공부한 사람은 예술가들의 이름, 제작 시기 뿐만 아니라 다른 것들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는 것 처럼 말이다.
얼마 전에 예술사로 참여했던 경험에 비춰봤을 때, 예술사와 큐레이터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큐레이터는 그 예술 작품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그것을 만든 작가에게 어떤 의도를 갖고 있는지 왜 이렇게 표현 했는지에 대해서 묻고 관련 논문을 쓴다. 종교나 미학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렇게 물체에 대해서 파악하는 것은 어떤 분야에서든 가장 기초적인 단계이다.

Q 한국의 경우 학예사 시험을 보고 미술관에서 일하는 등의 복잡한 절차를 통해서 큐레이터가 될 수 있다.
A 에릭
(미술관에서 1년간 인턴쉽을 하는 것에 대해) 그렇게 하는 것이 맞다. 박사 과정에서 배운 것은 미술관에서 일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는 못한다. 학교에서 배운 것은 지적 질문이고 미술관에서는 기술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A 유미
내 친구가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곳도 마찬가지다. 미술관은 그들을 교육하는데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한것에 대해 돈을 지불한다. 당연히 미술관에 대해 잘 알고 익숙한 사람을 선호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시험을 쳐서, 답을 체크하고 적는 걸로 미술관 시스템을 이해할 수는 없다. 오히려 일 해서 경험을 쌓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패널
고등학교 때 큐레이터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봤는데 예술사 전공과 큐레이팅 전공이 정말 다르다고 느꼈다. 그래서 어떤 것이 큐레이터가 되는 데에 더 적합하지? 하고 혼란스러웠다.
A 유미
실제로 미국에서는 미술관학 프로그램들이 있다. 이건 교육하는 것보다 좀더 현실적인 접근법이다. 예술사 교육은 예술품과 그 연구 방법에 대해서 연구원을 양성하기 위함이고, 미술관학 프로그램은 실제로 미술관에서 아티스트들과 대화하며 주제가 무엇이고 어떤 전시를 위해서 어떤 작가를 섭외해야 하는지 배운다. 그래서 그 과정을 1,2년에 걸쳐서라도 꼭 수료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작품들을 어떻게 배치해야 하는지, 또는 마케팅에 관련된 전문가를 양성하게 된다. 그에 비해 큐레이터는 예술사와 박사학위에 관련된다. 어떤 예술 작품을 미술관에 두는 것이 좋을 것인지 내재적 가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교육받는다. 그것이 차이이다.
A 에릭
인류학자의 경우 미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질문을 한다. 음식이나 패턴, 건축, 문화, 경제, 종교 등 관련 된 어떤 것이든 말이다. 예술학자는 오브젝트 위주로 분석한다. 그렇게 이 두 분야가 중시하는 가치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예술이 농경과 식생활의 발달 위에 생겨난 것임을 생각하면 예술을 공부하는 사람들 역시 인류학자와 같은 광범위한 질문을 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그 자체의 연구에도 새로운 기회가 된다. 큐레이터는 박물관에서 많은 대중과 학계 학자, 학생과 토론하며 예술품 고유의 가치 뿐만 아니라 역사적, 문화적 가치 등을 포착해서 다음 세대에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A 유미
인류학자를 다짐하게 된 것은 내 연구의 한계를 직면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세라믹을 만들까? 하는 궁금증도 그 세라믹엔 무엇이 있었을까? 라는 물음으로 바뀌었다. 어떤 것에 막혔을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그게 인류학자가 된 이유이다. 그리고 연구를 함으로써 그 물체가 얼마나 가치 있고 가격이 얼마인지 신경쓰기 보다 연구에 몰두할 수 있다. 하지만 큐레이터라면 그걸(마케팅적 가치) 신경 써야한다.


Q 미술의 정의와 미술과 문화의 가치는?
A 유미

미술과 문화는 서로 뒤엉켜있다. 음.. 한 문장으로 말하자면, 미술은 문화가 반영된 것이라 정의할 수 있다.
A 에릭
사람들은 특히 현대 예술 이후로 미술에 대한 정의를 고민해왔다. 서양예술에서 그림과 조각의 형태가 미술이라고 여기고 미술관에 넣었다. 현대에 이르러 예술가들이 기존의 미술이라 불렸던 것들이 아닌 형태를 생산해내면서 학자들은 이것들이 예술 문화가 될 수 있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예술이 아닌 것은 어떻게 분석하고 예술은 무엇인지 정의할 때가 된 것이다. 이렇게 현대예술은 미술을 재정의 하였다. 내가 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그림과 조각만 미술의 형태라고 생각하는)오류를 바로잡고 제의예술과 같이 특정한 목적을 갖는 것들의 영향을 살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하나의 예술작품이 어떤 기능을 하고 어떤 문화로부터 왔는지 고려하지 않은 기존의 생각을 깨는 것도 필요하다.

미술의 재정의를 위해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예술은 무엇인가? 제의 가치는 무엇인가? 과학은 무엇인가? 한참을 이야기 나눴고 다시는 이런 질문을 들고 오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웃음)
앞서 했던 질문들에 대한 확실한 정의는 사실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그것들을 정의하면 (정의한) 그것 안에서, 우리가 아는 범위에서 이해하게 되는 것 뿐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좀 더 포괄적으로 세상을 파악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사람들이 만든 것, 이룬 것, 믿은 것과 같이 많은 틀이 있다. 우리가 이것들을 어떻게 다 아우를 수 있단 말인가? (다양한 가치들이 공존하므로) 이것을 예술이라, 저런 것을 예술이라 하든 사실상 큰 의미가 없다. 예술이라 부르든 뭐라 부르든 상관 없다. 중요한 것은 그것 아래의 것을 탐구하는 것이다.

Q 에릭 박사님이 생각하기에 단어를 통해서는 못하지만 미술을 통해서 전달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에릭

학계에서 종교와 관련된 부분에서 특히 다이어그램이나 시각이미지로 된 것들이 발표되곤 하는데 이상한 것이 아니라, 언어나 글과 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글이나 시각 이미지, 소리 이 모든 것은 의사소통을 다르게 하는 매개체일 뿐이다. 언어로 말하지 않아도 곡선이나 모양, 이미지, 조각 등을 통해서 표현을 하고 다른 효과를 줄 수 있다. 생각하고 의사소통 하는 데에는 다양한 방식이 있기 때문에 꼭 하나로 대체할 필요가 없다.
언어가 의사표시의 가장 근본은 아니다. 왜 우리는 다른 방법들(소리, 그림 등)을 언어와 비교하는가? 언어는 널리 퍼져있고 같은 의미를 공유하고 있는 것 뿐이다. 이미지로 정의하는 것 역시 언어로 정의하는 것 만큼 강력하다.

Q 마지막으로 한국 opinions에게 한마디 한다면?
A 에릭

행운을 빕니다 (웃음)
A 유미
미술관에 관한 복잡한 이슈에 대해 다뤘다. 학예사, 큐레이터 등등 .. 이것들에 적합한 커리큘럼이 생기길 바란다. 정부가 이러한 과정을 겪어야 된다고 개입하고 있지만 학술 교육 부분에서 개입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국가 정책에 의존하지 않고 그에 벗어나서 우리만의 커리큘럼을 위해서 진정한 자유를 가져야 한다.

예술사에 대한 공부와 현장실습이 동반되는 한국과 큐레이터 양성 전문 프로그램이 있는 미국의 형태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되는 과정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예술품에 대한 고찰은 양국 공통이다. 그래서 에릭 박사와 박유미 교수는 단편적으로 미술품의 가치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앞서 말한 복합적인 학문과 같이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을 바라볼 것은 권유하고 있다.

미술과 철학의 결합이라는 복합적인 성격은 part 1의 이야기와 이어지고, part 2에서 에릭 박사의 대답과 같이 미술을 정의하는 것은 어렵다. '편의를 위해 어떤 특정 관점에서는 정의할 수 있겠지만 자칫하면 사소한 것이 사로잡혀 더 큰 것을 놓칠 수 있다. 거시적으로 우리가 바라보아야 할 것은 예술에 대하여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고 말한 그의 대답은 다소 추상적이다. 하지만 예술이 먹고 사는 일상이 성립된 이후에 생겨났고 이런 일상을 정의하는 것 역시 어렵다는 점을 생각하면 명쾌한 대답은 힘들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자의 정의를 가져 보는 것이 어떨까? 이번 토의는 비록 예술에 대한 가치를 가장 가까이서 논의하는 두 가지 직업 -큐레이터와 예술사학자-을 중심으로 하였지만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관점을 가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정아 문화평론가  sie0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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