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혜은의 독립영화수다>혼자서 살 수 없는 우리라는 이름 : 미앤유
<양혜은의 독립영화수다>혼자서 살 수 없는 우리라는 이름 : 미앤유
  • 양혜은 문화평론가
  • 승인 2015.06.03 13:22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코리아=양혜은 문화평론가]혼자가 아닌 세상에서 살지만 혼자가 편하다는 의미가 납득이 되는

▲ 영화 <미앤유>의 한 장면
세상이다. 때론 군중 속의 떠돌이가 되거나 사건의 방관자가 되어 지독히도 혼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졌다. 혼자인 삶이 행복하다는 사고방식은 서점의 신간도서 제목들만 보아도 명백한 시대상임을 알 수 있다. 어느새 '관계를 맺는다'는 단어는 상대방을 위한 시간과 돈, 관심과 사랑을 '소모'해야 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게 되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거부하고 살아가길 원하고 있다. 혼자인 게 좋았던 최초의 시기인 사춘기로 돌아가서 우리가 왜 혼자의 삶을 택했는지 생각해보자.

이 영화의 제목은 YOU AND ME가 아닌 ME AND YOU이다. 자신만의 세계가 커지기 시작한 14살 사춘기 소년 로렌조의 이야기를 다루기 때문이다. 친구와 어울려 놀기보단 방안에서 혼자 음악을 듣기 좋아하는 주인공 로렌조는 과대망상증을 앓고 있다. 자신의 존재와 자기가 만들어낸 세계가 확고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을 귀찮은 존재로 인식하는 것이다. 로렌조는 7일간의 스키캠프를 간다고 부모님을 속이고 지하창고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그는 비상식량과 소설책, 노트북, 개미집을 챙기고 자신이 만든 완벽한 아지트에 흡족해하지만 얼마 안가 그의 세계를 무너뜨릴 침입자가 나타난다. 바로 로렌조의 이복누나 올리비아다. 그녀는 마약중독자이며 방랑자이며 예술가인 자유영혼의 소유자이다. 그녀는 부모님의 눈을 피해 방안에서 지내는 로렌조와 달리 진정으로 자유롭게 사는 사람이었다. 따라서 로렌조의 세계를 무너뜨릴 가장 적합한 인물이기도 했다. 그녀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로렌조의 고요한 세계를 깨뜨리는 것이었다. 부모님께 이르겠다고 윽박지르고 협박하며 로렌조를 괴롭혔다. 그 다음에는 마약 금단현상을 보이며 구토를 하고 벌벌 떨며 로렌조를 괴롭혔다. 로렌조는 침묵을 깨부수는 그녀가 미웠지만 그녀로부터 점점 기쁨과 슬픔을 공유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올리비아는 아무 옷이나 걸치고 밤새 춤을 추며 노는 사람이었다. 로렌조는 이복누나에게 깊은 애정을 갖게 되었고 서로의 아픈 상처를 공유하며 시간을 보냈다. 올리비아의 아버지가 로렌조의 어머니와 재혼했고 올리비아 모녀는 따로 살게 되었으며 그녀는 이에 대한 깊은 원망을 갖고 있었다. 7일이 지났고 로렌조는 가족의 품으로 올리비아는 다시 새로운 곳으로 떠나지만 둘의 교감은 서로에게 진한 여운으로 남는다.

“지금 소년, 혼자 어디 갈거니 밤은 위대한 바다야. 헤엄치기 위해선 나의 손이 필요할거야 고마워. 하지만 오늘 밤 나는 죽고 싶어 이유는, 알겠지만, 나의 눈 속에 천사가 있어. 하나의 천사, 지금은 날지 못하는 천사, 더 이상 날지 못하는, 더 이상 날지 못하는 그녀가 있지”

<외로운 소년, 외로운 소녀>라는 노래를 부르며 둘은 춤을 춘다. 노래 가사처럼 둘은 서로의 아픔을 치유해준다. 방안에 갇혀있던 영혼과 밖으로 떠돌았던 영혼이 만나 서로를 바라보았던 7일 동안 둘은 분명히 바뀌었을 것이다. 우리는 혼자만의 세계에서는 어떤 위로도 교감도 이뤄낼 수 없다. 타인의 슬픔을 바라볼 기회는 더더욱 없다. 결국, 모두가 상처를 지닌 채로 살아가는 인간일 뿐이고 이 사실을 안다면 서로를 위한 포옹과 사랑이 가능할 것이다. 사춘기 소년처럼 세상의 두려움과 상처를 지닌 채 혼자가 편해진 우리들에게 '영혼의 교감'만이 살아갈 힘을 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업코리아, UP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방지 2015-11-07 16:14:55
잘 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