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영화가 의미 없다는 생각은 버려라, 영화 <스물>
코미디 영화가 의미 없다는 생각은 버려라, 영화 <스물>
  • 전민지 문화평론가
  • 승인 2015.04.30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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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영화의 반란

[업코리아=숙명여자대학교 전민지 문화평론가] 우리나라 영화 관람객들은 대부분 코미디 영화를 보며 실컷 웃고 나온 후에 "의미가 없었다.", "재미만 있지 남는 게 없다."고 하지만 감동을 주고 눈물을 흘리게 한 영화들은 많은 생각과 의미를 남겼다는 반응을 보인다. 그런 상투적인 생각을 하기보다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은 어떨까? 웃는 영화든 우는 영화든 영화에 녹아있는 감정을 본인 스스로 느끼며 나름대로 의미를 찾아내면서 말이다.

 올해 상반기 떠오르는 스타 김우빈, 강하늘, 이준호가 주연인 영화 <스물>은 개봉 전부터 홍보가 많이 되며 대중들에게 기대감을 주었으며 ‘뭉치면 빵 터지는 놈들이 온다!’는 포스터 내용처럼 관객들에게 역시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했다. 그러나 웃음만 있지 내용이 없다는 질타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 <스물>이 손익분기점 150만 명을 넘어 그 두 배에 달하는 누적 관객 수 300만 명을 기록하는 흥행을 거둔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그 이유가 바로 관객들에게 많은 웃음을 준 것처럼 그 안에 청춘들에게 던진 의미도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도입 부분에서 세 친구들은 이상과 현실 사이의 길에서 각자 갈 길을 택한다. 치호(김우빈)는 둘 중 선택을 하지 못하고 갈피를 못 잡았으며, 동우(이준호)는 이상을 선택했다. 그리고 경재(강하늘)는 현실을 선택했다. 친구이지만 개성이 뚜렷한 그들이 어른이라고 하기는 어리며 어리다고 하기에는 성인인 스물이라는 나이에 서 있음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들은 영화 스토리 안에서 때로는 고민에 잠을 설치기도 하고 부모님과 갈등이 있기도 하며 인생에 전부일 것 같다고 생각했던 가치관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결국 이들의 선택은 진정한 사랑을 하고 자신의 이상과 이별하며 점점 바뀌어 간다.

 세 친구들이 친해지게 된 계기와 공통점은 바로 소민(정소민)을 첫사랑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스스로 소민을 첫사랑이라고 하지만 본인은 세 명의 첫사랑이 모두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뒤에서 차례로 언급하도록 하겠다.) 결국 치호가 소민가 사귀게 되고 그들은 스물이 되었을 때까지 인연을 이어간다. 치호는 소민과 계속해서 만나면서도 다른 여자들을 심심풀이로 만나던 중 은혜(정주연)를 우연히 만난다. 은혜를 처음에는 호기심의 대상으로 바라보다가 자신처럼 사람을 가볍게 만나는 그녀를 좋아하게 되고 소민에게 진심으로 이별을 고한다. 이때까지 치호는 소민에게 헤어지자는 얘기를 많이 했었지만 이번만큼 진지한 적은 없었으므로 이별의 과정에서 치호는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법이 때로는 이별일 때도 있다는 걸 실감하게 된다. 또한 한 사람에게 정착하는 법도 배우게 된다. 하지만 치호가 소민에게 여러 사람을 만나며 주었던 상처처럼 치호도 은혜로 인해 똑같은 아픔을 겪으며 그들은 헤어지게 된다. 이로써 치호는 사랑이 즐거운 것만이 아닌 아픈 것임을 알게 되고 진정한 사랑의 의미도 알게 된다.

 경재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인형같은 외모의 소유자이자 투자 동아리까지 하며 돈도 많이 버는 대학 선배 진주(민효린)에게 첫 눈에 반한다. 현실을 중요시 여기던 경재는 진주로 인해 어리숙하고 순수한 모습을 보여준다. 경재보다 더 냉철했던 진주도 경재와 함께하며 행복함을 느끼고 때로는 술에 취해 욕도 하며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하지만 대학 교수이자 그녀의 남자친구인 유부남과의 불륜 사실이 들키며 외국으로 떠나게 되고 경재는 좋아했던 그녀를 지켜주기 위해 강의실을 닫고 불륜 사실이 담겨있는 동영상을 지워주길 간절히 부탁한다. 평소에 어리숙하던 경재가 진지하게 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를 어떻게 지켜주어야 하는지 알게 해주고 다음 사랑을 할 때의 밑거름으로 자리 잡게 된다. 결국 진주는 경재의 첫사랑으로 남고 끝까지 그녀를 지켜주었던 착한 남자의 대표 경재와 치호의 바람기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기다리고 이해했던 착한 여자의 대표 소민이 만나 착한 사랑을 하게 된다.

 동우는 경재의 여동생인 소희(이유비)와 미술학원을 같이 다니며 스물이지만 고등학생처럼 서로 장난을 치는 친구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소희가 마치 자신은 마음이 없는 척 다른 언니와 밀어주고 시험하는 모습에서도 좋아하지 않는 척 했던 사춘기 때 우리의 모습을 담고 있다. 동우는 힘든 아르바이트와 재수 생활에서 소희라는 밝은 존재로 활기를 잃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소희와 자신의 쌍둥이 동생들에게 모든 것을 양보하는 어머니, 자신의 꿈을 좇지 않고 돈이 덜 드는 대학에 가려하는 동생으로 인해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실과 타협해야한다는 점을 알게 된다.

 이들은 영화에서 사랑을 이해하고 아끼는 마음도 자라지만 가장 중요한 현실과 이상 중 어느 것을 따라 인생을 펼쳐 갈 것인가의 방향도 바뀌게 된다. 우선 치호는 영화 신인배우인 은혜의 매니저처럼 따라다니다가 현실일지 이상일지 모르는 영화감독을 꿈꾸게 된다. 스물이라는 시절을 보내며 아무런 목표도 없던 그에게 이러한 목표가 생긴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던 그에게 실패를 맛보게 하고 혹은 성공도 맛보게 하며 자신을 키워가게 만들 것이다. 반면 경재는 고등학교 때부터 현실을 직시하여 공부를 열심히 했고 좋은 대학에 합격했으며 다른 꿈을 꾸지 않기 위해 여러 활동을 해보지 않았던 과거와 달리 스피드를 즐기는 카레이싱도 배우며 이상을 조금은 꿈꾸게 된다. 동우는 자신의 이상을 현실에 맞추며 만화는 취미로 블로그에 연재하며 큰 아버지의 공장을 물려받기로 한다. 이러한 변화는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게 마음이 좀 아프긴 하지만 스물이라는 과도기적인 나이에 누구나 한 번 겪는 일이 아닐까한다.

 결국 그들이 바라보는 방향은 다양한 요인들로 인해 서서히 변화된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피를 못 잡던 치호는 여전히 현실과 이상 사이에 있지만 나침반을 들 수 있게 되었고 경재는 이상에 조금 가까워지게 되었으며 동우도 현실과 이상을 적절히 겸할 줄 아는 어른스러움을 가지게 되었다. 이렇게 그들이 변화하는 점은 실제 우리 청춘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며 현실과 이상이라는 기로에 선 청춘들에게 이 영화가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길 바란다.

업코리아, UP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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