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프로그램, 자극보단 진정성으로
힙합 프로그램, 자극보단 진정성으로
  • 윤지선 문화평론가
  • 승인 2015.04.30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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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것을 중심으로 부각시키는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

  힙합은 처음 국내로 들어올 당시 확실히 메이저 음악 장르는 아니었다. 힙합은 대중적이기보다는 마니아층이 주로 들었던 음악 장르였다. 비트 위 말하듯 내뱉는 랩과 비속어 사용 등의 특징을 가진 힙합은 지금까지 우리가 들어온 가요와는 달랐기 때문에 처음부터 대중 위로 떠오르는 장르는 아니었다. 그러나 지금 국내 음악 시장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제는 힙합이 음원 차트 상위에 랭킹 된 것이 이상하지 않다. 좀처럼 방송이나 대중들 앞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소위 말하는 언더그라운드(unedrground) 래퍼들도 대중들 앞에 다가오기 시작하고 있다. 더 이상 힙합은 마니아들만이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다. 지금 한국 음악계는 힙합 전성기다.

이에 있어 물론 힙합 뮤지션들의 성장과 발전도 한몫했겠지만 엠 넷 방송사에서 기획했던 ‘쇼미더머니(show me the money)’ 프로그램이 대중들에게 힙합을 알리는데 많은 이바지를 하였다. 쇼미더머니는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래퍼들 간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마지막까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팀(혹은 래퍼)이 승리하는 프로그램이다. 실력 있는 래퍼들을 발굴하고 이들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인 것이다.

쇼미더머니는 현재 시즌3까지 방송되었는데 매 시즌 큰 이슈를 불러왔다. 쇼미더머니의 이슈화는 당연하였을 지도 모르겠다. 마니아들의 장르였던 힙합이 TV에서 방송되는 모습은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중들이 좋아하는 오디션 형식의 프로그램이란 것도 흥미를 더했다. 또한, 실력은 있지만 가끔 앨범이나 무대에서나 볼 수 있었고 TV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래퍼들을 한 번에 볼 수 있었던 기회이기도 하였다. 힙합 장르의 특성상, 자극적인 래퍼들의 랩과 래퍼들 간의 치열한 디스(disrespect[무례]의 준말로 상대방의 허물을 공개적으로 공격해 망신을 주는 힙합의 하위문화)는 힙합에 대해서 잘 모르던 사람들까지도 리모컨을 멈추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방송사에서 이러한 힙합 문화를 조금은 악이용 한 듯 보이는 지점도 있다. 방송사는 조금의 시청률이라도 올리기 위해 래퍼들 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더 자극적으로 보이게 할 것이다. 이런 부분에 있어 소위 말하는 악마의 편집 논란은 매 시즌 있었다. 방송에서 보이는 출연자들의 행동 자체는 사실이지만, 방송사는 조금이라도 더 시청자들에게 오락적인 면을 보여주기 위해 그들의 경쟁구도를 부각하고 과장되게 편집하는 면이 없지 않다. 출연했던 몇몇 래퍼들이 악마의 편집으로 인한 억울한 면을 언급하는 모습과 함께 쇼미더머니와 악마의 편집은 뗄 수 없이 논란이 되어왔다.

쇼미더머니 이후 같은 방송사에서 나왔던 ‘언프리티 랩스타’ 또한 많은 인기를 끌었다. 언프리티 랩스타는 지금까지의 힙합 프로그램과는 다르게 오로지 여성 래퍼들만의 경쟁으로 음반 트랙을 차지하는 형식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에 실력 있는 여성 래퍼들이 많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다. 또 매 회 맣은 유행어와 화젯거리를 남기며 대중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기존의 청순하고 예쁜 이미지의 아이돌들과는 상반되게 소위 말하는 센 언니들의 이미지가 대중을 사로잡은 것이다. 대중들은 내숭과 가식 없는 그녀들의 당당한 모습 그 자체에 열광하였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도 서로 불화가 있었던 래퍼들을 또다시 같은 자리에 놓음으로써 경쟁을 일으키고 또 출연자의 자극적인 모습을 강조하여 오락적인 면을 강화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앞서 말한 악마의 편집 논란은 이 프로그램에서도 사라지지 않았다.

물론 방송사에서는 최대한의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래퍼들 간의 필요 없는 경쟁을 일으키게 하고 그런 모습을 과장 할 수도 있다. 그들의 이윤 추구와 관련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그러나 힙합의 자극적인 면만으로 대중들을 사로잡으려 하지 말고 힙합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되새겨 볼 수 있는 힙합 프로그램으로 다가간다면 힙합 문화가 좀 더 대중들과 진실 되게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힙합은 자신만의 진솔한 이야기를 가식 없이 전달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힙합만의 특징을 자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 그들 래퍼들만의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전달하려 노력해야 한다. 대중들 또한 오락적이고 자극적인 면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힙합 음악 그 자체를 즐기고 그들의 노력에 더 집중한다면 지금보다 더 한국의 힙합 문화가 발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런 모든 면을 떠나 분명 이와 같은 힙합 프로그램들 덕분에 힙합, 랩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런 시점에서 이제 힙합에 관심을 두고 바라보게 되는 대중들이 좀 더 개선된 프로그램을 본다면 훨씬 더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 예측할 수 있다. 이제 곧 쇼미더머니 시즌4가 시작된다. 힙합은 자신에 대해 혹은 상대방, 나아가 사회에게 하고 싶은 말을 시원하게 내뱉는다. 힙합 프로그램이 자극적인 면만이 아닌 힙합의 좀 더 본질적이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 특징을 살린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한다.

업코리아, UP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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