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칼럼>학습의 가치를 규정짓는 내면의 힘
<청년칼럼>학습의 가치를 규정짓는 내면의 힘
  • 한가희 문화평론가
  • 승인 2015.04.30 0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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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증명만을 위한 공부는 경계되어야 하지 않는가

[업코리아=한가희 문화평론가]  이 달, 몇몇 기업에서 직무적성검사가 실시되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한국사와 관련된 내용 또한 출제되었다고 한다. 모 그룹은 평가 영역 중 상식 부문에 그 비중을 뒀고, 또 다른 그룹에서는 역사 관련 에세이를 별개의 항목으로 구성했다. 최근 기업 채용 간에 우리나라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대두되었고, 그로 인해 지원자들 대다수가 역사 공부에 관심을 갖게 된 터였다.

  취업준비생들의 자격증 취득은 마치 유행처럼 번져 간다. 앞서 말한 대로 한국사는 물론이거니와 모 그룹의 직무적성검사 시 가산점으로 활용 가능한 한자 급수, 그리고 한국어 능력, 컴퓨터 관련 자격증 등. 취업 관련 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의 스펙 평가 기능을 사용하면 으레 기본 사항이라 불리곤 하는 것들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이러한 공부들을 당연시하며 취업 준비의 시작으로 여긴다.

  그러나 이처럼 본인의 다식함을 증명하기 이전에, 경계해야 할 것이 있다. 수능을 막 치른 고등학생이나 수능을 치른 지 일이 년쯤 지난 이들이 관례처럼 하는 말이 있다.

  “수능 끝나고 나니 다 잊어버렸어.”

  어떻게 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셈이다. 대학, 혹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기본 상식이나 본인 전문 분야 외에는 되새길 일이 없으니 차차 잊어가는 것이다. 국내 교육 환경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지금 무어라 왈가왈부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본다. 그러나 이와 같은 일이 공통 교육 과정을 벗어난 이후에도 지속된다면, 그것에 대해서는 문제로 인식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가 필자의 생각이다. 요약하자면, 자기소개서 항목에 들어갈 법한 것들을 공부할 때, 증명만을 위한 공부는 경계해 볼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자유에 보다 한 발짝 가까이 다가서게 된다. 학과 선택의 자유, 수강 신청의 자유 같은 것들이 그 예이다. 그러나 요즈음의 청년들이 그런 것들을 잘 누리고 있느냐, 하면 흔쾌히 대답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이 소위 말하는 ‘기본’ 스펙을 쌓는 데에 시간을 할애하고 나면, 기업들이 흔히 요구하곤 하는 ‘창의적’ 인재에 걸맞게끔 자기 계발에 쓸 때를 놓치고 마는 것이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는 통념을 당장에 변화시키기는 어려우니, ‘기본’ 공부를 하면서도 본인의 의지와 개성을 함께 담는 멀티태스킹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취업준비생들 대다수가 제2외국어를 공부한다고 해서 그들을 따라 관심도 없는 일어나 중국어를 배우기보다는 그나마 자신이 언젠가 배워보고 싶었던 색다른 언어, 불어나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것이 그 과정도, 취지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또, 국어에 흥미가 있을 때는 다들 한 번씩 응시해보는 검정 시험 대신 문학 공모전이나 기자단 활동에 지원해본다든지 하는 것이, 이후에 어느 기업의 면접관이 “이 자격증 취득은, 이 활동은 왜 한 거죠?”라고 질문을 던져도 보다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효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하나의 공부에 있어서도 좀 더 섬세하게, 깊이 있게 자신의 흥미와 색깔을 투영함으로써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아볼 것을 기대해본다.

  오늘날 한국의 청년들은 획일화된 시스템 속에서 온전히 자신이 꿈꾸는 방향을 고수하는 것을 버거워한다. 사회가 조금씩 조금씩 변화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여전히 더딘 행보인 것은 분명하다. 그럼에도 이 사회의 수많은 청년들이 타협과 신념의 경계를 잘 지켜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맺는다.

업코리아, UP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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