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방 전성시대의 대표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인기요인 파헤치기
쿡방 전성시대의 대표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 인기요인 파헤치기
  • 전민지 문화평론가
  • 승인 2015.04.29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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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의 시대에서 쿡방의 시대로

 [업코리아=숙명여자대학교 전민지 문화평론가] 쿠킹과 방송의 합성어인 ‘쿡방’은 먹기만 하던 기존의 먹방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출연자들이 직접 요리하고 함께 먹는 방송이다. 그 중에서도 매회 화제가 되고 있는 <냉장고를 부탁해>는 실제 연예인 집의 냉장고를 통째로 스튜디오에 가져와 15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요리를 선보이는 프로그램이다. 그렇다면 다양한 쿡방 프로그램 중에서도 유난히 <냉장고를 부탁해>가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일지 프로그램 자체의 요인과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인한 요인을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자.


  먼저 프로그램 자체의 요인 중 첫 번째는 박진감이다. 셰프들 모두 15분이라는 정해진 시간 안에 요리를 완성해야 하며 MC들이 중간 중간 맛을 보고 중계하는 정신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셰프들이 분위기에 휩쓸려 안절부절 못하는 상황이 올 때도 있다. 또한 냉장고를 가져온 게스트의 선택으로 결과가 정해지기 때문에 전문적인 셰프가 꼭 이긴다는 보장이 없이 승부는 더욱 예측할 수 없다. 실제로 셰프가 아닌 홍석천이 5명을 이기고 마지막 1명을 더 이기며 올킬을 하는 놀라운 상황이 펼쳐진 적도 있다.

 두 번째는 리얼리티다. 냉장고를 통째로 가져오기 때문에 연예인의 사생활이 드러나 리얼리티적인 요소를 더욱 부각시킨다. 이로 인해 현대인들이 다른 사람들의 사생활을 궁금해하는 관음증적인 욕구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셰프들이 준비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냉장고에 있는 한정된 재료 중에 재료를 골라 요리를 만들어야하기 때문에 대본에 없는 레시피를 연출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실제로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셰프들이 설명도 해주면서 요리를 완성한 후에는 정리된 레시피를 공개하여 시청자들이 직접 요리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세번째는 셰프 군단들의 다양한 개성이다. 전문적인 셰프들 말고도 웹툰 작가, 연예인, 요리 평론가, 외국인 등 직업, 국적을 불문한 셰프 군단이라는 특징과 훈훈한 외모, 깔끔한 스타일로 시청자들의 이목을 끈다. 그리고 퓨전 요리, 한식 등 각자의 전문 분야를 가지고 개개인마다 요리하는 스타일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셰프 군단들의 다양한 개성에 푹 빠지게 된다.

 지금부터는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인한 요인을 알아보자. 첫째, 평등한 성의식이다. 만약 이 프로그램이 가부장적인 사회였을 때 방영되었다면 과연 인기가 있었을까? 아마 프로그램조차 나오지 못했을 것이다. 남자도 부엌에서 요리를 할 수 있다는 사회적 인식 변화를 통해서 남자 셰프들이 요리를 해주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 인기 요인의 하나라 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3대 욕구 중 여성들은 식욕이 가장 크다고 하는데 그런 식욕을 만족시켜 줄 요리하는 남자에 대한 매력은 더욱 크다.

 두 번째는 혼밥 시대이다. 혼자 밥 먹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이러한 쿡방 프로그램을 통해 요리하고 먹는 것을 보면서 정을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했고 직접 요리를 따라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기존의 요리 프로그램은 어머님같은 아주머니들이 나오셔서 요리 과정을 차근차근 알려주었기 때문에 지루한 점이 있었지만, 냉장고를 부탁해는 요리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레시피를 재미있게 보여주기 때문에 혼자 밥 먹기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직접 만들어먹을 수 있는 요리의 참고서가 될 수 있다.

 마지막은 MC들이 중계하고 셰프들이 경쟁하는 모습을 보며 ‘스포츠 정신’ 즉, 화를 내지 않고 패했다고 낙심하지 않으며 승리에 도취하지 않는 정정당당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서바이벌 프로그램처럼 피도 눈물도 없는 예능 프로그램들 사이에서 서로의 요리를 평가하고 재밌게 질타하면서 승부의 결과를 깨끗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을 준다. 그리고 요리를 하는 중간 중간에 MC들이 요리하는 쪽으로 가서 맛을 보고 어떤지 말해주는 모습은 마치 스포츠 중계를 하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마치 스포츠를 보는 것 같은 느낌으로 <냉장고를 부탁해>를 시청 할 수 있다. 프로그램 자체의 재미난 점들과 사회적 인식 변화로 인해서 인기를 더해가는 <냉장고를 부탁해>는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큰 예능 프로그램이라 생각한다.

업코리아, UP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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