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대글로벌스쿨 교사칼럼(1),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거야!
등대글로벌스쿨 교사칼럼(1), 혼자 하는 게 아니라 함께 하는 거야!
  • 박진희 교사
  • 승인 2018.10.19 11: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동체의 일은 절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함께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 아이들이 이번 환경미화를 통해서 배우게 되었다.
등대글로벌스쿨 기독교 대안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수업한 환경미화 콘테스트 작품 모습.(사진=등대글로벌스쿨 제공)
등대글로벌스쿨 기독교 대안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 수업한 환경미화 콘테스트 작품 모습.(사진=등대글로벌스쿨 제공)

얼마 전 필자가 근무하는 등대글로벌스쿨 기독교학교에서 환경미화 콘테스트를 진행했었다. 우리 학교는 국제학교인 탓에 일반학교와 달리 가을학기가 새 학기인 관계로 하반기에 환경미화 콘테스트가 진행되었다. 환경미화 콘테스트는 반별로 계획을 세우고 회의를 거쳐서 학급의 환경을 반별 콘셉트에 맞게 꾸미는 형태로 진행된다. 우리 반은 초등학생의 티를 채 벗지 않는 6학년 학급으로 또래보다 한 살 어린 학생이 투표로 반장에 선출되어 이번 학기부터 반장을 맡고 있다.

환경미화를 위해 본격적인 회의가 진행되었지만, 좀처럼 의견은 정리되지 않았다. 회의는 반의 콘셉트를 정하는 것에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회의시간에 학생들의 회의를 지켜보면서 중간에 나서서 정리를 해주고픈 마음이 시시때때로 밀려올 정도였다. 반의 콘셉트를 특정 캐릭터로 하자, 공룡으로 하자, 여기 저기 많은 목소리가 나왔지만, 어느 하나로 합일되지 못한 채 시간은 흘러갔다. 그 과정에서 반장 학생의 얼굴은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등대글로벌스쿨 사진모음.
등대글로벌스쿨 사진모음.

장거리 회의 끝에 학생들은 우리 반의 콘셉트를 ‘라이온 킹(Lion King)’으로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각자 사물함에는 라이온 킹의 캐릭터를 프린트해서 붙이기로 하고, 뒤의 게시판에는 그림 솜씨가 좋은 친구들이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여기까지 결론을 내리는 데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다. 필자는 모임 시간이 부족하니 추가적인 회의를 위해서 점심시간에 회의를 진행하면 좋겠다고 학급 임원들에게 이야기를 전했었다. 그러나 모임 공지 글을 칠판에 적어 놓았지만 일부 친구들이 보지 못해서 참석을 못하기도 했고, 모였으나 제대로 회의 진행이 이루어지지 않아 왔다가 사라지는 친구들도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의 중심에서 친구들의 비난을 받은 것은 오롯이 반장이었다. 제대로 공지가 되지 못한 것이 잘못이라는 둥, 모였지만 제대로 무엇을 가지고 회의를 하는 지도 모르고 있다는 둥 반장을 향한 불편한 목소리는 여기저기서 나왔다. 게다가 환경 미화의 날짜는 다가오고 있었지만 교실의 모습은 진전이 없었다. 반장의 얼굴은 수심이 가득했고, 어깨는 더 이상 쳐질 곳이 없어 보일 정도로 내려가 있었다. 급기야 반장 학생은 필자에게 와서 “선생님, 저 반장 내려놓으면 안 돼요?”라고 말하기까지 했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진행되자, 반장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서 필자는 몇몇 친구들을 따로 만났다. ‘처음 진행하는 일이니만큼 정리가 안 될 수 있고, 반장이 힘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직 한 살 어린 동생이니, 형으로서 옆에서 힘이 되어주고, 응원을 함께 해주었으면 좋겠다. 환경미화는 반장이 혼자 이끌어 나가는 것이 아니고 같은 반 친구들이 함께 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쳐있는 반장을 불러 응원해 주었다. ‘아직 조금 부족하지만, 잘 하고 있고 형들과 누나들이 옆에서 잘 도와줄 것이다. 잘 해보자.’ 달콤한 캐러멜과 함께 엉덩이를 토닥여 주며 어깨를 주물러 주었다.

하루, 이틀 시간이 지나자 몇몇 친구들이 캐릭터를 멋지게 그려왔고, 집에서 환경미화에 필요할 것 같은 소품을 부반장 친구가 가지고 왔다. 그리고 그 친구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색칠을 하고, 게시판에 붙이며 교실을 함께 꾸며 주었다. 반장의 얼굴에도 조금씩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이후 우리는 무사하게 학급의 환경미화를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다.

고장난명(孤掌難鳴)이라고 했던가. 한 손으로는 절대 박수소리를 낼 수 없듯이, 공동체의 일은 절대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함께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우리 아이들이 이번 환경미화를 통해서 배우게 되었다. 비록 우리 반은 상을 받지 못했지만, 진정한 1등이다. 완성된 모습이 멋지고 훌륭해서가 아니다. 그 준비의 손길이 하나가 되어서이고, 갈등을 통해 성장하고 조화를 이루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배웠기 때문에 우리 반은 필자가 정한 1등이다.

박진희 교사(등대글로벌스쿨 교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