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에서 만난 사람들(1)]2018년 하버드 로스쿨 합격수기, 황혜윤(Irene Hwang)학생의 간증
[보스턴에서 만난 사람들(1)]2018년 하버드 로스쿨 합격수기, 황혜윤(Irene Hwang)학생의 간증
  • 보스턴 강현아 특파원
  • 승인 2018.09.2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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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해야 할 기술(전략)은 '법', 법을 공부해서 선교지로 가겠다

[업코리아=보스턴 강현아 특파원] 흔히 하는 요즘 말로 기승전'무엇'이라는 표현을 빌려 기승전'하나님'인 사람을 보곤 한다. 이런 사람은 대개 주어가 자기 자신이 아닌 하나님이다. 하나님이 하셨고, 하나님을 바라며,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으로 모든 스토리를 일괄한다. 올해 한국 나이로 23살인 황혜윤(Irene Hwang)학생도 그런 사람 중의 하나이다. 수수한 옷차림에 모자를 꾹 눌러쓴 모습이 평범한 한국인 청년과 다르지 않지만, 2018학년 하버드 로스쿨에 당당히 합격한 자랑스러운 예비 법조인이다. 미국 이민 1.5세로 어느새 한국어가 서툴어진 그녀는 단어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핸드폰의 번역기를 사용하며 차분하고 겸손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지구 반대편에서 또 다른 땅을 바라보며 미션을 꿈꾸는 황혜윤 학생의 진솔한 이야기를 업코리아가 두 편에 걸쳐 담아 보았다.

▲ 지난 22일 케임브리지에서 만난 미국 이민 1.5세 황혜윤(Irene Hwang)학생(23). 2018학년 하버드 로스쿨에 합격한 자신의 스토리를 들려주고 있다.미국 보스턴 업코리아

- 합격 이전의 삶을 짧게 들려줄 수 있나.

1995년도에 한국에서 태어나 2005년도에 가족 모두 미국 버지니아주로 이민을 왔다. 부모님은 새로운 사업을 위해 이민을 결정했지만, 사업이 잘 안 되어 가족 모두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아버지는 몇 년간 기러기아빠 생활을 하기도 했고 미국에서는 어머님과 함께 세탁소를 운영하시면서 이민 생활에 정착해오셨다. 부모님은 여느 이민 1세대 한국인 부모처럼 가족의 생계와 자식들의 학업을 위해 늘 수고하는 삶을 사셨다. 바쁜 노동으로 미국의 교육시스템을 터득하며 자식들의 교육을 일일이 살피기가 쉽지 않으셨다. 형제는 언니와 남동생, 삼 남매였는데 각자가 스스로 알아서 해야 했다. 처음에는 영어 때문에 많이 힘들었지만, 미국 학교의 시스템이 워낙 좋아서 차근차근 적응할 수 있었다. 특히 고등학교(Thomas Jefferson High School) 시스템이 정말 좋았다. 졸업 이후의 진로 및 대학 입시와 관련된 모든 정보는 학교에서 전부 얻을 수 있었다. 미국 생활에 적응하면서 교회는 빠지지 않고 다녔다. 주로 교회 사역자 또는 교포 친구들과 어울려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번 하버드 로스쿨 합격 소식은 지금까지 미국 생활의 정점이다. 합격 소식을 전해 듣고 부모님이 정말 많이 감동하셨다. 부모님은 그동안의 힘들었던 이민 생활을 떠올리시면서 모든 고생이 단번에 씻겨 내려가듯 기쁘다고 하셨다. 사실 개인적으로 하버드에 합격한 사실보다 부모님이 감동하신 것이 더 기쁘고 감사하다.

- 로스쿨을 지원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부르심과 사명이 있다면.

대학은 라이스 대학교(Rice University)에서 재료공학을 전공했다. 공부는 크게 어렵지 않았고 재미도 있었는데 3학년이 되어 향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면서 졸업 후 엔지니어로 일할 생각이 전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히려 사람들과 어울리는 일을 선호했고 적성검사 결과도 전공 분야와는 전혀 다른 쪽으로 나왔다. 마침 한 선배의 조언으로 전공과 관련된 분야 중에 특허법 변호사가 있다는 정보를 알게 되어 4학년이 되기 전 여름방학에 서둘러 로스쿨 지원정보를 수집해서 준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마음에 큰 고민이 있었는데 그것은 오래전부터 마음에 품어왔던 멕시코 선교에 대한 하나님의 부르심과 소명에 대한 것이었다. 고민 끝에 이미 멕시코에서 선교하고 계신 선교사님이자 멘토인 스승에게 연락해서 조언을 구했다. 그때 스승은 오늘날 선교에 관심을 두고 뛰어드는 젊은이들이 많지만 특별한 기술이 없이 뛰어들면 그만큼 놓치는 것도 많다는 현실적인 조언을 해주셨다. 사실 스승의 입장에서는 제자가 당장 현장으로 와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될법한데 오히려 한 템포 늦추길 권면해 오신 것은 뜻밖이었다. 하지만 그 조언을 냉정하게 받아들여 적용하기로 했다. 내가 준비해야 할 기술(전략)은 '법'이었고, 법을 공부해서 선교지로 가겠다는 다짐으로 로스쿨을 지원하기로 했다.

-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하심..

로스쿨 지원은 대부분 1학년, 늦어도 2학년에 지원을 한다. 늦은 선택이었음은 물론 로스쿨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관련 분야에 가족이나 친구도 전혀 없어서 조언을 구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처음부터 결과를 크게 기대하지는 않았다. 학교는 하버드 이외에 조지워싱턴대학, 뉴욕대학, 컬럼비아대학 등 6개 학교의 로스쿨에 전부 지원했다. 처음으로 조지워싱턴대학에서 합격 소식 연락이 왔고, 이어서 하버드대학에서 인터뷰 요청이 들어온 후 순차적으로 다른 학교의 합격 소식도 받았다. 하버드는 인터뷰를 하게 되면 합격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그때 어쩌면 하버드에도 들어갈 수 있겠구나 하는 희망을 품기 시작했다. 그런데 하버드 인터뷰 요청이 올해 1월에 들어왔는데 3월 말까지 연락이 없어서 떨어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망설이지 않고 뉴욕대와 컬럼비아 대학을 먼저 방문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곳을 방문하면서 특허법 이외에 법대에서 할 수 있는 공부가 매우 다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예를 들면 이민자를 돕거나 저소득층 가족들을 도울 수 있는 분야들을 처음 알게 되면서 선교와 법이 전혀 다른 길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하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로스쿨에 대한 확신이 더욱 분명해졌고 가슴이 벅찼다.  

- 재정의 어려움과 내려놓는 훈련... 

로스쿨에 대한 확신을 다질 무렵 부모님과 경제적인 여건에 대해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논의해야 했다. 장학금은 기대했던 것보다 적은 액수였고 당장 로스쿨에 들어가기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현실까지 예상해야 했다. 로스쿨은 학교 명성(name value)이 중요하다.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하버드는 합격한 다른 학교들보다 더 유명할 뿐만 아니라 장학금 조건이 굉장히 좋았다. 장학금 책정기준 자체가 경제적 상황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하버드에 대한 갈망이 커지기 시작했다. 더욱이 부모님은 여건상 하버드가 아니라면 로스쿨 진학 계획은 일단 미루기를 권면하셨다. 그때 정말 혼란스럽고 마음이 아팠다. 지금까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있어왔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모든 문이 닫힌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그것도 잠깐이었다. 이번이 아니면 그것 또한 하나님의 계획이라는 마음으로 내려놓았다. 그럴 수 있었던 것이 그동안 한 발 한 발 인도하신 흔적들을 너무 뚜렷하게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려놓은 지 5일 후에 하버드에서 합격 소식을 알리는 연락이 왔다. 결국 하버드를 끝으로 지원한 6개 로스쿨에 모두 합격한 셈이다. 다시 생각해도 완벽한 하나님의 타이밍이자 플랜이었다.
 

- 무슨 공부를 어떻게 준비했나. 개인적인 공부비법이 있다면.

LSAT(Law School Admission Test의 약자로 미국 로스쿨 입학을 위해 치는 시험의 명칭-글쓴이)이 가장 큰 시험이다. 3개월을 준비했는데 많은 양의 연습시험에 몰두했다. 20회 이상의 연습시험을 치른 후에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을 빌려 필요한 보충학습을 했다.  
 공부는 고등학교 때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니 그냥 주어진 것을 잘하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대학 3학년 때 처음으로 슬럼프가 왔다. 어떤 과목을 왜 공부해야 되는지 답답한 마음도 들었고 많이 어렵기도 했다. 4학년 무렵 한 친구를 사귀었는데 잠도 안 자고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 그냥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게 아니라 주어진 문제를 이해하려고 포기를 안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도전을 받고 겸손해졌다. 비법이 있다면 시간관리다. 공부를 시작하고 휴대폰이나 다른 일 때문에 집중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또 공부하기 전에 얼마나 할지 미리 시간을 정해놓으면 공부할 때 집중도 잘 되고 몸도 덜 피곤하다.   

▶▶2018년 하버드 로스쿨 합격수기 '황혜윤(Irene Hwang)학생' 인터뷰 이어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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