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시흥중학교 3학년 6반의 'seasons of love'
<교육칼럼>시흥중학교 3학년 6반의 'seasons of love'
  • 강현아 교사
  • 승인 2015.01.10 23: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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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학년도 시흥중학교 3학년 학생 모두 더할 나위 없었다. YES!!

▲ 지난 2014년 12월 30일 시흥중학교 3학년 6반 학생들이 교내 학급발표회에서 'seasons of love'를 합창하고 있다. 업코리아

영화 코러스를 본 사람이라면 주로 프랑스 소년들의 미성이 자아내는 순수한 하모니를 명장면으로 꼽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꼽는 명장면은 주인공 메튜선생이 학교 안에서 아이들로부터 얻는 영감을 오선보에 옮겨 적는 짧은 장면이다. 교육현장에서 학생들로부터 얻은 영감으로 창조적 교육을 한다는 것. 영화 속 장면이지만 참으로 음악적인 교수학습법이다.

시흥중학교 3학년 학생들은 지난 2014학년도의 마지막 날을 각 학급의 학급발표회로 장식했다. 함께 공부하고 뛰어놀던 친구들과 가르치고 배우던 사제가 모여 준비한 춤과 노래로 한껏 축제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춤과 노래에도 착하다는 표현이 어울릴까. TV속 아이돌 스타의 춤과 노래를 따라한 안무들이지만 꾸며지고 포장되지 않은 아이들의 무대에는 묘한 감동이 있다.

필자가 맡고 있는 3학년 6반은 뮤지컬 <렌트>의 오프닝넘버 ‘seasons of love’를 합창했다. 담임의 지휘에 맞춰 입을 열어 노래하는 무대를 처음 경험한 기분은 마치 신 앞에서 회심하듯 지난 1년을 반성케 하는 영적인 정화와 닮았다. 자고로 감동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 천천히 늙고 장수한다는 설이 있다. 지휘자나 성직자가 그 대표적인 예인데 그만큼 감동이 인간의 삶에 반드시 필요한 묘약인 것이다.
 
학년말의 학교는 업무의 마무리로 정말 바쁘다. 굳이 무대에서 합창을 하고 싶다는 반 아이들의 권유로 마지못해 예스했지만 도저히 지도하고 연습할 여유가 없다는 핑계로 무대가 가능할까 의심만 했다. 결국 악보와 키보드, 원곡이 담긴 유튜브 동영상을 던져주며 아이들한테 맡기기로 했다. 대신 해당 교과 시간에만 중요한 부분을 집어 연습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과정은 놀라웠다. 기회가 되는대로 모여서 연습하는 모습들이 너무 신기했다. 어쩌면 음악이 이미 아이들의 일상이라는 사실을 그동안 놓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피아노를 쳐본 경험이 있는 학생 한명이 더듬더듬 멜로디를 치면 아이들은 그 멜로디에 맞춰 유튜브를 따라하며 연습했고 그 결과는 실로 훌륭했다. 전문가적 평가를 요하기 보다 아이들의 자신감과 순수함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교육론을 보면 교수학습방법에서 중요한 요소로 모방이 나온다. 좋아하는 것을 따라하면서 터득하는 아이들의 학습능력은 대단하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안다. 잘하고 싶은 것보다 자신들 각자의 소리가 모였을 때 이뤄지는 감동을 즐기는게 중요한 것임을.  그런 아이들 앞에서 양손을 박자에 맞춰 부지런히 휘저으며 서있는 나의 자리가 참 작게 느껴지면서도 아이들과 함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특권이 진심으로 값졌다.
 
갑의 횡포가 이슈되고 있는 요즘이다. 은연중에 교사로 둔갑한 의 위치를 자처하진 않았는지, 그래서 나도 모르게 아이들을 사회적 약자로 취급한 횡포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아이들의 노랫소리를 계기로 지난날을 조용히 돌아보게 하는 새해의 1월이다.
 
2014학년도 시흥중학교 3학년 학생 모두 더할 나위 없었다. YES!!
 
-시흥중학교 강현아 교사-

업코리아, UP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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