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라마 > ‘미생’ 속 스타일 및 미장센 분석
< 드라마 > ‘미생’ 속 스타일 및 미장센 분석
  • 조은비 인턴기자
  • 승인 2014.11.27 16: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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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를 중심으로

현재 tvn에서 방영되고 있는 미생은 시청자들에게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다가가서 매우 호평을 받고 있는 드라마이다. 공감의 키워드는 대본, 연출 및 연기에서 모두 잘 드러나고 있는데, 특히 연출의 경우 현실감을 반영하기 위한 화면 구성을 위해 노력한다는 점에서 돋보인다. 따라서 미생의 시각적 요소들, 즉 스타일과 미장센(연극과 영화 등에서 연출가가 무대 위의 모든 시각적 요소들을 배열하는 작업)1화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배경

1) 주인공 장그래의 집

 

주인공 장그래(임시완 역)는 무역회사 원 인터네셔널에 입사하기 전에는 찜질 방의 옷을 가져와 집에서 세탁을 한다거나, 인형 눈을 붙이는 등 최소 생계만을 유지할 수 있을 법한 일을 하시는 홀어머니를 모시는 백수였다. 그는 목욕탕 청소 아르바이트, 대리운전 등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했다. 그러한 그의 생활은 집을 통해서 더욱 잘 드러난다. 거울, 서랍, 장롱까지 어느 것 하나 10년 이상 되지 않은 것이 없어 보인다. 그의 방에는 그 흔한 침대조차 없다.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집만큼은 예쁘게 꾸미고 사는 다른 드라마의 주인공들과는 비교되는 부분이다. 미적인 부분을 중요시하던 타 드라마의 연출과는 차별화 된 연출이기 때문이다.

 

2) 회사 내부 및 옥상

 

회사의 내부는 매우 큰 세트 및 배경으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매우 특징적이다. 주인공들이 주로 업무를 하는 15층의 경우 층 전체가 한 세트로 구성되어 있는데, 장그래가 속한 영업 3팀부터 인물들이 속한 모든 팀, 회의실과 엘리베이터 앞까지 모두 한 화면 속에 담을 수 있을 정도이다. 이는 대기업의 제 근무 환경을 드러내기 위한 방법이자 세트에 구애 받지 않는 인물들의 움직임을 위한 노력일 것이다. 옥상 역시 실제 회사의 옥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의자도 없이 휑하고 넓은 옥상은, 그래도 직장인들이 근무를 하던 중 쉴 곳이 없을 때 그나마 찾을 수 있는 공간이다.

 

 

2. 인물들의 스타일

1) 장그래의 옷

 

입사 전 목욕탕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장그래는 목이 늘어난 흰 티를 입고 빨간 고무 장갑을 끼고 있다. 물과 땀이 뒤섞인 그의 옷을 통해, 그의 처지와 성실한 성격을 동시에 드러낸다. 인턴이 되어 회사에 첫 출근을 할 때에는 돌아가신 아버지가 과거에 입었던, 사이즈가 맞지 않고 유행이 지난 허름한 양복을 입는다. 이후 1회 중반에 장그래의 어머니가 큰 결심을 하고 비싼 양복을 구입해준다. 이 후 아주 특징적이다. 10화까지 진행된 지금 그는 회사에 출근할 때 한 번도 옷을 바꿔 입지 않고 여태껏 그 양복을 입고 있다. 가난한 현실과 그의 성격을 또 한 번 옷을 통해 그대로 드러낸다. 협찬, 대중들 사이에서의 화제성을 고려해 아무리 가난하더라도 옷만큼은 멋지게 입고 나와 한편으로는 비판을 받는 다른 드라마의 주인공들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2) 장그래 외 등장 인물들의 옷

회사 내의 인물들 모두가 양복을 입고 있다. 인상적인 점은, 1화에서는 드러나지 않아서 사진을 첨부하지 못하였으나, 오전과 오후 그리고 저녁에 직원들의 옷 매무새가 약간씩 달라진다는 점이다. 아침에 출근할 때는 대부분의 사원들이 넥타이와 사원 목걸이, 겉 옷까지 챙겨 입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약간씩 그들의 옷 매무새는 흐트러진다. 특히 야근을 할 때에는 넥타이를 풀어헤치거나 사원 목걸이를 양복 주머니에 넣어버린 직원들의 모습을 찾아 볼 수가 있다.

3) 헤어스타일

 

왼쪽 상단의 장백기(이하늘 역)는 서울대학교 출신으로 모든 일에 완벽성을 추구하고 지기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오른쪽 상단의 장그래 어머니(성병숙 역)는 자신만의 유머가 넘치는, 장그래를 누구보다도 사랑하지만 겉으로는 잘 드러내지 않는 대한민국의 전형적인 아줌마이다. 오른쪽 하단의 안영이(강소라 역)는 수석으로 인턴을 합격하였고, 누구보다도 일을 열심히 하는 인물인데, 회사에서 일을 할 때는 절대로 머리를 풀지 않는다. 왼쪽 하단의 사진은 장그래가 입사 하기 전 바둑을 둘 때의 모습인데 입사 후와는 머리 스타일이 아주 다름을 알 수 있다. 등장 인물들의 헤어 스타일 모두 인물들의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다.

     
 
1화에서는 등장하지 않았지만한석율(변요한 역)의 헤어 스타일이 누구보다도 그의 성격을 잘 드러내고 있다. 55로 가르마를 고정하고, 틈만 나면 머리를 신경 쓰는 그의 모습은, 높은 권력에 잘 아첨하고, 스타일을 매우 중시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한 성격을 반영하였다.

 

 

3.

미생의 빛은 크게 노란 색 계열의 빛, 푸른 색 계열의 빛 두 가지로 나누어 진다. 미장센에서 전자는 따뜻한 분위기, 부드러움, 포근함 등을 표현하는 데 효과적으로 쓰이는 한 편 후자는 차가움, 냉철함, 딱딱한 분위기 등을 표현하는데 활용된다. 이 대조되는 빛이 장소 및 인물의 생각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분류하여 살펴볼 수 있다.

1) 장소 - 장그래의 집 및 회사 

 

왼쪽의 사진을 보면, 장그래의 집은 주로 약간 어두운 노란 빛 계열로 표현되고 있다. 비록 가난하지만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엄마와 자식간의 관계를 드러냄과 동시에, 회사에서 돌아와 피곤한 몸을 녹이는 공간임을 드러내기 위한 방법일 것이다.

반면 오른쪽 사진을 보면, 회사는 주로 푸른 색 계열의 빛으로 표현된다. 집에서의 분위기와는 대조적으로 바쁘게 움직여야 하는, 사무적이고 냉철한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일 것이다.

2) 생각 과거 회상

 

1화에서 장그래는 두 번의 회상을 한다. 첫 번째 회상은 아래의 왼쪽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어린 시절 어머니와 즐겁게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다. 그의 기억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노란 색 계열의 빛이 활용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그가 당시를 생각할 때 포근하고 즐거웠다고 느꼈으리라 짐작할 수 있다. 

두 번째 회상은 누구보다도 바둑을 열심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가 되는 것에 실패한 그의 아픈 기억이다. 위의 오른쪽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푸른 색 계열의 빛을 통해 효과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3) 생각 장그래와 안영이의 첫 만남

 

장그래와 안영이가 처음 마주쳤을 때의 장면이다. 머리를 고쳐 묶던 중 머리 끈을 떨어뜨린 안영이가 뒤를 돌아봤고, 지나가던 장그래가 그녀의 모습을 본다. 안영이가 뒤를 돌 때 순간적으로 미생에서 딱 한 번 부드러운 빛이 활용된다. 평소에는 로맨스 드라마에서 자주 활용되는 분산 기법 중 부드러운 빛은 인물간의 애정 관계를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한 것이다. 이 기법이 로맨스 드라마가 아닌 미생에서 활용된 이유는 안영이의 모습을 바라보는 장그래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장그래는 아름다운 그녀의 모습을 보고 선망인지 짝사랑인지 모를 호감을 갖게 된다.

 

 

지금까지 장소, 인물들의 스타일, 빛을 중심으로 미생 속 미장센을 분석해보았다. 이 세가지 요소 모두 미생이 시청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비결 중 일부이다. 미생은 무역 회사 내에서 직장인들이 겪는 현실을 다룬다는 점에서 사실은 특별하지 않은 소재를 삼은 드라마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요소들 중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그 고달픈 현실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활용하여, 특별하지 않은 우리의 생활을 그대로 표현하였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우리의 삶이 더욱 특별해 보일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미장센의 중요성을 크게 인식하고, 드라마의 주제 및 내용을 효과적으로 표현한 미생은 연출적인 면에서 작품성이 아주 높은 드라마일 것이다.

 

조은비 인턴기자

bbmedia13@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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