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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8천350원, 10.9%↑…월급 환산하면 '174만5천150원'최저임금 1만원 대통령공약 이행 늦춰질 듯...노·사 모두 반발

▲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확정돼 류장수 위원장이 브리핑을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7천530원보다 10.9% 오른 8천350원으로 결정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4일 새벽 4시 30분께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15차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8천350원으로 의결했다.

국내 최저임금 30년 역사상 8천원대에 접어든 것은 처음이다. 

월급(주 40시간 기준, 월 209시간)으로 환산하면 174만5천150원이다.

이번 회의에는 전체 위원 27명 가운데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 5명과 공익위원 9명 등 14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13일 오전 10시 회의를 시작해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19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을 했다.

지난 10일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적용 안건 부결에 반발해 불참 선언을 한 사용자위원 9명은 13일 밤 참석 여부에 관한 확답을 달라는 최저임금위 요청에 '올해 최저임금 심의에 불참하겠다'고 통보했다.

사용자위원이 자리를 비운 가운데 근로자위원과 공익위원은 근로자 안(8천680원)과 공익 안(8천350원)을 표결에 부쳐 내년도 최저임금을 의결했다. 근로자 안이 6표, 공익 안이 8표를 얻었다. 공익위원 1명이 근로자 안을 지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2일 최저임금 인상에 관해 "2020년까지 1만원을 목표로 가기보다 최근 경제 상황과 고용 여건, 취약계층에 미치는 영향, 시장에서의 수용 능력을 감안해 신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속도조절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번에 결정된 최저임금 인상 폭이 지난해(16.4%)보다 5.5%포인트 낮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소상공인·영세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가중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최저임금위가 '속도조절'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달성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도 실현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린다는 가정하에 올해와 내년 인상 폭을 같게 잡으면 이번에 최저임금을 15.2% 인상해야 하는데 이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공익위원들은 유사근로자 임금인상 전망치(3.8%),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효과 보전분(1.0%), 대외 변수 등 반영분(1.2%), 소득분배 개선분(4.9%) 등을 합해 인상률을 10.9%로 결정했다. 특히, 소득분배 개선 기준을 중위임금이 아닌 평균임금으로 정해 효과를 높였다.

최저임금위는 내년도 최저임금의 영향을 받는 저임금 근로자를 290만∼501만명으로 추산한다. 최저임금 영향을 받는 노동자 비율을 가리키는 영향률은 18.3∼25.0%다.

노동계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로 최저임금 인상 효과가 반감됐다며 대폭 인상을 요구해온 만큼, 속도조절로 볼 수 있는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에 실망감을 표시했다. 근로자위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희망적 결과를 안겨주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경영계는 2년 연속 두자릿수 인상률은 소상공인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라며 반발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성명에서 "이번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며 최저임금을 준수하지 않는 '모라토리엄'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저임금위가 의결한 내년도 최저임금은 다음달 5일까지 고용노동부 장관 고시로 확정되면 내년 1월 1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노·사 어느 한쪽이 노동부 장관에게 이의 제기를 할 경우 노동부 장관은 최저임금위에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최저임금은 국가가 최저임금 수준을 정해 모든 사업주가 그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를 보호하는 제도다. 최저임금 수준은 노동자 생활 수준뿐 아니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최저임금이 적용되기 시작한 1988년 이후 최저임금 결정에 노·사 어느 한쪽이 아예 불참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김시온 기자  upkorean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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