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칼럼] 음악은 과연 공짜일까
[음악칼럼] 음악은 과연 공짜일까
  • 류환희 인턴기자
  • 승인 2014.11.26 06: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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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밍 시대의 어두운 단면

최근 삼성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밀크’ 는 국내 최고의 대기업에서 제공하는 무료 음악스트리밍 서비스라는 점에서 엄청난 화제를 몰았다. 음저협(한국음악저작권협회)과의 마찰로 내년 1분기부터 부분 유료화를 진행하기로 했지만 기본 골자는 대중들에게 음악을 무료로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현재는 과연 스트리밍 시대다. 과거 LP, 카세트테이프, CD 세대는 mp3 다운로드라는 거대한 풍파를 만나게 되었고 침몰에는 얼마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사람들의 생활리듬은 시대를 거쳐오면서 점점 빨라지고 그로인한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스트리밍의 전성시대를 가져왔다. 바쁘고 여유없는 삶 속에서 틈틈이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들. 하지만 여유롭게 모든 곡들을 틀어놓고 마냥 기다릴 수 없다. 내 입맛에 맞는 음악만 골라 듣는다. 보통은 인기차트에 있는 곡들을 듣는다. 차트 상위권에 있는 음악이 좋은 음악인 듯한 착각이 든다. 하지만 차트 1위곡도 내일 모레면 바뀌어 있을 것이다. 과거 가요계에서 몇주간 1위를 했던 가수의 이야기는 이제 전설처럼 들린다. 스트리밍서비스 활성화는 이제 음악은 진정으로 무형으로만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주고 있다.

돈이 없어 시디를 살 수 없던 어린 시절, 나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가요와 팝송을 카세트테이프로 녹음했고 테이프가 늘어져 이상한 소리를 낼 때까지 들었다. 대학에서는 밥먹을 돈을 아껴가며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시디를 사 모으는데 온갖 열정을 쏟았다. 수백 장의 시디를 사 모았으니 한 장에 만원이라 친다면 수백만원을 음악을 듣는데 투자를 한 셈이 된다.

하지만 요즘은 시디는 거추장스러운 것일 뿐이고 일부 골수 마니아들의 전유물, 아이돌 팬클럽의 팬덤과시용으로 전락해 버린 지 오래다. 시디 수백 장에 달하는 곡 수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곡들을 이제는 월 오천 원 남짓, 최저시급보다 싸고 한 끼 밥값이면 다 들을 수 있으니 시디를 구입하는 사람은 바보취급을 당한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기술은 진화하기 마련이고 시디는 과거의 유물로 취급받는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이제 당연하게 과거 시디가 했던 것처럼 현재 음악을 소비하는 방식으로 자리 잡은 것뿐이다. 다만 기술의 진화가 음악계에 가져올 변화는 생각보다 컸다. 멜론, 벅스, 엠넷 등 거대 유통사의 갑의 형태가 철저히 강화되고 더욱 더 잔혹한 약육강식의 장으로 변했다. 유통사의 수익 창출이 창작자들에 비해 압도적일수록 창작자은 최대한 빨리, 그리고 많이 시장에 곡을 내놓아야 했고, 그들이 빨라지는 만큼 대중들의 음악기호도 빨리 변했다. 하지만 많은 곡들이 시장에 나와도 결국은 힘있는 슈퍼을인 창작자들의 곡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구조로 철저히 변모해버렸다.

음악의 가치는 나날이 추락하고 있다. 현대사회의 안타까운 구조의 단면이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대중에게 선택의 폭을 넓힌 것 같지만, 사실은 더욱 편협하게 음악을 접하게 된 것이다. 발라드나 아이돌그룹의 댄스음악이 아니면 선택의 기회도 가지기 힘든 현재의 음악현실과 대중들이 아이돌 음악의 홍수를 비판하는 사실은 이율배반적으로 보일 수 밖에 없다.

이런 현실속에 무료로 음악을 제공한다는 업체의 소식은 안타까울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굴지의 대기업에서 추진했기에 더욱 그렇다. 음악은 싼 것이라는 인식이 무의식에 존재하는 대중에게 음악은 공짜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주는 일은 너무나도 위험하다.

음저협의 윤명선 회장이 삼성의 ‘밀크’서비스에 대해 ‘음악이 그저 회사의 마케팅 수단의 일부로 전락하거나 소비되는 것으로 인식되는 등 음악의 가치가 저평가 되고 있어 안타깝다’ 고 한 것은 작금의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

아주 유명한 한마디는 음악에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다. 스트리밍이 가져온 편리함의 가치에 도취되어 있기만 한다면, 언젠가 음악의 가치가 마트에서의 1+1 정도의 상품으로 취급당할 날이 올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 큰 비약일까?

 

류환희 인턴기자 (한국대학생재능포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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