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인의 아들이야기(3) - 꼴찌의 세번째 이야기
이정인의 아들이야기(3) - 꼴찌의 세번째 이야기
  • 이정인
  • 승인 2014.11.19 0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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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덩어리야

출근길에 빈이가 알바하는 길병원까지 태워다 주는데 기분 좋은 아들은 노래를 흥얼 거린다

"엄마가 좋아 하는 곡으로 불러봐!"
"사랑은 아무나 하나
어느누가 싫다고 했나!"

"이런 이런 엄마에 대한 애정이 식었고만 이거"
나는 입을 삐죽이며 불만스러워
했다

활짝 웃는 내 아들은 다시 노래를
불러준다

"훨훨 훨훨 날아가자
내 사랑이 숨쉬는 곳으로
훨훨 훨훨 이밤을 날아서~"

엄마가 안치환 검나 좋은 허는거
나도 아는디 장난 한번 쳐봤어 ㅋㅋ

초겨울 아침에 목소리를 힘껏
높이며 아들과 듀엣으로 부르는
노래가 세상 가운데 퍼져가며
기분을 좋게 해 준다

"빈아 니가 웃는게 얼마니 이쁜 줄 아니?
미소 왕자라고 불러야겠다!"
"에이 오글거려요 그만 좀 해!
엄마가 아들 이뻐 하는 건
대한민국 사람이 다 알겄어 ㅋㅋ"


"그러면 그냥 복덩어리라고
부를까?"
"응 그 소리 들을 때마다
참 좋아
귀엽기도 하고 듣기도 좋고
엄마 그거 진짜 잘 지었어
엄마가 복덩어리야 하고 부를때마다 진짜 복덩어리 같어"

5분이 참 짧다
어느 사이에 병원 입구에 도착했다
"오늘도 허벌라게 화이팅혀어 아들아~"
"당근 이지 빠샤
엄마도 검나 행복헌 하루를 보내다가 오드라고 잉"
"오늘 태워 준 비용은
백년 할부로 찍^^ 사랑할부로 혀어"

이토록 다정하고 따뜻한 아이가 걸어온 지난 시간들은 어쩌면
지금의 행복한 시간으로 건너오기 위한 생의 작은 징검다리 연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 순간 나는 가득해져
오는 기쁜 마음에 하늘에
미소 한점 나눠 준다

(고등학교)

소심함을 춤으로 극복하고 친구들
사이에 인지도가 생겨 나면서 조금씩
변해 가던 빈이에게 성적73 퍼센트여서 인문계 고등학교 진학이
어렵겠다는 담임 선생님의 전화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많은 고민끝에 인천에 있는 실업계
학교와 인천 기계공고를 다니며 상담도 해보고
학교 위치와 환경등을 돌아보는데 웬지 마음이 편하지가 않았다

다른 아이들 들러리를 서더라도
본인 몫이니 그냥 인문계를 보내겠다고 우겨서 결국 인천에서 그 유명한 인천고등학교로 진학을 시켰다

빈이는 자꾸만 불안한지 불편한 마음을 드러내며 걱정을 한다

"악랄하게 공부시키는 인천고가 될게 뭐람" 난 공부 진짜 싫은데!"
"고등학교 과정은 중요한거야 아들아
엄마는 네가 당당하게 너의 시간을
받아들이면 좋겠는데"

"모든게 다 잘 될꺼라 믿고
용기를 내 보자 아들!"

드디어 입학식 날
왜 그리도 내 마음이 설레이던지
두근 두근 거리는 마음을 조금은
진정 시켜야 했다

중학교 교복을 입었을 때와는
다른 느낌이다
아이가 적응을 잘해야 할텐데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한다
첫 등교를 시키면서 아이의 뒷모습을 보는데 묘한 기분이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 갔을까
빈이가 좋은 담임을 만났을까
친구들은 어땠을까

아ᆢ 고등학교 첫날 내아들
당연히 잘했겠지

집까지 오는 길
늘 오고 가는 같은
9.8km인데도 오늘은 유난히
멀게 느껴지는구나

그런데
집에와서 보니 빈이는 기분이 매우 나빠 보인채 방에서 나오지를 않는다
무슨 일이냐고 아무리 물어도
대답하지 않더니
입학식 날인데 담임에게 여섯명이 불려 나가서 손바닥을 다섯대씩 맞았다는 거다
이유를 물으니 담임 선생님께서
눈빛이 불량하고 복장이 불량하다면서
체벌을 했다고 한다
빈이는 억울함에 기분이 몹시도
상해 있었다

나도 화가 났다
세상에 그런 말도 안되는 기준으로
입학식날 아이들을 체벌을 하다니
그리고 아무리 고슴도치 사랑 방정식 이라고 한다고 해도 말도 안되는 체벌이다
빈이는 표정이 불량한 아이는 절대
아니다

속상하고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다
가뜩이나 성적 위축감에 인천고를
불편해 하는 아이에게 첫날부터
담임의 체벌은 정말 이해가 안되었다
그렇게 며칠을 등교하던 중에
학부모 참여 수업날이 되었는데
나는 벼르고 별러서 학교에를 갔다

꼭 따져야지! 단단히 마음을
먹고 할말도 미리 연습하고 갔다
드디어 담임 선생님께서 오셨다
깐깐해 보이고 키도 작고
웬지 편안해 보이는 인상은 아니다
학부모와의 소개가 끝난 가던 중
내가 빈이 엄마라는 말에 담임선생님께선 다시 한번 나를
보시더니 입학식 날의 일을 묻는다

"어머님 혹시 집에 와서 맞았다고 하지 않던가요? "
"네 그랬다고 하던데요 사실은 이유를 여쭤보러 왔습니다! "

불편한 마음을 누른채 태연한
어조로 담담히 말했다
"아 정말 죄송 합니다.남자고등학교
아이들이라서 처음에 군기 잡는 차원에서 본보기로 그렇게 한건데요
지켜보니 빈이는 그런 아이가 아니더군요. "

"그러게 말입니다.유감이네요.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하는 아이들을 체벌로 시작하시다니!
그렇게 말고도 더 나은 방법과 더 좋은 방법으로 하셨음 좋았을 텐데요
"네 죄송 하구요
조심 하도록 하겠습니다"

사과를 받긴 했지만 웬지 씁쓸해진다

꿈많은 나이의 아이들
왁자지껄 함성과 발산하는
에너지로 가득한 젊은 아이들을
질서라는 규제속에 닫아놓는 학교!
모든것이 입시라는 엄청난 틀안에서 마치 공장처럼
스물의 아이들을 대학에 보내기
위한 몸부림들

이런 교육 체계 속에서 공부를
아주 많이 못하는 내 아들을
나는 어떻게 지켜 내야 하는걸까


업코리아, UP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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