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웅진 칼럼 > 마을만들기, 소통과 변화의 시작이다.
< 김웅진 칼럼 > 마을만들기, 소통과 변화의 시작이다.
  • 김웅진 국민기자
  • 승인 2014.11.03 18: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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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웅진 교수
현대사회는 숨 돌릴 수 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어른, 아이할 것 없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지경이다.
얼마 전 엘리베이터에서 하교 길의 초등학생에게 물어봤다.

“이제 집에 가면 쉴 수 있어서 좋겠다. 이제 뭐할 거니?”
“밥 먹고 학원가야 해요”
“그러면 학원가서 끝나면 몇 시니?”
“3군데 학원갔다 집에 오면 밤 9시에요”

아이는 시큰둥하게 대답한다.  아이들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건 완전히 아이들을 정해진 부모가 원하는 틀 속에서 공부벌레를 만들어놓았다.

아파트에 살다보니 이웃 간에 서로 대화하고, 마주칠 일이 없다. 아파트도 사람사는 곳인 데 도대체 사람사는 냄새가 안 난다. 하기야 마을하면 떠오르는 고즈넉한 들녘에, 없는 살림에 이웃 간에 오손도손 정을 나누는 공동체를 연상하는 것 자체가 도시 삶의 허황된 꿈인지 모르겠다.

어릴 적 시골의 정겨웠던 모습은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도 무의식 속에 각인되어 그나마 팍팍한 삶을 풍요롭게 하고 있다.

마을만들기. 최근에 만들어진 용어다. 만들기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느낌은 마을은 삶의 가운데 자연스럽게 형성되는 것이지 어떻게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아마 그 뿌리와 유래는 박정희 대통령시절 새마을운동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꼬불꼬불한 시골길을 농사짓기 좋게 넓히고, 반듯하게 포장하고, 지붕도 볏짚이 아닌 스레이트 지붕으로 바꾸고, 그렇게 1970년대 잘 살기운동을 통해 마을만들기가 시작되었다.

많은 시간이 지난 지금.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마을만들기조례를 제정하고, 관련 조직 등을 통해 마을만들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의 경우 수원시 좋은마을만들기조례(2010. 12. 29)를 제정하고, 마을만들기추진단을 조직하여 수원의제21과 마을르네상스센터에서 공모사업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 및 추진하고 있다. 2011년부터 시작했으니 4년차인 지금 나름대로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어느 조직이나 발전을 위해서는 최고 관리자의 역할이 중요하듯, 여기 오기까지에는 시(市)를 경영하는 시장의 관심과 지원이 큰 역할을 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마을이란 일상적인 생활환경을 같이 하는 공간적 개념과 환경문화 등을 공유하는 사회적 개념이다. 사회를 이루는 기초단위로, 같은 테두리 안에서 유사한 환경과 문화적 가치를 공유하여 생활을 이어가는 지역공동체이다.

그 안에서 정을 키워가며, 서로 소통하고 나누며, 어우러지는 삶의 터전으로 마을을 통해 문화와 전통이 결속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좋은 일이든 슬픈 일이든 함께 나누었고, 특히 이웃이 어려움에 빠지면 함께 도우는 미덕이 있어왔다.

인도의 위대한 사상가이자 정치가인 마하트마 간디(Mohandas Karamchand Gandhi)는 “미래 세계의 희망은 모든 활동이 자발적인 협력으로 이루어지는 작고 평화롭고 협력적인 마을에 있다.”고 그의 저서「마을이 세계를 구한다」에서 말하고 있다.

21세기 현대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와진 반면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공동체였던 마을은 그 역할을 잃어가고 있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농촌에서 도시로의 전이가 가속되며 이웃 간의 문턱이 높아지고 서구화된 생활양식은 내 가족만을 아는 지극히 개인적인 문화를 양산해 냈던 것이다.

이를 두고 프랑스의 사상가 시몬 베유(Simon Weil)는 “산업화, 도시화 그리고 개인화로 특징지워지는 현대사회는 인간의 삶의 문화와 생활공간의 상실 즉, 공동체 붕괴를 가져왔다”고 지적하고 있다.(출처: 수원의제21추진협의회,「골목에서 소통하다」, 2013, pp.14~16)

마을만들기는 일정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각자 가지고 있는 수많은 꿈들의 우선 순위를 정하고, 모두의 힘을 모아 실천하는 과정이며, 나 중심이 우리 중심으로 전화되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1990년대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생활공간을 주체적으로 인식하고, 변화시켜 나가는 공동체운동이 점차 확산되어 마을만들기로 발전하게 되었다.

모두가 느끼는 것이지만 요즈음 우리 사회는 심각하게 병들어 있다. 가족 간, 세대 간, 지역 간, 공동체 간 대화가 부족하고, 갈등은 점차 심화되어 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웃 주민들이 모여 마음을 열고 함께 모여 대화를 통해 작은 것부터 함께 할 수 있는 마을만들기를 시작한다면 인간관계가 회복되고,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곳으로 변화하여 살기좋은 세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마을만들기는 잃어버린 우리의 가장 큰 보물이며,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창이다. 소통과 변화의 시작이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자 세상을 변화시키는 가장 근본적이고 큰 힘이다. 그 이유는 상호부조와 협동이 우리 사회를 충분히 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고, 공동체로서의 마을이 우리 삶의 질을 보다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정이 살아야 마을이 살고, 마을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 마을만들기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소통과 변화의 시작이다.


김웅진 - 협성대 교수, (사)한국문화산업학회 회장, 새로운 한국을 위한 국민운동 SNS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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