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인의 아들이야기(1) - 늘 꼴찌인 아이
이정인의 아들이야기(1) - 늘 꼴찌인 아이
  • 이정인
  • 승인 2014.11.03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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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꼴찌인 아이

스무살 빈이는 요즘 한껏
멋 부리기에 신이 났다
카키색 바지에 상의는 심플한
하얀 니트를 입었는데
잘 어울리기도 하고 한껏
들뜬 무척이나 행복한 표정이다

이쁜엄마 잘생긴 아들 최고지?
음 역시 멋진데 눈이 다 시원해진다 오늘 데이트 가니?
데이트 아니고 청춘의 가을 나들이 라고나 할까요!

이번에는 다른 패션으로 변신! 흰셔츠에 방울 넥타이가 넘
사랑스럽다
검은 바지에 회색 가디건으로 아이가 활짝 웃으며 걸어
나오는데 이뿌고 사랑스럽다

스무살 빈이는 내게 너무나
특별한 아이다
그 특별함을 이루어 내기 까지 16년이란 오랜 시간이 걸렸다
엄청난 경쟁 속에서 1등만을
최고로 내세우는 학교
좋은 성적이어야 하고 영어를
잘해야 하고 좋은 대학을 가야만 한다는
부모들 그리고 학교와 사회 문화들 속에 그러한 기준에
너무나도 부합하지 못하는 어떤것도 잘해내지 못해
늘 꼴찌였고 왕따였던 아이가 꿈을 발견해내고
인생의 멋진 계획을 세우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가슴이 행복한 노력을 하는 지금의 스무살이 되기까지
스멀스멀 올라오는 뜨거운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공부잘하는 아이보다 공부못하는 아이가 더 많은 세상
자녀와 진심으로 나누어야 하는 대화 보다는 명령과 지시어로
자녀를 상처주면서 물질과
경쟁에서 이기는것만을 요구하는 많은 부모들

일등과 최고만이 행복의 비법은
아니며 성적이 마법도 아니다
지금 사회가 어지럽고 문제가
많으며 살기 힘들다고 한다
점점 사람들은 가슴을 닫으며
기계적이고 이기적으로 변해간다
발달하는 문화 속에서 점점
가슴을 닫으며 생존속에
모든걸 남을 탓한다
나라가 사회가 기업이 남들이
다 잘못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불행하고 살기힘들다고
한다
나는 남보다 잘하는 것보다는
진심으로 행복해지기 위해
남보다 잘 못해도 포기하지 않고
한걸음 한걸음 인생이란 시간을
멋지게 여행하는 아이들로 키워왔다
16년이란 길고 지루한 시간을
잘 견디고 스무살까지 함께 와준 내아들 빈이를 이제 세상과 마주서게 하면서 조금 더 용기를 주기 위하여 이글을 쓴다


유치원

어려서 늘 순하고 착했다
별다른 특징도 없이 언제나
말 잘듣고 소심한 내성적 아이
책 보는걸 유독 싫어했고
하나를 알려 주면 둘을 잊어 버리는 아주 신기한 아이였다
초등학교 입학 후 단 한번도 받아쓰기를 맞아오는 적이 없었는데 국어도 빵점 수학도 빵점 늘 노트엔 빨간 색연필에
커다란 동그라미가 밑줄그어 있었다
현관문 앞에서 엄마와 눈이
마주칠 때면 여지없이
닭똥같은 눈물을 펑펑 쏟아내며
엄마 오늘도 빵점 맞았어요
정말 속상해요 엉엉엉
하면서 서럽게도 펑펑운다
어쩌면 빈이는 지적 장애가
있는 것인지 점점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을
줘야겠구나
이 험한 세상을 살아내게 하려면

날마다 눈을 뜨면 아들을
꼭 안고서 따뜻한 언어로
" 사랑해 사랑한다"
날마다 아이 심장에 이렇게
말해 주었다
빈아 아마도 하나님께서
널 지으실 때 말이야
다른사람 보다 더 크고 멋진
계획으로 만드셨나봐
그래서 지금 너는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다르게 만들어지고 있는
중인거야
귀하고 큰 그릇으로 준비중 이신거같아
정말요?
아이는 작은 눈을 반짝이며
금새 환한 미소를 짓는다
시간 날 때마다 빈이를 데리고
공원으로 동물원으로
전동철 역으로 재래시장으로
데리고 다니면서 아이와
대화의 탑을 쌓아가기 시작했다
나무를 보여 주면서 생각을
묻고 동물을 보여 주면서 느낌을
묻고 묻고 묻고 또 묻고
아이의 마음 속 생각들을
가지런히 가지런히 꺼내어 주었다
눈에 보이는 성장은
키가 자라는 것 밖에는 없다
보여주고 들려주고 물어도
빈이는 늘 제자리 걸음
아무리 노력해도
아이가 발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이들은 공장이 아니다
여덟살짜리 아이들이 다
똑같은 학습능력을 나타낼 순 없다
각자 고유의 능력을 지녔는데
학습 능력이 아닌 아이의 장점으로
발견하고 꺼내어 줘야 한다
빈이라는 아이는 이 세상에
단 한명밖에 없는 가장 소중하고
사랑스런 아이다
천천히 느리게 가야 한다면
거북이 걸음으로 달팽이 움직임으로 가야 한다면
포기 하지 않고 인정하며
끝까지 가면 된다
빈이 손을 잡고 스케치북과
크레파스를 들고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챙겨서 인천대공원을
갔는데 마침 어린이 그림그리기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아들아 엄마랑 그림 그려볼까?
니가 그리고 싶은 걸 마음 껏
그려 보겠니?
크레파스를 붙잡는 아이에게서 환한 미소가 나온다
너의 눈에 보이는 세상을
마음대로 담아보렴
그 세상 속에서 행복하게
살아보자
대회가 끝나고 시상식이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은상을 수상했다
여덟살 까지에서 처음으로
빈이가 해낸 엄청난 결과였다
돌아오면서 빈이는 재잘 재잘
사랑스런 음성의 언어들로
참새가 된다
내 아들 오늘 행복하구나


초등학교
 

여전히 삽십 팔명 중에 삼십 칠등을 했고 소심한 성격이라서 그런지
친구도 잘 사귀지 못하던 빈이가
예쁜 여자 아일 좋아하게 된거다
쵸콜렛을 정성스럽게 사 가지고
마음을 고백 했는데 그만 비웃음에
상처를 듬뿍 받아담고 돌아서게
된 것이다
늘 꼴찌에 소심한 아이는
여자 친구에게 인기가 없었다

빈이는 잠을 못자고 가슴에
열이 나기 시작했다
안타까운데 아이를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 학교가는
아이에게 날마다 편지를 썼다
널 믿고 있으니 잘 이겨내고
역시 멋진 아이로 세워질
것이라고
이 세상은 가끔은 회오리가 불어
와서 다른곳을 보게 하지만
곧 자기 자리를 볼수 있을것이니
당당히 너의 빛나는 시간을
발견 할수 있을 것이라고
널 믿으니 언젠가 잘 해내리라고
내 아들인것이
정말 자랑스럽고 사랑한다
넌 꼭 이름처럼 찬란한 빛이 나는
아이가 그 언젠가 될 것이야
그 빛이 많은 사람에게 유익함을
나눠주는 아름다운 아이로
꼭 만들어 질꺼라고 믿어
지금 잘하는것도 중요하지만
꿈을 발견하고 그 꿈에 날마다
물을 줄수 있는 용기면 돼
오늘 용기를 충전하는 비용은
엄마가 맘껏 지원한다

편지를 쓰는데 눈물이 났다
심한 통증 같은 떨림이 심장을 벌떡 거리게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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