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함 뒤의 이면, 국내 ‘프로야구’의 현실
화려함 뒤의 이면, 국내 ‘프로야구’의 현실
  • 임슬기 인턴기자
  • 승인 2014.10.28 14: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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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이끄는 것은 감독인가, 프런트인가

한국 프로야구는 관중 600만 시대로 프로야구는 그 어느 때 보다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 시즌 관중 수는 급감했지만 올 시즌 회복기미를 보이고 있다. 경기력 면에서는 삼성이 독주 체제를 그리며, 4년 연속 페넌트트레이스 우승을 거머쥐었다. 대체로 팀의 전력이 평준화가 되어 시즌 막바지까지 가을야구를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그러나 상위권 팀과 중하위권의 팀에는 그 어느 시즌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실력 차이가 났다. 아쉽게 가을 야구를 못간 팀들에는 늘 그렇듯이 대대적인 감독 자진 사퇴와 경질이 이어졌다. 그 중 얘기해 보고자 하는 것은 요새 벌어진 일련의 사건들이다.

첫번째로 롯데감독 김시진 감독의 사퇴이다. 이 사건의 핵심은 구단이 더 이상 감독이 지휘봉을 잡을 수 없을 정도의 환경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수족이라고 볼 수 있는 측근 코치들이 잘려나가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감독직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한국 프로야구는 더 이상 감독이 주축이 아닌 프런트로 흘러가고 있다. 감독의 결정권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프런트의 입김이 강해졌다.
 
대표적인 예로 두산 프런트는 지난해 KS 준우승을 이룬 김진욱 감독을 경질했다. 임기가 1년 이상 남았고, 정규시즌 4위를 마무리로 준PO부터 KS까지 올라간 감독의 공적은 하나도 고려하지 않고, 내부 승진을 통한 송일수를 감독으로 임명했다. 송일수 감독은 한국에서의 경력은 거의 무명, 재일교포 출신으로 한국말도 잘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야신으로 불리 우는 김성근 감독 역시 2010KS 우승을 이끌고도 2011 시즌 중 사퇴했다. 폭넓게 구단 운영에 관여했던 김 감독은 실력만큼 불같은 성격과 고집으로도 유명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프런트와 운영방식에서 부딪히는 일이 잦았고 김성근 감독은 재임기간 SK4KS 진출과 3회 우승을 이룬 명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물러나야만 했다.
 
프런트 야구가 무조건적으로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선 프런트가 선수단 구성과 운영을 맡고 있다. 그대신 메이저리그에서는 성적 부진의 책임은 감독이 아닌 단장이 책임을 진다. 그런데 한국은 성적 부진 등의 책임은 대부분 감독에게 묻는다. 결정과 권리는 프런트가 가지고 경기력에 대한 책임은 감독에게 묻는 이상한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프런트 야구가 제대로 이뤄지려면 책임 소재가 분명하게 갈리는 풍토가 먼저 조성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글을 쓰기가 무섭게 또 하나의 사건이 터졌다. 롯데 선수단이 '진실을 밝힌다'며 성명서를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이문한 운영부장에 대한 비판이다. 월권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선수단들은 또한 친 프런트로 분류되는 공필성 코치의 감독위임을 반대했다. 그러나 공필성 코치의 이야기는 또 다르다. 선수들이 훈련양에 불만을 가지고 코치들에게 항의했다고 한다. 전 로이스터감독 시절 자율야구 하며 잘 나간 것도 맞지만, 몇 년 연속 계속 부진하는 성적에는 자율이라도 어느 정도 성적에 대한 '간절함'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 라고 답한다. 이 사건 역시 프런트와 선수단의 갈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쯤 되면 야구팀이 아니라 암투와 파벌이 중요한 정치계 뺨친다.
 
서로 편 가르기에 바쁘고, 신뢰하고 믿어도 모자랄 한 팀이 파벌에 급급해 내부에서 분열되고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별로 놀랍지도 않다. 곪아왔던 상처가 이제야 터진 것뿐이다. 이 싸움의 최대 피해자는 목 쉬어가며 응원 했던 오갈 곳 없는 팬들의 조각난 마음뿐이다.
 
시즌이 끝나고 난 뒤에만 벌써 네 팀의 감독이 사임했다. 기아의 레전드 선동렬 감독 역시 프런트의 부탁으로 선수에게 협박에 가까운 회유를 하고나서 문제가 불거져 사임했고, 감독들의 무덤인 두산 역시 송일수 감독을 경질하고 또 내부 승진으로 김형태 감독을 임명했다. 그 중 프런트 독단이 아닌, 팬심에 귀 기울인 구단은 한화밖에 없었다. 한화 팬들은 선수단에 깊이 뿌리내린 패배의식을 없애고 엄청난 훈련양으로 선수들의 기량을 끌어내 줄 감독으로 올해 고양 원더스 해체 후 자유의 몸인 김성근 감독을 원했고, 청원 동영상을 보내는 등 적극적인 행동을 취했다. 그리고 그 간절한 청원을 구단이 받아들인 것이다. 이렇게 혼란스러운 때에 훈훈한 사건이 아닐 수 없다.
 
풍성한 가을잔치가 채 끝나기도 전에 이러 저러한 사건들로 먹칠을 해 버려 흥겹게 응원을 할 수도 없게 되었다. 우리는 위의 여러 사건을 통해 그네들이 취해야 할 진정한 태도를 스스로 깨우치길 바라며 오늘도 기약 없는 기다림을 한다.
 
임슬기 인턴기자 (한국 대학생 재능포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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