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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휘락 교수, 통일과 안전(안보)의 상충성북한의 핵위협을 해소하지 않는 상태에서 자유민주주의 통일이 가능할까?
▲ 박휘락 교수(국민대 정치대학원 원장)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노래를 모르는 국민들이 없을 정도로 우리는 통일을 희구해왔다. 그러나 70년 이상 노력해 왔지만 아직 우리는 통일을 달성하지 못하였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최근 북핵문제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면서, 북한의 핵무기 폐기를 둘러싼 우파 국민들과 좌파 국민들의 상이한 접근방법을 보면서 깨달은 게 있다. 70년 이상 희구해도 통일이 안되는 이유는 “통일과 안전(안보)의 상충성” 때문이다. 통일을 추구하면 안전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따라서 과감한 통일을 추진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북한은 자기가 주도하는 통일을 추진할 것인데, 한국의 입장에서는 의심나는 부분이 적지 않을 것이고, 그것이 확실히 해소되지 않을 경우 통일을 추구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확신이 없는 가운데서 그럴듯하다고 생각하여 통일을 추진했다가 공산주의에 의한 통일이 될 경우 돌이킬 수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의 현 상황이 통일된 남한에 적용될 경우 얼마나 많은 슬픔이 발생할 것인가? 공산주의에 의한 통일이후 발생할 대규모 숙청과 독재를 알면서 어떻게 위험한 통일방안을 추구할 수 있겠는가? 공산주의는 사유재산 자체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 주도로 통일이 되면 우리 모두는 지금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잃어버릴 수도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대한민국이 중심이 되는 통일은 남북한 모두에게 위험하지 않지만, 북한의 공산주의에 의한 통일은 남한에게는 너무나 위험하고, 우리 모두의 안전을 근본적으로 위협할 수밖에 없다. 아마, 북한이 공산주의가 아니고 평화로우면서 우리와 다른 어떤 이념을 갖고 있다면, 우리가 이렇게 까지 통일에 조심스럽게 접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북한의 핵무기 개발로 우리의 통일에 대한 접근은 더욱 신중해지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모든 일이 우리가 바라는 대로 잘된다면 이 위기를 잘 활용하여 자유민주주의에 의한 통일을 성사시키고, 남북한이 진정한 하나가 되어 비약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주도하는 통일의 덫에 걸려 자유민주주의를 포기해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북한은 ‘전 한반도 공산화’라는 목표를 포기한 적이 없고, 이를 위하여 체계적인 대남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해오고 있으며, 핵무기도 그 일환으로 개발한 것이다. 특히 북한은 그러한 목표와 전략 하에 모든 주민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겠지만, 한국은 다양성을 전제로한 사회라서 의견이 분열될 수 있고, 결국 북한의 의도대로 통일이 추진될 위험성이 낮지 않다. 또는 통일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어떤 결정적인 오해나 충돌이 발생할 경우 북한이 핵무기 사용을 위협할 수 있고, 그러다가 실제 사용하여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발발하여 남북한 모두가 공멸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과거에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았을 때도 북한과의 통일논의에 대하여 조심해야 했었다면,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상태에서는 당연히 더욱 조심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이제 우리는 통일과 안전 중에서 어떤 하나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일 지도 모른다. 통일을 포기하고 남북한이 별도의 국가처럼 살아가기로 한다면 현재보다 위험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국의 핵무기 개발에 위협을 느끼지 않는 것과 같다. 북한도 거기에 동의한다면 우리는 일단 핵전쟁의 불안에서는 벗어나고, 나중에 그러한 불안이 없어졌거나 심각하게 줄어들었다고 판단할 때 통일을 추진하면 된다. 다만, 우리가 통일을 유예하기로 해도 북한이 그렇게 하겠느냐는 것이 문제이다. 그럴 경우 우리의 의사와 상관없이 한반도는 불안해질 수밖에 없다. 평화는 양쪽이 합의해야하지만, 전쟁은 한쪽만 마음먹으면 발발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충분한 군사대비태세를 구비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통일염원을 고려할 경우 통일을 잠시 유예하자고 할 경우 집중적인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반통일세력으로 매도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북한의 핵위협을 해소하지 않는 상태에서 자유민주주의 통일이 가능할까? 내키지 않지만, 현실성에 대한 냉정한 질문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통일과 안전 중에서 선택하라면 안전을 선택할 국민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박휘락 교수(국민대 정치대학원 원장)

박휘락 교수  upkorean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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