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실험장 폐기' 이행…'南초청' 약속은 어겨 방북 무산
北, '핵실험장 폐기' 이행…'南초청' 약속은 어겨 방북 무산
  • 김시온 기자
  • 승인 2018.05.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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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南취재진 초청' 언급에도 방북 무산…"南압박해 대미 협상력 제고 의도"
▲ 22일 오전 CNN 윌 리플리를 비롯한 풍계리 취재단이 베이징공항에서 북한 원산행 고려항공 탑승을 위해 출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당초 약속과 달리 남측 취재진의 접수를 받지 않으면서 방북이 무산됐다.

이번 북한의 태도는 다음 달 12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핵실험장 폐기를 통해 비핵화 의지를 과시하면서도, 한미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남 압박의 고삐는 늦추지 않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22일 미국과 영국, 러시아, 중국 등 4개국 외신기자단은 23∼25일 사이에 진행될 핵실험장 폐기행사 취재를 위해 베이징에서 고려항공 전세기를 타고 원산으로 들어갔지만, 당초 함께 초청 대상에 올랐던 남측 취재진 8명에 대해선 북측이 명단을 접수하지 않으면서 방북이 무산됐다. 정부 관계자는 "오늘 방북은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 방침에 대해 처음 언급했다.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5월 중 핵실험장 폐기를 진행할 것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와 언론인을 초청하겠다고 했고, 북한이 지난 15일 남측에 통지문을 보내 통신사와 방송사 기자를 각각 4명씩 초청한다고 알려오며 이를 공식화했다.

그러나 북한이 16일 새벽 한미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와 태영호 전 영국주재 북한 공사의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당일 예정됐던 남북고위급회담을 취소하면서 분위기가 급반전됐다.

이후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엄중한 사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남조선의 현 정권과 다시 마주앉는 일은 쉽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북한은 대남 압박의 강도를 높여가더니 끝내 남측 취재진의 방북을 불허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약속까지 어겨가며 남북관계를 흔들고 있는 셈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북미관계를 직접 흔들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에 남북관계를 흔들어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면서 "한국에 한미정상회담에서 북측을 배려하는 메시지를 강화하라는 의미와 함께 미국에도 '우리 체제를 존중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판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경고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 위원장이 권력기반이 탄탄하긴 하지만 그동안 내부적으로 해놓은 말들이 있기 때문에 일사천리로 일을 진행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 "자신들의 페이스대로 남북관계를 끌고 가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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