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웅진 칼럼 > 세월호사고와 함께 침몰한 대한민국
< 김웅진 칼럼 > 세월호사고와 함께 침몰한 대한민국
  • 구창환 기자
  • 승인 2014.08.31 17: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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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어트(T. S. Eliot)는 그의 책 「황무지」(The Waste Land)에서 4월은 잔인한 달이라 했다. 말 그대로 지난 4월은 우리들에게 있어서 영원히 기억될 잔인한 한 달이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것은 지난 4월 16일 오전 9시경으로 476명이 탑승한 배는 진도앞바다에서 침몰하여 3개월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실종자 10명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가장 가슴아픈 것은 제주도로 수학여행 가던 325명의 학생들 중 대다수가 꽃도 피어보지 못하고 어린 나이에 꿈을 접어야만 했다는 것이다.

조금만 더 안전에 관심과 신경을 썼더라면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또 구조할 수도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두고두고 남는다.

어떤 사고든 사고에는 작으나마 사전경고가 있게 마련이고, 이를 무시했을 때 큰 사고로 이어진다. 우리는 경제발전이라는 미명아래 그동안 안전을 너무나 등한시 했다.

일일이 다 열거할 수 없지만 성수대교 붕괴사건, 대구지하철공사장 도시가스 폭발사고, 삼품백화점 건물 붕괴사고, 씨랜드화재사고, 대구지하철 대참사, 부산외대 리조트지붕 붕괴사건 등등 끔직한 사건의 연속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사고도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과 비리 그리고 국가 재난구조시스템의 부재 등이 결합된 한마디로 복합된 인재(人災)이다. 이 사고로 인하여 유가족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정신적 후유증에 고통받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대한민국이 이 정도밖에 되지 않나하는 자괴감과 나와 나의 사랑하는 가족들이 언제 또 이와 같은 사고의 희생자가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쌓여있다.

생때같은 학생들을 눈에 뻔히 보면서도 차가운 바다에 수장을 시켰으니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좌절감과 자괴감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현상을 보고 3류국가에서 일어나는 사고이고, 이 나라에 희망이 없다고 까지 말한다.
말없이 사고수습을 위해 이 시간까지 헌신하고 있는 봉사자들과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의 목숨보다 친구와 제자 그리고 이웃을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보면서 그래도 우리는 희망이 있다고 믿고 싶다.

그러나 세월호사고와 최근 돌아가는 국내외정세는 많은 우려를 낳게 하고 있다.  경기는 활성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특별법제정과 관련 분열되어 가고 있는 국론과 작금의 정치권 행태를 보면 과연 이 나라는 어디로 가고 있는 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처음 기대와는 달리 한마디로 세월호사고로 인하여 대한민국 전체가 휘둘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동안 유사한 사고가 있을 때마다 국론이 극단적으로 분열되는 것을 봐왔다.

쇠고기파동이 그랬고, 촛불시위, 제주해군기지설치반대와 밀양송전탑건설 등에서 이와 유사한 결과를 보아왔다. 본질을 본질대로 보고 기본에 의하여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이용하여 제3의 세력들이 개입하니 시간이 지날수록 본질에서 벗어나고, 일은 꼬여가기만 하는 것이다.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정치권의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자세이다. 두 차례에 걸친 세월호협상안이 유가족들이 거부하고, 야당이 국회가 아닌 거리로 나가면서 양상은 더욱 복잡하게 전개되고 있다.

여기에 정치인의 단식과 유가족시비 그리고 SNS에 의한 루머는 갈수록 상황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정당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정작 중요한 경제법안통과는 뒷전으로 밀리고 있어, 과연 이 나라에 국회는 왜 존재하는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게 한다. 

돌이켜보면 이 나라의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은 국민이 뽑은 국민을 위하여 일해야 할 국회가 도리어 앞장서서 오히려 국가발전을 저해하고 발목을 잡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이럴 바에는 차라리 국회는 거리에서 일을 하고, 국회를 리모델링해서 요양원으로 활용하는 것이 어떨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우리는 그동안 해왔던 행태들을 봐서 이제 국회에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 다만 바라고 싶은 것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임무를 위해 기본에 충실히 해달라는 것이다.

선거때만 되면 표를 달라고 민의의 대변자 노릇을 하겠다는 속보이는 짓은 이제 그만두고 이 시점에서 과연 국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세월호사고로 표류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보면서 언제쯤 모두가 주어진 곳에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소통을 통해 해결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가져볼까 기대하는 것은 나만의 지나친 기대일까 다시금 생각해 보는 요즈음이다.

김 웅진  협성대 교수, (사)한국문화산업학회 회장

업코리아, UP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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