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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북핵폐기를 유일한 의제로 설정해야!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폐기를 ‘핵심 쟁점’이 아니라 ‘유일한 의제(議題)’로 설정해야 한다.
▲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과 만나는 것을 오는 5월 말∼6월 초에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힘으로써 비핵화 즉 북핵 폐기를 논의하기 위한 미·북 정상회담이 가시화했다. 트럼프의 직설적 성격이나 존 볼턴 안보보좌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의 단호한 입장을 고려할 때 북한이 과거처럼 기만책을 사용하긴 쉽지 않을 것이다. 이번 회담이 결렬될 경우 미국은 ‘모든 외교적 방법 소진’이란 명분을 얻어 군사적 옵션을 결행할 수 있다. 그러면 4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무엇을 논의해야 하는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북핵 폐기를 ‘핵심 쟁점’이 아니라 ‘유일한 의제(議題)’로 설정해야 한다. 절체절명의 위협인 핵무기 폐기를 협의하지 않으면서 남북한 교류협력 사안을 합의하는 것은 암 치료를 하러 가서 보약에 만족하는 환자처럼 일의 경중(輕重)을 혼동하는 결과가 될 것이다. 대화로 북한 핵무기를 폐기시킬 수 있다기에 우리 국민은 방북 특사단의 발표에 흥분했고,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도 높은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하지 않은 채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핵 폐기 로드맵이 타결된다면,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가치는 급락할 것이고, 국민의 자존심도 크게 손상을 입을 것이다.

정부는 북핵 폐기를 위한 이번 정상회담의 목표, 그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 북한의 예상되는 반응과 대응책 등을 포함해 종합적인 회담 계획을 세우고, 핵심 방향을 국민에게 보고해야 한다. 한·미 양국이 끈질기게 주장해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무기) 폐기’(CVID)를 고수해야 한다. 대화의 모멘텀 유지에만 집착해 조금 양보한다면 북한은 바로 기만책을 생각해낼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 폐기를 의제에서 제외시킬 경우 회담을 중간에 그만둘 수도 있다는 강단을 가져야 한다. 회담을 위한 회담은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또다시 기만책을 사용할 경우 미국의 군사적 옵션에 동의하거나 북한 정권교체를 도모하거나 미국 핵무기의 한반도 전진배치까지 검토할 수 있어야 한다. 북핵 폐기 없이 아무런 진전도 없다는 점을 깨달아야 비로소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을 진지하게 준비할 것이다.

정상회담에서 북핵 폐기를 논의하려면 미국과의 철저한 협의와 공조가 절대적이다. 북핵 폐기 없이는 어떤 유인책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남북과 미·북 정상회담에서 역할을 분담하고, 세부 사항별로 일치된 입장을 가지며, 북한의 기만책 사용 시 제재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미 양국을 이간시키려는 북한의 의도를 분쇄하고, 핵무기 폐기에 관한 로드맵을 제시하도록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 한·미 양국이 철저하게 공조할 때 북한은 미국보다는 한국과 핵무기 폐기를 논의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역사적 성과를 얻을 수도 있다.

일부 국민은 한국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선의와 배려로 북한을 포용해 대화를 지속하자고 말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그러한 태도가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방조하게 했고, 민족의 공멸(共滅)을 걱정하게 하는 지경에 이르게 했다. 당장은 북한이 섭섭해하더라도 단호하게 대응함으로써 북한 핵무기를 폐기시켜야 한다. 그래야 북한의 경제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고, 민족 공영을 이룩하며, 통일도 가능해질 수 있다. 소아적 민족애에서 벗어나 장기적인 민족 비전으로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 임할 것을 촉구한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김시온 기자  upkoreanet@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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