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요양칼럼>어르신의 지팡이
<실버요양칼럼>어르신의 지팡이
  • 이남주 국민기자
  • 승인 2014.07.22 2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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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모세의 지팡이 보다 살아계신 어르신의 지팡이가 능력있다.
▲ 사릉에 있는 숲속 쉼터(남양주시 소재)

목자의 지팡이는 양의 길을 인도하는 길잡이가 되고, 양을 해치는 적들에겐 몽둥이가 되며, 혹시라도 양이 절벽 아래로 떨어질 때면 다리를 걸어 끌어 올리는 구원의 도구가 된다.

반면 노인의 지팡이는 세월의 힘에 눌려 늙고 힘들고 지친 노구를 버텨주고 쉬게 하는 다리와 같다.

지팡이 하나만 있으면 겁날 것이 없다고 하시는 장oo 어르신은 지팡이 하나 의지한 채 옛 친구들을 만나러 서울 여기저기를 다니신다. 얼마 전에는 유일한 일본 친구가 운명하셨다. 어르신의 상심은 가족을 잃은 듯 컸고 목이 메어 “이젠 친구도 다 죽고 없어, 나 혼자 남았어” 하신다.

늙어 가는 두려움과 혼자 남겨지는 외로움을 젊은 사람이 어찌 헤아릴 수 있으랴? 그저 어르신의 곁에서 가만히 손을 잡아 드리며 “힘 내세요 어르신” 하는 것이 전부였다.

어르신은 유람(遊覽)을 좋아하신다. 젊은 시절부터 두 발만 의지한 채 전국을 다니셨다. 지금은 지팡이 없이는 보행이 힘드신 상태지만 여전히 전철을 타고 이곳저곳을 다니신다. 우리 시설에 오시기 몇 달 전에는 종로 3 가 역 계단에서 낙상하여 119 긴급출동으로 생명을 구한 아찔한 사고도 경험하셨다.

장oo 어르신의 경우 지남력장애(指南力障礙)가 있다. 지남력이란 의식, 사고력, 판단력, 기억력, 주의력 등 현재 자신에게 놓여 있는 상황들을 인식하는 능력을 말한다. 지남력장애가 오면 매일 보던 사람의 얼굴을 구분하지 못하거나, 현재 자신이 있는 곳이나 평소 다니던 길도 잘 찾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장애가 있으면 집에서 외출할 때는 정상이던 기능이 갑자기 지남력을 상실하게 되어 집을 못 찾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어르신은 외출하고 싶어 하시고, 가족들 입장에서는 만류해야 하니 난감해진다. 해결 방안으로 주 3회 주간보호를 이용 하시는데 주간보호에 오시지 않는 날은 어김없이 지팡이 하나 들고 전철을 타신다. 겉으로 봐선 정정하시지만 매번 만날 때마다 같은 것을 반복해서 물으신다. “저 분은 매일 오시나?”, “네 어르신”, 그러면 “허어어허...” 하고 웃으신다.

죽은 모세의 지팡이 보다 살아계신 어르신의 지팡이가 능력 있다. 하지만 어르신을 좀 더 편안하게 모시고 안전을 지켜드리는 것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이남주목사 [한마음주간보호, 한마음실버홈 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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