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요양칼럼>철각도 한 세기 가까이 사시면서
<실버요양칼럼>철각도 한 세기 가까이 사시면서
  • 이남주 국민기자
  • 승인 2014.07.07 2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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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으로 준 보폭의 나머지 반을 채워주는 것이 요양보호다
▲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한 달에 한 번 미용봉사 하시는 천사들

항상 긍정적인 사고로 즐겁게 사시는 장성호 (94세, 한마음 주간보호) 어르신의 보폭이 유난히 부자연스럽다. 아파트 앞에서 넘어져 무릎을 다치셨다고 한다.

한 시절 미 8군 사령부와 조선 호텔 등에서 조리사로 근무하셨고, 또 한 시절은 약제상을 하시며 자전거 투어를 하셨다. 그 때부터 타기 시작한 자전거를 얼마 전까지 타고 다니셨다고 하니 대단한 노익장(老益壯)이다.

그런 철각(鐵脚)도 한 세기 가까이 사시면서 피골상접(皮骨相接) 이시다. 마음은 여전히 청춘인데 몸이 말을 안 듣는다고 하신다.

80년대 중반 최혜영이 부른 '그것은 인생' 이라는 노래가 있다.

"아이 때는 젖 주면 좋아하고 아이 때는 노는 걸 좋아하고 저 가는 세월 속에 모두 변해 가는 것, 그것은 인생. 철이 들어 친구도 알게 되고 사랑하며 때로는 방황하며 저 가는 세월 속에 모두 변해 가는 것 그것은 인생.

시작도 알 수 없고 끝도 알 수 없네. 영원한 시간 속에 잠시 서 있을 뿐 우리가 얻은 것은 진정 무엇이고 우리가 잃은 것은 과연 무엇인가? 저 가는 세월 속에 모두 변해 가는 것, 그것은 인생"

가는 세월과 함께 모든 것이 변해가고 인생도 따라서 간다. 튼튼했던 다리는 돌부리가 없어도 흔들거리고 강인했던 팔은 늘어진 고무줄 같다.

영어, 일어, 한국어 3 개국 언어를 줄줄 하시는 어르신도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속담처럼 말씀이 버퍼링되신다.

지팡이를 짚으셨으나 줄어든 보폭에는 기운이 없으시다. 한 손을 잡아 드렸더니 사력을 다해 꽉 붙잡으시는데, 그 모습이 안쓰러워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요양서비스는 여기에서 시작된다. 반으로 준 보폭의 나머지 반을 채워주는 것이 요양보호다. 축 늘어진 고무줄 같은 팔을 붙잡아 드리는 것이 요양보호다.

그런데 그 보폭을 채워주고 탄력을 제공해줄 수 있는 요양보호사의 처우는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국가고시를 통해 자격증을 취득해도 막상 현장에 뛰어들고 보면 견디기 힘들어 한다.

어르신들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드려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그러기 위해서는 요양보호사들의 열악한 처우부터 시급히 개선 되어야한다.

이남주 목사 (한마음 주간보호, 한마음 실버홈 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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