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남성은 혼인빙자간음죄가 대상이 될 수 없는가 ?
[칼럼]남성은 혼인빙자간음죄가 대상이 될 수 없는가 ?
  • 정준길 변호사
  • 승인 2013.10.07 18:4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준길 변호사

▲ 정준길 변호사(새누리당 광진을 당협위원장).
2009. 11. 26. 헌법재판소에서는 이전에 합헌으로 결정한 혼인빙자간음죄 처벌 규정에 대해 입장을 바꿔 위헌 결정을 하였습니다.

혼인빙자간음죄가 위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가장 큰 쟁점은 위력이나 폭력 등 해악적 방법으로 수반하지 않는다면 여성을 성관계의 상대방으로 선택할 권리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혼인빙자간음으로 고소하는 것이 여성 스스로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부인하는 행위인지 여부이며, 이와 같은 판단에는 결혼과 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가치 변화를 헌법재판소가 당연히 반영되게 됩니다.

결혼과 성에 관한 국민의 의식에 많은 변화가 있어 여성 뿐 아니라 남성들도 혼전 순결을 지킨 여성과 결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많이 줄었고, 자기판단력을 갖춘 성인이 누구와 어떤 사랑과 성관계를 맺는 것은 개인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는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들이 점차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선진국에는 혼인빙자간음죄 처벌규정이 없고, 일부 처벌규정이 존재하는 나라에서도 폐지해가고 있으며, 사생활에 대해서는 국가공권력이 개입하는 것을 자제하는 경향이 현대 형법의 추세이기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남성이 위력이나 폭력 등 해악적 방법을 수반하지 않고서 여성을 성행위의 상대방으로 선택하는 문제는 국가의 개입이 가급적 자제되어야 할 사적인 영역이고, 남녀관계의 속성상 과장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으며, 형법에서 혼전 성관계를 처벌대상으로 하지 않고 있으므로 혼전 성관계의 과정에서 결혼을 하자는 남성의 말을 형벌로 처벌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지적도 일리가 있습니다.

또한, 여성이 혼전 성관계를 원하는 상대방 남자와 성관계를 가질 것인가의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남자가 결혼을 하자는 이야기에 대해 이를 신뢰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단순하게 결혼하자고 했기 때문이 아니라 여러 가지 사정들을 나름 고려하여 결정한 것인데, 이후 관계가 나빠졌다고 해서 자신의 결정이 결혼하자는 말에 속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상대방 남성을 고소하면서 처벌을 요구하는 것은 여성 스스로가 자신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부인하는 행위가 된다는 설명도 논리적입니다.

그리고, 본질적으로 혼인빙자간음죄가 다수의 남성과 성관계를 맺는 여성은 보호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오로지 ‘음행의 상습이 없는 부녀’로 한정하고 있는데, 이는 전통 사회에서 존재해 온 남성우월적인 여성 정조관념에 근거한 것으로 가부장적이고 남성중심적인 가치를 반영하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처벌규정이라고 볼 여지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대한민국 남성들 중 여성과 사귀고 친밀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성관계를 갖는 과정에서 성관계를 가지기위해 결혼하자고 꼬드기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요 ?

결혼과 성에 관한 가치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남녀의 신체구조가 다르고 성관계에 대한 태도에도 여전히 차이가 있고, 혼인빙자의 상대를 음행의 상습없는 부녀에 한정하고 있으며, 더군다나 혼인을 빙자하여 부녀를 간음하는 행위는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의 영역을 벗어나 다른 인격체를 속여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입니다. 더군다나 폭행 또는 강요에 의한 성관계가 아니면 상대방을 속이는 것이 허용(?)된다는 것은 피해자인 여성을 또 한 번 울리는 논리폭력이라 할 것이며, 사기를 당한 사람에게 네가 못나서 속은 것이라고 책임을 전가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더군다나 피해 여성이 고소하는 행동에까지 나서는 상황이 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여성이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는 것을 감내하는 경우이므로, 이는 사생활의 영역을 벗어나 사회질서 침해의 문제화 된 것이므로 이 경우에 국가가 나서 형사처벌하는 것이 위헌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오히려 남성이나 여성이 이성을 쾌락의 대상으로 여겨 혼인의사도 없이 혼인을 빙자하여 상대방을 속여 성관계를 편취하는 반사회적인 행위에 대해 그 보호대상을 음행의 상습이 없는 부녀로 제한하거나 혹은 부녀에 한할 것이 아니라 남성까지도 포함하는 것이 헌법의 정신에 오히려 더 부합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혼인방자간음죄 처벌규정이 개인의 내밀한 성생활의 영역을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은 것이 남성의 성적자기결정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고, 이로 인하여 보호되는 법익이 침해되는 남성의 기본권보다 중대하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견해에 선뜻 동의할 수 없고, 여자가 남자에 대하여 혼인을 빙자하는 경우에는 남자의 성적자기결정권이 침해될 가능성이 적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고개가 끄덕여지지 않습니다.

“첫사랑은 이루어지기 어렵고, 남자는 평생 첫사랑을 기억하지만 여성은 지금의 사랑만을 기억한다.”는 세간에 떠도는 이야기에 많은 남자들이 공감한다는 사실을 잘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이글은 출판 예정인 글로써, 본인의 허락을 받아 게재하는 것이므로, 본인 동의없이 무단배포하거나 다른 용도로 글을 게재할수 없음을 알려드립니다.

업코리아, UPKOREA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