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의 20대 보수와 50대 진보에게
조국의 20대 보수와 50대 진보에게
  • 관리자
  • 승인 2003.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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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남 해외통신원]
글을 쓰기가 무척 힘들다. 그것도 27년 전에 떠난 조국의 독자들을 위한 인터넷신문에 올릴만한 글을 쓴다는 것이 내게는 엄청난 pressure를 준다. 발의인 들의 대단한 경력과 그들이 알고 있는 한국의 실정, 그들이 피력할 소견들을 생각하니 더욱 자신감이 없다. 나의 한국어 실력이 수준미달이 되어 계속 마감을 연기해달라고 부탁만 했다. 이곳 생활에 열심이자면, 미국내 시사에 밝아서 적어도 직장동료들과 대화를 나눌 정도가 되어야한다. 그러다보니, 이곳의 뉴스에만 열중하여 한국어로 된 인쇄물은 일간지 외에는 접할 시간이 없다.

한국의 20대 보수와 50대 진보가 만드는 인터넷 신문이라고 했다. 진보라 함이 사고와 행동이 남보다 앞섬을 일컫는 걸까? 고루한 생각에서 변화를 거부하면 보수로 단정을 하는 걸까? 미국에서의 보수들과 한국의 보수들은 같은 부류일까? 과연 내가 50대 진보로 구분되는 게 타당한 걸까? 내가 50대 진보라면 어떤 글을 써야하는 걸까? 생각과 의문이 많아서 더욱 글을 쓰기가 힘들어진다.

나는, 2년 전에 근무처를 예산국에서 공보실 홍보관으로 자리를 옮긴 후, 미국내의 아시안 태평양계 단체들을 맡으면서 한국 신문을 구독하게 되었다. 예전과는 달리 증보된 무려 60페이지가 넘는 두 유력일간지를 다 읽자면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데, 보통 5분 내지 10분정도로 제목만 훑어본다.

우선, 이곳의 소식을 접할 수 있는 A면은 3-4 페이지 정도로 미국 내 유력일간지의 기사가 번역되어 실리기도 하고, 교포사회의 여러 가지 행사관련 기사들이 지면을 메꾸게 된다. 나머지는 한국의 정치, 사회 그리고 문화면으로 미국 내의 짤막한 소식들이 포함되어 기사화되는데, 미국에 뿌리내려 살고 있는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기사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한국의 대중문화기사는 예술이라는 핑계 하에 관심사위주로 센세이션만을 내 세우고 있다. 한국계 여성이 플레이 보이잡지의 모델이 되었다고 해서 국위선양을 한 것 마냥 떠들어 댔고, 성전환 수술을 한 자가 연예인이 되면서 그와 연관된 기사가 가득하고, 폭력이 주제가 되는 영화나 드라마들이 초점인 기사가 넘치고, 이제는 누드집을 내는 연예인들의 기사로 연일 페이지를 메꾼다. 이 모두가 ‘so what?’ 일 뿐인데 말이다.

어쩌다 정치면을 읽다보면 비리에 관련된 정치인들의 기사들로, 미화원이 청소부를 지칭하는 지도 몰랐던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단어들이 가득하다. 과격한 노조시위라든지 시민단체운동의 기사들에 이어 가끔씩, 미국에 잠시 머물고 간 사람들의 생활경험담들이 ‘이것이 미국이다’식으로 연재되어 날 놀라게 한다.

어려운 문자나 수식어는 모자라겠지만, 미국에서는 보수임을 자처하는 나의 일상생활의 이야기들이 조국의 20대 보수와 50대 진보 모두에게 공감이 갈 수 있는 글이 되도록 열심히 써볼까 한다.

By Marianne Hyang Nam Brackney / 현 미연방사회보장국 공보실 홍보관, 미 메릴랜드주 한인회 정무위원장 겸 홍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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