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사 선생님이 저를 살렸어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강석종씨 외침!
“상담사 선생님이 저를 살렸어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강석종씨 외침!
  • 문영신 객원기자
  • 승인 2018.01.13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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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심리상담 대상자 강석종씨 인터뷰.

지난 2017년 3월부터 9월까지 한국환경산업기술원(환경부 산하)이 발주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심리상담’ 사업이 (사)한국상담진흥협회(이후, 진흥협회)를 통해 실시되었다. 이번 사업은 전국에 거주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를 비롯하여 판정을 기다리던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사업의 연구책임자였던 진흥협회장 권수영 교수(연세대)는 정부가 실시한 사회적 재난관련 사업 가운데 이례적으로 심리상담 전문인력들이 주관하여 서비스를 제공했던 사업이었다고 사업의 의의를 강조했다.

권 교수는 이러한 의미에 부합하고자 참여한 전국의 상담인력들도 최선을 다해 임했고, 현재 2월까지 2차 사업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을 통해 상담서비스를 제공받은 대상자들과 심리상담을 제공받은 전후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번 인터뷰에 응한 대상자는 50대 남성 ‘강석종’씨이다. 그는 시각장애와 청각장애, 정신지체장애까지 세 종류의 신체적 장애를 이미 가지고 있는 대상자이며, 가습기살균제로 아내를 잃은 상실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대상자였다.

▲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강석종씨의 모습(강씨는 시각장애, 청각장애, 정신지체장애자이면서 이번 가습기살균제로 아내를 잃었다).

인터뷰는 강석종씨의 원할한 답변진행을 위해 강석종씨를 상담한 박해숙 상담사(연세상담코칭지원센타)와 동석하여 진행되었다.

Q: 이번 심리상담을 받게 된 동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강씨: “한국환경사업기술원에서 갑자기 전화를 받았어요. ‘상담’을 해드리려고 하는데 받아보겠느냐고요. 심리상담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몰랐지만 가습기살균제 피해로 집사람을 잃고 난 후 속에서 응어리 진 것들 때문에 혼자 많이 끙끙 앓고 있었어요. 답답하고 억울한 것들도 있고 누구한테라도 하소연을 하면 좀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루 종일 집사람 생각을 하다보면 제가 미쳐가고 있는게 아닌지, 우울증에 걸린 건 아닌지 그래서 상담을 받겠다고 했어요.”

Q: 상담을 받으시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어떤 부분이셨나요?

강씨: “사실 저는 이미 장애가 있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국가로부터 이런저런 지원은 다 받아봤죠. 하지만 뭔가 늘 부족한 느낌이었는데, 저 같은 사람은 사실 이런 상담이 정말 필요했어요. 아무도 내 이야기를 끈기 있게 들어주지 않으니까요. 상담을 받으면서 좋았던 것은 속에 있는 답답한 것들을 있는 그대로 다 표현할 수 있다는 것과, 내 속을 누군가 알아준다는 것이에요. 억울한 마음에 기술원에 쫒아가서 화도 내보고, 교회에 가서 사람들에게 하소연도 해보았지만 그때는 뭔가 내 말이 공허한 메아리처럼 허공에 머물다 사라지는 것 같아서 더 허전하고 외면당하는 느낌이 들었었는데, 전문가 상담사 선생님이라 그런지 제 속을 알아주신다는 느낌이 들면서 속이 풀어져서 좋았어요. 속이 풀어진다는 것이 좋았어요.(반복하여 강조)"

"여러 가지로 국가가 지원해 주는 것들을 경험해봤지만, 이렇게 상담을 해주는 건 처음이었거든요. 처음에 했던 기대보다는 훨씬 더 많이 좋았던 것 같아요.”

Q: 가습기살균제로 배우자가 돌아가셨다고 하셨는데요, 생각이 많이 나시죠?

강씨: “많이 생각나는 정도가 아니에요. 집사람 생각이 나서 미칠 것 같아요. 1월 18일이면 집사람이 돌아간 지 2년이 되는데... 죽었다는 것이 안 믿겨져요. 집사람이 생각나서 집에 있질 못하고 밖으로 나와 돌아다녀요. 집사람이 쓰던 물건이며 옷을 다 치웠다고 치웠는데도... 지난 번에는 덧신이 나오더라구요... 집사람 생각이 나서 매일 아침 집사람 장례 치렀던 장례식장 앞에 가서 한참을 우두커니 있다가 둘이 산책하던 길을 따라 집으로 돌아와요. 그렇게 하면 한 두 시간정도 걸리는데 겨울에 아무리 추워도, 여름에 아무리 덥고 비가 내려도 일과처럼 하고 있어요. 몸도 성치 않은데 추운 날 돌아다니니까 근육통으로 여기 저기 다 아프지만, 그래도 그렇게 해야 보고 싶은 마음을 달랠 수 있어요. 아마 상담사 선생님이 안계셨다면, 저도 아마 살기 어려웠을 거에요.”

Q: 이번 상담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어떤 부분이셨나요?

강씨: 저한테 관심을 가져 주신 것... 연세대학교 같이 유명하고 큰 학교에 계시는 교수님과 박사님이 저한테 관심을 가져주시고 상담을 해주신 것이 인상 깊게 생각되요. 특히 제가 몸이 불편해서 상담 받으러 가기 어려우니까 상담사 선생님께서 고맙게도 제가 사는 지역까지 직접 찾아와주셔서 상담해주시는 그런 부분들... 바쁘실텐데도 매주 오셔서 제가 사는 지역까지 직접 찾아와주셔서 상담해주시는 그런 부분들... 세상이 각박해서 우리 같은 사람들은 기댈 데가 없고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관심 갖고 애써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아직은 희망이 있는 것 같아요. 후속사업도 정해진 회기가 다 끝났지만, 현재 연세대학교 상담코칭지원센터 권수영 교수님의 배려로 계속해서 박해숙 상담사 선생님께 상담을 받고 싶어요.”

Q: 이번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심리상담을 받으시면서 더 바라시는 부분은?

강씨: “가습기살균제 피해인정 신청자가 대단히 많기 때문에 정부나 관련 기관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낸 자료를 확인하고 피해 판정을 내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판정결과가 나오기만을 무작정 기다리면서 1년, 2년을 보내고 있는 피해인정 신청자들의 입장에서는 그 기다림 속에서 답답한 마음이 더욱 깊어지고 정부가 가습기살균제의 피해와 아픔을 크게 생각하지 않는 것처럼 생각되기도 해요. 판정결과를 기다리는 중에 이러한 심리상담을 받을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는데, 상담을 받을 수 있는 횟수가 정해져 있어서 상담이 끝나면 또 어떻게 하나하는 불안한 마음이 있어요. 필요하다면 이런 심리상담을 더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런 부분들을 조금 고려해주셔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 왼쪽부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강석종씨와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강석종씨를 상담한 상담사 박해숙씨(연세대학교상담코칭지원센타).

이 번 인터뷰를 통해 생각되어지는 것은 ‘특정 사회적사건의 피해자’들을 포함해서 동시에 사회적 약자(Least of Least)에 대한 서비스가 외적지원 뿐 아니라 심리적·내적 지원서비스도 절실히 필요하다고 본다. 직간접피해로 심리적 위기에 처한 사람들은 죽음을 생각하기 쉽다. 자신의 심리적 지지체계가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실제 2015년 OECD Health Data에 따르면 회원국 중 한국 자살률은 2003년 이래 계속 1위를 고수하고 있다(OECD Health Statistics 2015). 한국사회에는 사회적재난을 당한 국민들에게 심리적 지지체계를 위한 ‘전문상담’ 돌봄서비스가 사회적 안전망으로서 시급히 요청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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