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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윤 컬럼] 그대 있어서 따뜻한 세상- 2018년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듭시다-

 연말연시에 차가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차갑고 춥다는 느낌이 드는 것은 날씨 때문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목사인 나는 날씨보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추위를 느낄 때가 더 많은 편이다. 가까운 사람에게서 느껴지는 차가움은 날씨와 관계없이 사람을 웅크리게 한다. 

 수년을 함께 했던 성도가 어느 날 갑자기 등을 돌리고 떠날 때 목사인 나는 계절과 관계없이 밀려오는 추위에 몸을 웅크린다. 가깝게 지내던 지인이 말없이 사라지고 연락조차 되지 않을 때 가슴 한 구석 빈 공간에 찬바람이 부는 것을 느낀다. 

▲ 서로 정을 주고 받는 관계라면 동물이라도 온정을 주고 받을 수 있다.


  그러나 다행스러운 것은 그가 있으면 따뜻함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반가운 소식을 전해 주며 따뜻함을 나눈다. 내일 밥을 같이 먹읍시다. 당신 덕분에 힘이 납니다. 당신이 있어서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전화로 문자로 SNS로 진심이 담긴 그들의 글들은 식어진 마음을 덥히는 장작이 된다. 그 분들이 있어서 온기를 느끼고 그 분들로 인해 마음이 훈훈해 지곤 한다. 

  세상이 차갑지만은 않네요. 이곳저곳에 그래도 저 같은 사람을 생각해 주는 분들이 계셔서 그래도 세상이 참 따뜻하게 느껴지네요. 연말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인 한 분이 숨을 들이키며 한 말이다.

  역에서 손님을 맞이하고 있는데 A원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픽업한 손님을 모시고 근처에 와서 함께 식사를 하자는 것이다. 혹시 늦으면 마치는 대로 갈 테니 지정해 준 식당에서 먼저 식사를 하고 있으라 한다. 

  그런데 식사를 마칠 때까지 A원장이 오지 않아서 식사비를 지불하고 길을 건너고 있는데 길 건너편에 그 분이 뛰어서 오고 있는 것이 보인다. 손을 흔들어 거기 계시라 신호를 보내도 정신없이 뛰어 오느라 우리를 보지 못한다. 

  거리가 가까워져 소리쳐 불러 그를 멈추게 하고 아니 왜 그리 뛰어 오시느냐 물었다. 그랬더니 밥값을 내려고 뛰어온다 말씀하신다. ‘아니 제게도 그 정도 밥값은 있어요’ 라고 말을 하는데 마음 한 곁에 울컥 무엇인가가 밀려온다. 

  밥값을 대신 내겠다고 나이 육십 된 신사가 체면도 차리지 않고 도로를 정신없이 뛰어온다. 빨리 걸어만 왔더라도 웃고 말 일이었는데 뛰어 오는 그를 보고 순간적으로 한 방울 눈물이 눈가에 맺힌다. 조금의 비용도 내게 부담시키지 않으려는 그의 배려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몸에 온기가 도는 것 같았다. 그분 덕분에 세상이 훨씬 따뜻하게 느껴지고 차가운 바람이 춥지 않게 느껴졌다. 갑자기 슬그머니 그의 손을 붙잡고 걷고 싶어진다. 그와 거리를 함께 걸으며 마음속으로 그에게 말을 건네 본다. 밥 한 그릇 사 주려고 밥 값 대신 내려고 체면도 차리지 않고 뛰어 오는 당신, 당신이 있어서 참 따뜻합니다. 당신과 함께 하는 내 삶이 참 좋습니다. 

  그가 듣지 못하고 그가 대답하지 않아도 나는 그의 대답을 알고 있다. 별 말씀을 다하십니다. 저도 목사님 덕분에 행복합니다. 그 분은 그렇게 무언으로 내게 말한다. 

  그가 있어서 따뜻한 세상. 그리 가난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따뜻함이 너무도 감사하다. 2018년 새해가 밝았다. 또다시 밝아 온 한 해를 어떻게 살아야 하나? 그대 있어서 따뜻한 세상. 내가 있어서 더 따뜻한 세상. 우리로 인해 언 마음을 녹이고 살아갈 힘을 얻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것만으로 우리 인생은 충분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사회적 냉기. 곳곳에 그 냉기를 덥히는 따뜻한 사람들이 있다.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따뜻한 목소리로 따뜻한 손을 내어 민다. 작년 한 해 동안 그 분들로 인하여 마음이 얼지 않고 온기를 유지할 수 있었다. 

  2018년 새해에 그 분들을 생각한다. 그 분들과 함께 아직은 살만한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보리라. 그대 있어서 따뜻한 세상, 아직은 살 만한 이 세상이다. 우리 대한민국이다.

이우윤 국민기자  wyrhe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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