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교사에게 고합니다'
[칼럼] '교사에게 고합니다'
  • 이승욱 기자
  • 승인 2012.05.10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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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인(達人)이란 학문이나 기예에 통달하여 남달리 뛰어난 역량을 가진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교사는 달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럴 수 없다. 왜냐하면 교사는 기예나 기능에 능통하기만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교사에게 가르침만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교사는 지식의 가르침뿐만 아니라 삶의 지혜도 함께 알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상담실에 근무할 때, 담임교사 한분이 상담실을 방문하셨다. 선생님은 어떻게 하면 학생들과 잘 사귈 수 있는가에 대해 물어보셨다. 선생님에게 학생의 성적만 빼고 학생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서 대화를 시도해 보라고 권해드렸다.

교사는 가르치는 일 뿐만 아니라 학생과 교제해야 한다. 학업에 대한 관심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자체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학생의 고민이 무엇인지, 학생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학생이 지금 어떠한 상태인지 유심히 살펴보아야 한다.

매주 끊이지 않고 나오는 청소년의 자살소식에 안타까운 공통점이 있다. 담임교사는 자살한 학생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점이다. 자살의 이유와 원인을 왜 모르고 있었냐고 묻는 것이 아니라 평상시 학생에 대해 무관심해 보일정도로 교사들의 관심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가르칠 ‘교’(敎)는 효(爻)+자(子)+복(攵)으로 구성되어 있다. 효(爻)는 ‘사귀다’, ‘얽힘’, ‘섞임’, ‘관계하다’ 등을 뜻하고 자(子)는 ‘어린이’ 혹은 ‘아이’로 아직 배움이 필요한 학생을 의미하고 복(攵)은 손에 회초리를 잡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 즉, 敎(교)는 ‘(스승)어른은 사귀거나 교제하고 있는 관계가 되어 있을 때 가르침이 필요한 어린이(학생)을 회초리로 가르칠 수 있다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글자는 ‘사귀다’, ‘관계하다’란 의미를 가지고 있는 효(爻)이다. 이 말을 좀 더 쉬운 말로 바꿔보면 ‘교제하다’란 뜻이다. 연애경험을 떠올려 보면 교제란 단어를 쉽게 연상할 수 있다. 연애는 상대방의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하루 종일 교제하는 상대방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 연애이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지금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지금 어떤 고민을 하고 있는지? 등등 상대방에 대해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의미하듯이 교사도 학생의 학습뿐만 아니라 학생에 대한 모든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교제 즉 학생과의 관계가 맺어지는 것이다.

‘육’(育)은 ‘기르다’라는 뜻으로 맨 위의 한자는 아들 ‘자’(子)를 거꾸로 놓은 글자와 살찌울 ‘육’(肉)가 합쳐진 글자이다. 子는 어머니의 뱃속에서 거꾸로 있는 태아의 모습을 상징한다. 즉, 어머니가 태중의 아기를 살찌우는 마음이란 뜻으로 교사는 마치 태중의 아기를 기르는 어머니의 사랑스런 마음처럼 학생을 대해야 함을 의미한다. 교사는 자식과 같은 마음으로 학생을 대하고 있는가? 자녀를 사랑하듯이 학생들을 사랑하고 있는가? 10개월간 태중의 아이를 대하듯이 두 팔로 학생들을 끌어안고 있는가? 등등을 스스로에게 반문해야 할 것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보수적인 사립학교에 조금 색다른 영어 선생님 존 키팅(John Keating)이 부임해 학생들에게 자신의 삶을 위한 진정한 의미와 지혜를 찾게 해주는 줄거리이다. 학생들은 키팅 선생님의 독특한 수업방식을 통해 자신들의 행복한 삶과 선택해야 할 미래가 진정으로 무엇인가를 깨닫게 해준 선생님을 진심으로 존경하게 된다. 그러나 부모들과 학교의 반대로 학생들의 모든 행위는 멈추게 되고 이 모든 일을 키팅 선생님이 책임을 지고 학교를 떠나게 된다. 학생들은 진심으로 존경하는 선생님의 마지막 모습을 보며 책상위로 올라가 ‘오! 캡틴! 나의 캡틴!’을 외치는 장면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다.

청소년의 자살소식으로 우울한 5월 가정의 달이다. 그리고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달인(達人)입니까? 캡틴(captain)입니까?

 

정재민 교육학 박사

전) 극동대학교 청소년학과 겸임교수

현)명지대학교 청소년연구센터 전임연구원

현)사단법인 한국청소년지도학회 이사

업코리아, UP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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