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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힘 사용설명서’의 저자 브리스가, 기도를 말하다 ⑥‘THE POWER’ - 교회까지 못 갈 바엔 차라리 죽게 해 주세요
▲ '그 힘 사용설명서'의 저자 브리스가

제대하고 처음 일하려 선택한 직업은 조리사였다. 취사병이었던 내게는 가장 적합한 일자리였지만 주방일은 수요, 금요예배는 물론 주일예배도 참석할 수가 없었다. 그런 식당이 존재할 리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수요, 금요, 주일성수하는 곳에서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다.

기도는 빠르게 응답 되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하나님은 무턱대고 큰 돈 달라는 것 말고는 참 잘 들어주신다. 당시 아버지는 친척분의 도움으로 주말 농장을 운영 했는데, 손님으로 온 분이 분식 프랜차이즈 가맹점 사장님이었다. 나를 너무나 마음에 들어 하시며 대표님께 잘 얘기해 보겠다고 했다.

감사하게도 대표님은 신앙심 깊은 크리스찬이었다. 그는 부평에서 운영하던 1호점의 성공을 롤 모델로 프랜차이즈를 시작 했는데 한참 기도와 응답의 선순환을 경험하며 승승장구하던 중이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분식 브랜드들을 당시의 ‘그린필드’가 앞질렀던 것으로 기억한다.

주님의 각별한 배려로 나는 주일 성수를 하며 일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늦게 끝나는 업무의 특성 때문에 수요, 금요 예배는 드릴 수 없었다. 그래도 감사했다. 사실 식당일을 하면서 그것까지 바라면 욕심이다 싶었다. 하루 12시간, 대부분 서서 일해야 하는 업무여서 다리가 많이 아팠지만 그래도 새벽 기도는 하루도 빠지지 않았다.

‘아, 이렇게 벌어서 언제 돈 모으지?’

착잡해질 때면 설교 말씀 들은 대로 감사를 실천했다. 억지로라도 감사를 실천하면 어째서인지 다시 기분이 좋아지고 힘도 났다. 군대에서 매끼 300인분의 식사를 준비하던 나에게 식당 주방 일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양배추 한 통을 5분 안에 조지는 애’

직원들 사이에서 나는 그렇게 소문이 나 있었다. 그리고 본인들끼리 초시계로 시간을 재며 5분 안에 양배추 슬라이스를 시도하다 실패했다는 후문도 들었다. 일 잘한다고 승진도 빨리 시켜 주셔서 가장 큰 지점을 맡아 관리하게 되었다. 듣기로는 최 단기간 주방장이 된 케이스라고 했다.

근심 걱정 없던 어느 날, 위기가 찾아 왔다. 대표님과 오랜 친분이 있는 사람이 회사의 임원으로 입사하게 되었는데 나만 교회에 가는 것은 불공평하고 업무에도 지장이 있으니 주일날도 나오라는 것이었다.

“저는 그런 조건으로 여기서 일하기로 한 건데요.”

“됐고, 나오던지 그만 두던지 알아서해.”

집으로 돌아오던 길, 하루 종일 교회에 있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기뻐 들뜨던 토요일이었는데...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당연히 나는 교회를 택했다. 주일 예배를 다 드리고 마지막까지 남아서 기도를 드렸다. 아니, 기도라기보다는 하소연이었다.

“하나님, 저는 친구들도 못 만나고, 영화도 안 보고, 텔레비전도 안 보고 여자 친구도 없고 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이제는 교회도 못 가나요? 이럴 바엔 저를 데려가 주세요. 이곳에서 단 하루도 더 있고 싶지 않아요. 그냥 저를 데려가주세요.”

죽음의 그림자를 느낄 만큼 아버지가 아프실 때도 울지 않았다. 어머니가 들통에 수제비를 담아서 시장 상인들에게 팔러 다니셨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도 울지 않았고, 누나가 사촌 누나에게 “우리 엄마 돈 갚으라고” 안경이 휘어지도록 맞고 왔을 때도 울지 않았었는데... 계속 눈물이 났다.

대표님이 나를 찾는 다는 전화가 교회로 걸려왔다.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대표님께 내가 처한 상황을 전달해 주었던 것이다. 밤 12시가 다 되어 만난 대표님은 나에게 큰 시련을 선사한 그 임원과 함께였다.

“야, 가서 커피 좀 뽑아와!”

“지금 이 시간에 어디서 커피를 뽑...”

“알아서 뽑아와!”

임원은 기어이 그 추운 겨울날, 커피 심부름을 나갔다. 쌀쌀맞다 못해 위협적으로 임원을 대하던 대표님은 내게는 그 큰 체구로 부담스러울 만큼의 자상함을 보이셨다.

“아유아유, 우리 김실장 고생 많았지. 앉어 앉어.”

커피심부름을 시키려고 임원을 데리고 오진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당신께서 나를 생각하는 마음을 그에게 직접 보여 주시려 했던 것 같다. 무엇이 오랜 세월을 함께한 인연보다 나를 더 배려하도록 만들었을까.

다 식은 커피를 들고 그가 도착하자, 대표님은 주일예배는 물론 수요예배도, 금요예배도 가라고 했다. 그 순간, 나는 귀가 먹먹해지면서 평온함이 온몸을 감싸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마치 하나님께서 내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네가 수요예배도, 금요예배도 가게 해달라고 했잖니.’

성남에서 감자탕 집을 크게 하신다는 소식을 끝으로 대표님과의 연락은 끊겼다. 살면서 한 번씩 대표님이 보고 싶다.​

“부평에서 그린필드 운영하셨던 대표님, 그 땐 제가 부끄러움을 많이 타서 제대로 된 인사조차 못했지만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따뜻한 배려, 평생 잊지 않겠습니다.” ​작가의 블로그 바로가기 http://blog.naver.com/priscalov/221108129227

브리스가  priscalov@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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