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정부는 귀를 열었고 국민은 입을 열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정부는 귀를 열었고 국민은 입을 열었다
  • 윤다운 청년인재기자
  • 승인 2017.11.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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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을 통한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 결정

[업코리아=윤다운 청년인재기자]  2011년 3월 11일 오후 2시 45분. 일본 도호쿠 지방의 앞바다에서 규모 9.0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대지진은 쓰나미를 낳았다. 쓰나미는 진앙으로부터 멀지 않은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를 집어삼켰다. 건물이 침수되면서 핵분열 연쇄 반응이 이루어지는 곳인 노심(爐心)에 냉각수 유입이 차단됐다. 이로 인해 핵연료가 용융되고 수소가 발생했다. 결과는 수소폭발로 이어졌다. 수소폭발은 원자로의 격벽을 무너뜨렸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최소 5조 5045억 엔에서 최대 48조엔 이라는 경제적 피해를 안겼다. 48조 엔은 일본 정부 1년 예산 절반에 육박한다. 이 사고로 세계 각국에서 원자력 발전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다. 독일 정부는 2020년 이전까지 자국 내의 원전 17기를 모두 폐기할 것을 선언하기도 했다.

2017년 5월 10일. 새로 출범한 대한민국 정부도 ‘탈원전’ 에너지 정책을 내세웠다. 새 정부는 ‘신규 원전 건설계획 백지화’와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공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국민의 입장은 첨예하게 달랐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탄생한 이유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시민참여단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강의 동영상을 통해 원자력 발전 중단의 찬성과 반대의 목소리를 들어보았다.

반대 측은 건설재개를 주장한다. 사업 진행에 이미 1조 6천억이 사용되었고 건설이 중단되면 계약해지 보상비용 1조와 건설 중단 소요비용 1000억, 부지복원 비용 700억가량이 추가로 발생하여 2조 8천억의 세금이 낭비된다는 것이 그 첫 번째 이유다. 2조 8천억은 우리나라 모든 가구로부터 14만원씩 걷어야 하는 돈이며 2017년 무상급식 예산 규모라고 설명한다.

또한, 원자력의 발전원가는 49.58원/kWh이다. (2015년 기준) 147.41/kWh인 LNG보다 훨씬 저렴하다. 60년 동안의 발전비용을 비교하면 LNG는 184조 원인 반면 원자력은 62조 원에 불과하다. 따라서 건설할 경우, 건설을 중지했을 때보다 큰 국가적 이익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탈원전을 선언한 독일은 14년간 전기요금이 3배나 올랐다. 값싼 원자력 발전이 뒷받침되어야 안정적인 신재생 에너지 비율 확대도 가능하다는 것이 두 번째 이유다. 영국도 원자력이 신재생 에너지 비율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당장 1만 2천여 명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2017년 6월 말 기준, 신고리 5·6호기 건설 참여 인원은 1만 2천 8백 명이다.

(※출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홈페이지–공론화 자료모음-시민참여단 대상 온라인 강의 동영상 4강/장현승 한수원 원전수출처 팀장)

찬성 측은 건설 중단을 주장한다. 현재 신고리 5·6호기의 공정률은 29.5%다. 들어간 비용은 1조 6천억. 하지만 앞으로 7조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이를 재생에너지 산업의 투자로 전환하자는 것이다. 또한, 원전을 줄이면 전기가 부족해서 정전이 발생한다는 것에 대해 반박한다. 현재 발전설비의 총량은 약 110기가와트다. 2015년, 2016년 전기수요의 최댓값은 약 85기가와트였다. 25기가와트의 여유는 대용량 원전 18기에 해당한다. 올해 가장 더웠던 7월 21일. 전력 예비율은 12.3%로 원전 10개 분량이 남았다. 전력 공급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원자력의 발전비용이 가장 싸다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한다. 증가하고 있는 안전설비 및 규제비용과 송전선로, 입지갈등, 원전 주변 암 환자 증가 등의 외부비용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반면 신재생 에너지인 태양광 발전의 발전단가는 급속하게 하락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 태양광 발전의 태양광 1kw(킬로와트) 생산비용은 1300원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100원이다. 2025년에는 재생에너지가 원자력보다 발전비용이 더 싸질 것으로 예측한다. 경제성뿐만 아니라 안전성까지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다.

(※출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홈페이지–공론화 자료모음-시민참여단 대상 온라인 강의 동영상 3강, 고려대 그린스쿨 대학원 권필석 연구교수 / 4강, 한병화 애널리스트·에너지(유진투자증권))

지난 20일, 최종보고서가 발표됐다. 공론화위원회는 최종조사결과를 토대로 정부에 신고리 5·6호기 건설 재개를 권고했다. 이는 471명의 시민참여단의 권고이지만 정부의 정책에 반하는 권고이기도 하다. 하지만 정부는 ‘그 결과에 따라 5·6호기 건설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공론화 과정은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성장을 보여주었다. 정부는 귀를 열었고 국민은 입을 열었다. 국민이 정부의 정책을 지지하는 모습은 ‘건설 중단’으로 볼 수 있고 반대하는 모습은 ‘건설 재개’로 볼 수 있다. 정부는 ‘입맛에 따라’ 둘 중 하나를 선택하지 않았다. 대신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라는 기구를 만들어 사회적 합의를 통한 조율을 도모했다. 공론화는 시민참여단의 충분한 숙의 과정과 2박 3일간의 종합토론, 그리고 총 4번에 걸친 설문조사를 통해 이루어졌다.

소통은 ‘쌍방향’일 때 비로소 의미가 있다. 공론화 과정은 정부와 국민 사이의 쌍방향 소통이 이루어졌다. 더욱이 국민과 국민 사이에서의 쌍방향 소통이 먼저였다. 신고리 5·6호기의 건설은 재개됐지만 두 입장 모두 원자력 발전을 축소하자는데에는 고개를 끄덕였다. 건설 재개를 주장했던 시민참여단도 원자력 발전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늘리기 위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재개와 중단, 경로는 달랐지만 결국 지향점은 같았다.

민주주의(民主主義). 국가의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국민을 위하여 정치를 행하는 제도다. 정부는 국민에게 질문할 수 있어야 하고 국민은 정부의 질문에 사고(思考)하고 생각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신고리 5·6호기 건설의 재개와 중단을 두고 펼친 공론화는 이 과정이 녹아있었다. 정부는 귀를 열어야 하고 국민은 입을 열어야 한다. 그 귀와 입은 듣기만 하는 귀와 열기만 하는 입을 의미하지 않는다. 깊이 생각하고 충분히 논의하는 과정이 빠져선 아니 된다. 앞으로도 숙의(熟議)를 거친 목소리와 생각의 교류는 원활히 이루어져야 한다. 물론 숙의 과정이 모두에게 100% 만족감의 문제해결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는 민주주의라는 뿌리에 물을 주는 것과도 다름없다. 그래서 느리더라도 분명히,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굳건히 유지될 수 있도록 굵은 뿌리를 내려줄 것이다.

윤다운 청년인재기자 ekdnsznz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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