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근로로 보면 안 되는 직업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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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모림 기자
  • 승인 2008.0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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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의 ‘소득’ 은 노동의 대가 아닌 ‘봉사 사례’

  종교인의 납세에 대한 찬반여론이 뜨겁다. 최근 몇 년간 종교인, 특히 개신교 목회자를 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이 논쟁이 본격적으로 정부 차원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문화방송 시사 프로그램 <뉴스 후>가 지난 두 주간 종교지도자들의 호화생활을 폭로하고 종교인 면세 문제를 제기하자 여론이 들끓고 있다.

<뉴스 후>는 “지구상에 성직자들이 세금을 안 내는 경우는 필리핀과 우리나라 두 곳뿐이다”라고 지적하며 “헌법 제38조는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납세의 의무를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왜 종교인들은 대한민국 국민이면서 납세의 의무를 지지 않고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이어 “소득세법의 비과세 항목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종교인들에 대한 언급 항목을 찾을 수 없다”라며 성직자들이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이 나가자 문화방송 <뉴스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시청자들이 댓글이 올라오면서 사이트가 한때 마비되기도 했다. 성직자들과 교회를 비난하는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이런 여론의 흐름 속에서 ‘기독교사회책임(사무총장 이규호 목사)’은 18일 10시 서울 장충동 기독교사회책임 세미나실에서 ‘종교인의 세금납부문제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종교인의 세금문제’에 관해 깊이 있게 토론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발제자로 나선 최성규 목사(순복음인천교회)는 먼저 문화방송 <뉴스 후>를 언급했다. 그는 “종교인도 예외 없이 소득세를 납부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나고 있다. 여론을 환기시키고 기독교 내에서 목회자의 소득세 납부에 관한 논의를 촉발한 것은 ‘뉴스 후’의 좋은 영향이다”고 말하고 “하지만 거기까지다. ‘뉴스 후’의 보도는 민망할 만큼 엉망이었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한 발짝 더 나아가 “‘뉴스 후’와 이후 방송된 ‘100분토론’에 이르기까지 MBC의 보도내용은 엉성하거나 악의적이거나 둘 중 하나다”고 말하고 “세금문제를 다룬다면서 특정 목회자의 사생활을 들추는 비논리적 보도를 서슴치 않았다”고 성토했다.

특히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와 관련된 부분에 대해서는 “점입가경이었다. ‘종교인의 세금 문제’를 다루는 시사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어린아이의 치기처럼 보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종교인의 세금 납부와 관련해서는 “교회는 비과세 대상이어야 함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교회는 공익을 위한 단체다. 공익을 위한 단체가 그에 부합하는 일을 도모하고 실행하는데 있어 과세를 한다는 것은 사회통념상으로도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최 목사는 계속해서 “종교인은 급여를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례에서 보듯이 종교인, 목회자의 소득을 근로소득으로 자리매김 하는 것에 대한 난처함은 비단 종교인들만의 것은 아니다”며 전국교직원노조가 태동되며 스승이 교원이 되고 노동자라고 선언 했을 때를 예로 들었다.

그리고 결론으로 “정부가 종교인의 납세방법과 절차를 교회와 사회가 모두 인정하고 환영할 만한 ‘종교인 소득세 규정’을 마련해 종교인이 소득세를 내도록 적극적으로 유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는 말로 마무리했다.

발제에 이어 열린 토론회에서는 최 목사와는 사뭇 다른 주장들이 제기됐다. 김정용 신부(광주가톨릴대학교 교수)는 “카톨릭의 경우 94년도 주교회의에서 소득세를 내는 것으로 결정해 현재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하고 “종교인에 대한 근로소득세 문제는 국가에서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폈다.

김덕무 교무(원불교교정원 문화사회부 차장)도 “이 시점에서 모든 종교인들이 처음 성직을 선택했을 때의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말과 함께 “성직자 개인의 신분으로서 돈을 받으면 세금을 내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드 사무처장(종교법인법재정추진시민연대)는 “일반 국민들을 상대로 한 여론 조사에서는 종교인들도 근로소득세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80%에 달한다”면서 “이 같은 국민의 여론은 종교인들이 모범을 보여야 된다는 바람이 담겨 있는 만큼 이 숫자의 의미에 대해 종교인들 스스로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정웅기 정책위원(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문제의 심각성은 고정적인 임금 외에 음성적인 소득이 더 많이 있다는 것을 국민들이 알고 있는 것”이라며 “소득세를 내는 문제는 당연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차제에 종교단체들이 경제활동의 범위를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는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독교사회책임’에서는 아프카니스탄 피랍사태 이후 확산되고 있는 반기독교적 정서에 대해 올바르게 대처하고 한국교회의 부정적 이미지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대형교회와 작은교회, 상생의 길은 없는갗 등의 주제로 앞으로 4회 더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모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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